현아, 이던(사진=연합뉴스)
[뷰어스=한수진 기자] 현아의 퇴출을 언급하자마자 큐브엔터테인먼트(이하 큐브)가 주가 하락 등의 곤란한 상황에 당면했다. 잔뼈 굵은 상장기획사에서 이 같은 상황을 자처한 이유가 무엇일까.
큐브는 지난 13일 현아와 이던의 퇴출을 언급했다가 네 차례나 번복했다. 결론은 퇴출 보류다. 퇴출 결정 과정에서 큐브 내 상당한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간판급 스타 퇴출이라는 리스크를 안고서라도 경영진이 현아를 퇴출시키려 했던 사정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현아와 이던은 회사와 의논 없이 열애 사실을 공개했다. 독단적 행동의 결과로 이던은 즉시 펜타곤 활동에서 제외됐고, 현아도 모든 스케줄이 취소됐다. 큐브는 회사 설립 이래 최초로 퇴출이라는 강도 높은 표현까지 사용했다. 그간 연예기획사들이 아티스트들을 귀책사유로 방출하더라도 계약해지 정도로만 발표한 것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또 다른 귀책사유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표면적으로 봤을 땐 큐브의 이번 행동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 여론이나 업계관계자들마저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한 연예관계자는 “현아는 큐브엔터테인먼트의 간판급 아티스트인데 그를 퇴출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두 사람의 독단적 행동에 신뢰에 무너졌더라도 과한 처사가 아닌가 싶다”며 “현아급 인지도면 나서서 데려가려는 회사가 많을 거다. 결국 주가 하락으로 현아가 큐브엔터테인먼트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 지 증명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 과연 큐브가 현아 퇴출 여파를 예측 못했을까?
이번 사안으로 주주와 경영진의 이견도 상당했다는 전언이다. 주주 측에선 지켜보자는 입장이고, 경영진 측은 퇴출을 단행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내주 중 긴급 이사회를 열고 해당 사안에 대해 전면 재검토에 나선다.
그도 그럴 것이 현아와 이던의 퇴출 소식이 전해짐과 동시에 큐브 주가가 전날보다 6.57%p 하락했다. 급락한 주가에 경영진들은 일단 주주들의 말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영진이 이러한 상황을 예견하지 못했을까. 신대남 대표를 필두로 큐브 내 이사진들은 굴지의 기획사들을 거치며 업계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다. 현아가 큐브 내 가장 효율성 높은 아티스트라는 건 누구보다 잘 알았을 거라는 이야기다. 큐브는 과거에도 비스트 다섯 멤버를 유실하면서 주가에 큰 타격을 입은 적 있다. 비스트 소속 전후로 수십억에 달하는 영업 손실을 입었다. 당시 큐브가 필사적으로 비스트를 놓지 않으려 ‘큐질큐질’ 소리까지 들어가며 붙잡았던 이유다. 현아로 인한 손실을 예측 못했을 리 없다.
더욱이 현아는 큐브 설립 당시부터 있던 원년멤버다. 회사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큐브 신인이 발굴될 때마다 지원사격도 마다하지 않았다. 기여도나 성과적 부분에서만 보더라도 그의 존재감은 사내에서 무시 못할 위치였을 터다.
여기서 의문은 짙어진다. 큐브 경영진은 ‘그럼에도’ 현아의 퇴출을 단행했다. 물론 주주들과 이견으로 보류됐지만 그들의 결론은 퇴출이었다. 열애 여부가 이번 결정의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다. 열애가 발단이었다면 당시 함께 불거진 큐브 사내 열애설 당사자들도 퇴출됐어야 맞다.
이 때문에 더 큰 귀책사유가 있을 거라는 추측이 나온다. 더욱이 이번 사태를 빚은 현아의 태도는 상장기획사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서도 프로답지 못했다. 어쨌든 소속사와 연예인의 관계는 비즈니스로 얽혀있다. 현아가 회사에서 대우 받는 만큼 현아도 그에 따른 책임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더욱이 그는 원더걸스를 탈퇴했던 당시의 6개월 신인이 아니라 데뷔 12년차의 베테랑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