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탑 인스타그램, Mnet 방송화면)   [뷰어스=나하나 기자] 탑부터 쿠시까지, 공황장애는 어쩌다 마약 범죄자들의 만병통치약이 되었을까. 4일 쿠시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 첫 공판 기일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쿠시는 변호인을 통해 "만성 공황장애를 앓던 중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런 가운데 쿠시의 자기 고백이 어쩐지 낯설지 않다. 2년여 전 인기 그룹 빅뱅의 탑이 대마를 흡입한 혐의로 법정에 섰을 때, 그의 변호인이 한 말과 닮았기 때문이다. 당시 탑의 변호인은 쿠시와 마찬가지로 의뢰인의 공황장애 사실을 대리 고백, 범행은 충동적인 행동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비단 쿠시와 탑뿐만이 아니다. 방송 출연으로 얼굴을 알린 요리사 이찬오도 대마를 국내로 들여와 흡엽하고 아울러 이를 수입했다는 정황이 포착돼 물의를 빚은 당시, '이전부터 앓았던 공황장애 증상이 심해져 치료 명목으로 문제의 약물을 들여왔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았던 바다. 이쯤되면 쿠시를 비롯한 마약사범들은 '공황장애'를 여러 가지 경우에 두루 효력을 나타내는 대책, 즉 만병통치약쯤으로 여기는 모양새다.  날이 갈수록 쿠시와 같이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을 앓는 이들의 숫자가 늘어나는 요즘이다. 실제로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공황장애 진료 인원이 해마다 약 18% 증가해왔다. 게다가 주위의 변화가 많고 생활이 안정치 못한 연예인의 경우 더욱 심하다. 쿠시도 마찬가지였을 터. 그러나 그들 모두가 공황장애를 이유로 마약 등 범죄를 행하지는 않는다. 스트레스 등으로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는 것과 범범 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뜻이다. 쿠시와 탑, 이찬오 등 마약 논란에 휩싸인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를 방패처럼 내세우는 데 대해 여론이 부정적인 까닭이다. 그렇다면 법원에서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쿠시에 앞서 탑의 경우를 다시 보자. 사건이 알려진 당시 의경 신분이었던 탑은 불구속 기소돼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의경 신분을 박탈당하고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찬오의 사건을 담당했던 재판부는 "마약류 범죄는 다른 범죄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어 심각하다"면서도 "이찬오가 수입한 대마의 양이 많지 않고 공황장애 등 정신장애로 치료를 받아왔는데 이를 완화하기 위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청소년 마약사범은 2013년 75명에서 2017년 113명으로 늘었다. 마약 청정국으로 통하던 과거가 무색하게 한국의 마약사범은 2015년부터 연간 1만 명을 넘고 있다. 마약으로 인한 사건사고가 유독 끊이지 않는 연예계가 사회 문제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이에 쿠시에 대한 법원의 판결 역시, 관심을 기울이고 지켜볼 일이다.

탑부터 쿠시까지, '공황장애'는 어쩌다 마약사범의 '만병통치약'이 되었나

나하나 기자 승인 2019.03.04 15:52 | 최종 수정 2138.05.05 00:00 의견 0
(사진=탑 인스타그램, Mnet 방송화면)
(사진=탑 인스타그램, Mnet 방송화면)

 

[뷰어스=나하나 기자] 탑부터 쿠시까지, 공황장애는 어쩌다 마약 범죄자들의 만병통치약이 되었을까.

4일 쿠시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 첫 공판 기일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쿠시는 변호인을 통해 "만성 공황장애를 앓던 중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런 가운데 쿠시의 자기 고백이 어쩐지 낯설지 않다. 2년여 전 인기 그룹 빅뱅의 탑이 대마를 흡입한 혐의로 법정에 섰을 때, 그의 변호인이 한 말과 닮았기 때문이다. 당시 탑의 변호인은 쿠시와 마찬가지로 의뢰인의 공황장애 사실을 대리 고백, 범행은 충동적인 행동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비단 쿠시와 탑뿐만이 아니다. 방송 출연으로 얼굴을 알린 요리사 이찬오도 대마를 국내로 들여와 흡엽하고 아울러 이를 수입했다는 정황이 포착돼 물의를 빚은 당시, '이전부터 앓았던 공황장애 증상이 심해져 치료 명목으로 문제의 약물을 들여왔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았던 바다. 이쯤되면 쿠시를 비롯한 마약사범들은 '공황장애'를 여러 가지 경우에 두루 효력을 나타내는 대책, 즉 만병통치약쯤으로 여기는 모양새다. 

날이 갈수록 쿠시와 같이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을 앓는 이들의 숫자가 늘어나는 요즘이다. 실제로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공황장애 진료 인원이 해마다 약 18% 증가해왔다. 게다가 주위의 변화가 많고 생활이 안정치 못한 연예인의 경우 더욱 심하다. 쿠시도 마찬가지였을 터. 그러나 그들 모두가 공황장애를 이유로 마약 등 범죄를 행하지는 않는다. 스트레스 등으로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는 것과 범범 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뜻이다. 쿠시와 탑, 이찬오 등 마약 논란에 휩싸인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를 방패처럼 내세우는 데 대해 여론이 부정적인 까닭이다.

그렇다면 법원에서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쿠시에 앞서 탑의 경우를 다시 보자. 사건이 알려진 당시 의경 신분이었던 탑은 불구속 기소돼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의경 신분을 박탈당하고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찬오의 사건을 담당했던 재판부는 "마약류 범죄는 다른 범죄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어 심각하다"면서도 "이찬오가 수입한 대마의 양이 많지 않고 공황장애 등 정신장애로 치료를 받아왔는데 이를 완화하기 위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청소년 마약사범은 2013년 75명에서 2017년 113명으로 늘었다. 마약 청정국으로 통하던 과거가 무색하게 한국의 마약사범은 2015년부터 연간 1만 명을 넘고 있다. 마약으로 인한 사건사고가 유독 끊이지 않는 연예계가 사회 문제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이에 쿠시에 대한 법원의 판결 역시, 관심을 기울이고 지켜볼 일이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