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처음 그네라는 걸 타봤습니다”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추련) 대표가 장애로 차별받지 않는 놀이터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30일 오후 1시 서울 혜화동 마로니에공원 내 야외공연장에서 ‘통합 놀이터’ 개막식에서다.
그는 “처음으로 그네를 탔는데 나무를 향해 올라가는 느낌이 정말 좋았다. 아주머니가 돼 그네를 처음 타봤다는 게 이상하지 않나? 앞으로는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내 나이가 돼서 처음으로 그네를 타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어릴 때부터 놀이터에서 놀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며 “그러기 위해 어린이 여러분이 ‘왜 우리 동네 놀이터에는 장애 있는 친구가 탈 만한 놀이기구가 없을까?’를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부탁의 메시지를 전했다.
성미산학교 합창단의 공연으로 시작된 이날 개막식은 김미연 유엔장애인권리위원과 박김영희 장추련 대표의 축사, 아이들이 외치는 유엔아동권리협약 등이 이어졌고, 마지막에 개막이 선언됐다.
‘통합놀이터’란 어떤 아동도 장애유무로 차별받지 않고, 놀 권리를 동등하게 실현하기 위한 공간을 뜻한다. 이번 ‘통합 놀이터’의 시작은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 비롯됐다. 1989년 유엔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유엔아동권리협약 제31조에는 '아동의 놀 권리 보장’(어린이는 충분히 쉬고 충분히 놀아야 한다)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를 비롯한 장애인단체와 아동단체 그리고 관련 법을 고민 중인 변호사단체 등 8개 단체가 차별 없는 놀이공간에 대해 고민하다가 ‘통합 놀이터’를 마련했다.
이번 마로니에공원에 마련된 ‘통합 놀이터’는 휠체어 그네가 있는 작은 놀이터를 중심으로 8가지 팝업놀이기구가 마련되었다. 다양한 체험과 놀이가 가능하다.
김미연 유엔장애인권리위원은 “장애가 있는 친구와 노는 건 도와주는 게 아니다. 같이 놀면서 장애가 있는 친구와 어떻게 놀고 생활해야 할지 배울 수도 있다. 이런 ‘통합 놀이터’가 팝업이 아닌 항상 있는 놀이터가 될 수 있게 다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