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겸 감독 이승현이 ‘만나다’라는 말에 담긴 특별함을 언급했다.
2016년 개봉한 영화 ‘귀향’에서 착한 일본군 다나카 역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그가 이번에는 다큐 영화 ‘에움길’의 감독으로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할머니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에움길’ 개봉을 앞두고 만난 이승현 감독에게 ‘따뜻한 말’에 대해 물었다. 평소 생각해 보지 않았던 질문과 마주한 그의 얼굴에서 잠깐의 당황이 묻어났다.
1분 여의 시간이 흐른 뒤 “따뜻한 말을 떠올리려니 잘 생각이 나질 않는다”고 말한 이승현 감독은 “최근 들은 말 중에 꼽자면 영화 ‘에움길’을 만들면서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께서 ‘이런 영화를 만들어 주고, 문제에 관심을 가져줘 감사하다’고 해주신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2년여에 걸친 쉽지 않은 작업. 그 시간 동안 이승현 감독이 인내할 수 있었던 건 주위에서 건네준 믿음과 따뜻한 말 덕분이었다고.
“감사의 말을 들었을 때 처음에는 기분이 좋기도 하고 영광스럽기도 하고 묘한 감정이 들었어요. 하지만 곧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며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이 문제를 그리고 할머님들의 이름과 삶을 많은 분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해이해지면 안되겠다’고 각오를 다지게 됐어요”
영화 ‘귀향’부터 ‘에움길’까지.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와 관련된 문제에 이승현 배우 겸 감독이 집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그가 좋아하는 말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승현 배우 겸 감독은 좋아하는 말로 “만나다”를 꼽았다. 그는 “얼마전 강연 같은 곳에서 ‘만나다’라는 말을 좋아한다고 한 적이 있다”며 “일반적인 대면의 뜻도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교제에 대해서도 ‘만나다’라는 말을 쓰는 것처럼, 끈끈하고 깊은 유대를 담은 말 같아서 ‘만나다’라는 말이 좋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승현 배우 겸 감독은 대중에게도 ‘선한 말 쓰기’를 독려했다. 그는 “사람은 말이 전부라고 표현을 하기도 한다. 말이 그 사람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애정, 관심, 배려가 묻어나 있는 선한 말은 자신을 나타낼 수 있고, 사람 간 관계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니 모두 선한 말을 자주 사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