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봉오통 전투'(감독 원신연)가 개봉을 코 앞에 두고 난관에 빠졌습니다. 동강할미꽃 서식지를 훼손한 사실이 회자되면서, 불매 운동이 일어날 조짐입니다.
5일 MLBPARK 등 여러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영화의 환경훼손과 관련된 글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내용을 접한 네티즌들은 "절대 안 봐야지", "망해야 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갑자기 보고 싶지 않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봉오동 전투'는 1920년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들의 전투를 그린 영화입니다. 지난해 11월 강원도 생태경관보전 지역인 정선군 신동읍 덕천리 동강 일대에서 전투신을 찍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동강할미꽃의 서식지를 훼손했습니다. 제작사 더블유픽쳐스는 환경청과 환경운동 단체 등의 항의가 잇따르자 해당 촬영분을 삭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6월에는 공식 사과와 훼손 지역의 복구 작업, 벌금 납부 등의 후속조치도 발표했습니다.
제작사 측은 "생태경관보전 지역은 별도의 규제가 적용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말 환경청 담당자 확인 아래 식생 훼손에 대한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다만 육안 확인이 어려운 동강 할미꽃 주 서식지의 복구는 완벽히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동강할미꽃은 한국 특산종으로, 2007년 정선군 명예군민으로 위촉된 김정명 씨 덕에 1997년 처음 알려졌습니다.
2008년 정선군의 군화(郡花)로 지정됐고, 석회질이 많은 바위 틈에서 자라는데요. 흔히 아래로 자라는 다른 할미꽃과 달리 하늘을 향해 꽃을 피웁니다.
사진=봉오동 전투 스틸사진, MBC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