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가 부부 이정민(48)·진시우(44)씨가 함께 세상을 떠났습니다. 굴지의 미술 작가그룹 옥인콜렉티브로 활동한 유명 아티스트들데요.
부부는 지난 16일 생을 마감했습니다. 뒤늦게 알려졌는데요.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생활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상을 떠나기 전 지인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담은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지인인 박재용 큐레이터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메일을 공개했습니다.
부부는 "2018년도 12월부터 불거진 옥인 내부 문제를 전해 들은 분들에게 의도치 않은 고통을 나눠드려 죄송하다"면서 "옥인의 전체 운영을 맡아온 저희의 방식이 큰 죄가 된다면 이렇게나마 책임을 지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더이상 책임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은 저희 잘못이고 온 힘을 다해 작업을 해왔던 진심을 소명하기에 지금은 허망함뿐"이라고 속내도 털어놨습니다.
마지막으로 "바보같겠지만 '작가는 작업을 만드는 사람', '예술이 전부인 것처럼 사는 삶'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
부부와 김화용 작가로 구성된 옥인콜렉티브는 2009년 서울 종로 옥인시범아파트 철거를 계기로 탄생한 작가그룹입니다.
주로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선보였는데요. 도시 재개발과 부당해고 등의 문제를 공동체와 개인 관계에 맞춰 표현했습니다.
옥인콜렉티브는 국립현대미술관과 토탈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광주비엔날레 등에서 작품을 선보이며 국내 최고의 콜렉티브로 인정받았습니다.
지난해 1월에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상' 최종후보에도 올랐는데요. 내부 문제로 같은 해 말부터 사실상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한편 부부의 빈소는 따로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장례는 경기 모처에서 수목장으로 치뤄질 예정입니다.
사진=(왼쪽부터) 진시우-이정민 유튜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