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연합뉴스
여기 화장실로나 쓸 수 있을 정도의 폭을 자랑하는 집이 있다. 주거 공간으로 도저히 사용불가능할 것 같은 런던의 좁은 집이 놀랍게도 14억 매물로 나왔다.
AFP통신은 7일 19세기 말∼20세기 초에 지어져 '빅토리아 시대'에 모자 상점으로 쓰였다는 가정집이 부동산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고 보도했다.
런던 서부 셰퍼드 부시에 미용실과 병원 사이에 낀 이 집은 폭이 5.6피트로(170.69cm) 밖에 안 된다. 키 좀 큰 성인 남성이 가로로 누울 경우 똑바로 눕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정도의 폭이다.
이 '런던에서 가장 얇은 집'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가격은 한국 돈으로 14억6000만원이 조금 넘는 95만파운드다.
아무도 구매하지 않을 것 같은 이 집은 15년 전 한 차례 거래가 이뤄졌다. 2006년 약 7억 5000만원이었으니 현재 가격으로 팔린다면 두 배가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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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중개업자 데이비드 마이어스는 판매를 자신한다. 이 자그마한 집이 비싼 이유로 역사성을 꼽았다.
그는 "(이 집은)런던의 독특한 역사를 품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집값이 비싸기로 악명 높은 런던 중심부까지 자동차를 타고 10∼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는 교통 부문에서의 편리함도 높은 가격 책정에 한몫했다고 한다.
총 다섯 개 층으로 이뤄진 이 집은 같은 층에서도 폭이 다르다. 지하 1층에 있는 부엌이 5.6피트로 가장 좁고 그 옆에 붙어있는 식당의 폭은 2배에 달한다.
나선형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1층에서는 리셉션, 2층에서는 침실과 서재, 3층에서는 화장실과 욕실, 4층에서는 안방을 각각 만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매각 가능성이 예전 같지는 않겠지만 이 집의 가치는 눈에 보이는 넓이보다 뛰어나다고 마이어스는 강조했다.
"독특하고 개성 강한 부동산을 구매하는 사람이 적기는 하다. 그러나 세련되고 아름답기 때문에 이 집은 반드시 팔릴 겁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5월말 매매시세 조사 기준에 따르면 서울 신축(1~5년) 아파트의 경우 13억 8743만원으로 14억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