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사옥 전경 (사진=SK건설)
최근 국내 기업들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 광풍이 불고 있다. 다수의 기업이 ESG를 외치지만 구호로 그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구체적인 사업을 통해 체질개선에 나서기보다는 이미지 개선에 몰두한 탓이다. 그러나 국내 건설업계의 상황은 다르다. 신사업을 통해 먹거리 찾기에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ESG경영을 구체화하고 있다. SK건설·GS건설·롯데건설이 대표적이다.
31일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ESG경영 트렌드에 대해 "건설사의 경우 원자력이나 화력과 관련한 수주가 많이 줄어들어 일감 자체가 적어진 상황이다"라며 "먹거리를 찾다 보니 자연스레 신성장 에너지 발굴 차원에서 ESG경영을 안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이 앞다퉈 ESG경영을 강조하는 이유다. 생존을 위해서 ESG경영을 앞세우고 있는 는 셈이다.
SK건설은 플랜트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던 만큼 ESG경영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SK건설은 폐기물 처리산업과 수처리시설에 힘을 쓰고 있다.
SK건설은 지난해 종합환경 폐기물 처리 기업인 EMC홀딩스 지분 100%를 1조원에 인수했다. 수처리시설이 향후 건설사의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또 수소연료전지 시설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SK건설은 미국의 블룸에너지에 손을 내밀었다. 국내에 주기기 생산공장을 설립하면서 동남아에 관련 사업확장에 나선다.
SK건설의 이 같은 ESG경영 강화 움직임은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드러났다. ESG경영 강화를 위해 ESG 위원회 신설을 알리면서 친환경 사업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GS건설 사옥 (사진=GS건설)
GS건설도 신사업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GS건설은 GS이니마와 세계 수처리 선진시장인 싱가포르에서 해수담수화 신재생에너지 혁신기술 상용화를 위한 공동연구도 시작했다.
특히 GS건설은 지난해 사업부문별 매출총이익률은 건축·주택사업(23.1%) 다음으로 신사업(21.2%)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이 나온다.
올해도 GS건설은 신사업부문에서 매출액 1조원을 거두겠다는 목표로 ESG경영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몰 하노이 조감도 (사진=롯데건설)
롯데건설은 수처리 사업에서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월드 타워의 적용된 물을 활용한 냉난방 기술이 대표적이다. 준공 당시 국내 최대 규모의 수열 냉난방 시스템이었다. 롯데건설은 호기성 그래뉼 미생물을 이용해 적은 에너지 소모로 하수를 처리하는 환경 신기술 개발에도 성공한 바 있다.
건축 사업에서도 친환경 자재 사용에 나섰다. 최근 베트남에 시공 중인 ‘롯데몰 하노이’에 하노이 지역 처음으로 친환경 콘크리트(기초 공사)를 타설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친환경 콘크리트 배합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저감시키고 건축물의 내구성을 향상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충남 대산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전경. (사진=한화건설)
한화건설은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 ESG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말 풍력사업실을 신설해 에너지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또 국내 최대 규모 신안 우이 해상풍력사업(400MW급) 개발 주관에도 나서는 등 풍력발전 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또 수소 에너지 사업에서도 주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지난해 충남 대산산업단지에서 부생수소를 활용한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대산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준공했다. 해당 발전소에서 생산해내는 전력은 충남지역 약 16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