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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열현 교보생명 사장(왼쪽)과 최창수 NH농협손보(오른쪽)의 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교보생명, NH농협손해보험)
역대급 성적표를 받아든 보험사가 모험보단 안정을 택하고 있다. 서둘러 인사를 단행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 역시 무난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미 연임을 했거나 실적이 악화된 CEO들의 경우 향후 거취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 KB생명 NH농협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CEO는 내달부터 내년 3월까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대부분이 연임할 것으로 보고있다.
오는 12월 임기 만료를 앞둔 최창수 NH농협손보 대표는 수익성을 끌어올리면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월 취임해 2년간 농협손보를 이끌었던 최 대표는 2019년 68억원에 불과했던 회사의 당기순익을 463억원까지 끌어올리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최 대표와 함께 12월 임기가 끝나는 허정수 KB생명 대표는 부진한 실적 지표로 인해 연임이 다소 불안한 상황이다. 두 번의 연임에 성공했던 허 대표는 올해 3분기까지 18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위기에 봉착했다. 다만 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2연임’에 성공한 만큼 이번에도 다른 요인이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다른 변수로는 계열사인 푸르덴셜생명이 꼽힌다. 아직까지 공식화되지 않은 푸르덴셜생명과 통합 준비를 고려해 연임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 내년 3월 임기 만료 대표들도 ‘파란불’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윤열현 교보생명 사장, 뤄젠룽 동양생명 사장, 권태균 하나손해보험 사장 등도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윤열현 교보생명 사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지만 큰 이변 없이 연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생명은 올해 상반기 6104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39.5% 증가한 수치다. 이미 지난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 4778억원을 훨씬 넘어섰다.
특히 교보생명의 경우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너티 컨소시엄과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 분쟁 등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해 불필요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윤 사장과 함께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끝나는 권태균 하나손보 사장도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4월 하나금융그룹으로 편입한 하나손해보험(옛 더케이손해보험)은 출범 1년여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하나손보는 3분기 누적 순이익이 5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당기순손실 24억원에 비해 83억원이나 신장했다.
강성수 한화손해보험 대표는 임기가 내년 2월에 끝나지만 연임 가능성은 크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168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익(482억원)을 뛰어넘었다. 금융당국 경영관리대상에 지정된 이후 경영정상화에 앞장서며 회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외국계인 뤄젠룽 동양생명 대표와 시예저치앙 ABL생명 대표도 연임이 예상된다. 3연임에 성공했던 궈젠룽 대표는 저축성 보험 위주였던 상품 포트폴리오를 보장성 보험 판매 위주로 변경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개선에 성공한 바 있다.
2019년 취임한 시예저치앙 대표의 3연임도 예상된다. ABL생명은 2019년 749억원의 적자가 발생했지만 지난해 959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중국 내 대주주 매각이 변수다. 중국 금융당국은 양사의 대주주인 다자보험을 공개 매각한다고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보험업계는 2023년 새국제회계제도(IFRS 17) 도입을 앞두고 변화보다 안정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연초부터 CEO 연임이 이어져 왔다. 올 초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과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은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달에는 라이나생명 조지은 대표와 푸본현대생명 이재원 대표도 연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