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금융당국>


이재명 대통령이 공개 칭찬한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이 이달 말 출시된다. 사망후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을 생전에 연금처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다만, 매월 받을 수 있는 연금 수령액이 많지 않아 흥행 여부를 두고선 전망이 엇갈린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KB라이프 등 5개 생명보험사는 오는 30일부터 사망보험금을 생전 소득으로 유동화 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인다.

올해 9월말 기준 유동화 대상 계약은 41.4만건(23.1조원)으로, 건당 평균 가입금액은 5578만원 수준이다. 해당 계약을 보유 중인 소비자는 23일 문자 또는 카카오톡으로 개별 안내를 받게 된다.

만 55세 이상 계약자는 누구나 사망보험금의 최대 90% 이내에서 신청할 수 있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종신보험의 해약환급금을 재원으로 하므로 환급금이 많이 적립된 고령 계약자일수록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유동화 개시 시점과 수령 기간 등을 선택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중단 또는 재신청도 가능하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예시에 따르면 40세에 월 15.6만원의 보험료를 10년 동안 납입한 보험계약자가 55세에 사망보험금 1억원(예정이율 7.5%)을 20년, 90% 조건으로 유동화를 선택하면 월 12.7만원씩 20년 간 수령할 수 있다. 개시 연령이 65세면 18.9만원, 70세면 22.2만원, 75세면 25.3만원으로 각각 월 수령액이 늘어난다. 90%를 유동화시켰기 때문에 계약자가 사망한 후에도 남은 10%(1000만원)의 사망보험금은 피보험자에게 지급된다.

다만, 실제 건당 평균 가입금액은 1억원의 절반 수준인 5578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90%까지 유동화시켜도 월 수령액이 20만원을 초과하는 계약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 가입금액을 적용하면 65세 개시의 경우 월 수령액은 10.5만원에 불과하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최초 제시한 데이터와 지난 22일 제시한 데이터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 정확한 숫자를 언급하기는 쉽지 않지만 평균적으로 월 10만원 안팎의 수령액이 예상된다”며 “아주 빈곤한 처지에 놓인 계약자에게는 월 10만원도 큰 도움이 되겠지만 실제 그런 사람이 얼마나 될 지는 예측이 쉽지 않다”고 전해왔다.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5개 생보사 외 모든 생명보험사가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혜택 대상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체 보험사로 확대했을 때 유동화 대상 계약은 약 75.9만건(35.4조원)으로 늘어난다. 다만, 이 경우 건당 평균 가입금액은 4664만원으로 더 떨어져 앞서 사례에 적용하면 월 수령액은 8.8만원으로, 10만원에도 못 미친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제 사정이 어려운 분들의 경우 가장 먼저 보험계약 해지를 고민하기 마련”이라며 “보험사에선 그런 고객들에게 해약하면 금전적 손실이 크다면서 자연스럽게 보험계약대출로 유도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월 10~20만원을 받기 위해 유동화를 선택할 고령층 소비자는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앞으로도 보험상품을 통해 노후대비를 지원할 수 있는 상품과 제도 등을 지속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금전 형태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간병, 요양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사망보험금 유동화 방안'에 대해 "좋은 제도를 잘 만들었다"며 제도를 모르고 있는 보험계약자들을 위해 개별 통지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바 있다.

사망보험금 유동화 세부 사례(자료=금융당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