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검사내전’은 권력형 검사가 아닌 지방도시 진영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 검사’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주요 인물 소개와 대부분 검사들은 평범하다는 것을 강조한 1회는, 의도대로 ‘검사’보다는 ‘직장인’에 무게가 실려 방송됐다. 2회도 인물 소개가 일부 이뤄졌지만, 본격적인 갈등과 재미를 예고했다.
주인공인 이선균은 내레이션을 통해 대다수의 검사들이 평범하다는 것을 방송 내내 강조한다. 대중들이 비난하는 권력형 검사 등은 10%에 불과하며, 90% 이상이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서류와 싸우고 있음을 언급하고, 퇴근 후 숙소에서 맥주 한잔 하는 평범한 모습도 보이면서 대부분의 검사들이 그러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아예 극중 검사들이 보는 TV드라마에 권력형 검사가 노골적으로 정치인에 기생하려는 드라마를 액자형 형식으로 선보인다. 한마디로 ‘검사내전’은 기존 검사를 대상으로 한 드라마와 다르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선균, 이성재, 김광규, 이상희, 전성우 등의 배우들의 능청스럽고 코믹스러운 연기가 기존에 부정적인 ‘검사’ 이미지를 순식간에 없앴다.
그러나 출발이 괜찮은 시청률?화제성과 달리, 뜻밖의 반응이 나온다. 가장 눈에 띄는 의견은 검찰 개혁 등이 사회 주요 이슈로 제기되는 가운데, 드라마가 검사를 미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최근 검찰의 무리한 기소 혹은 선택적 기소를 비판하는 이들 입장에서는 ‘검사내전’이 보여주는 “검사도 우리와 다를 게 없는 직장인이다”라는 모습이 거북하다는 지적이다.
실상 2019년 대중에게 보여준 검찰은 ‘선출되지 않은 권력’임에도 불구하고 선출된 권력인 대통령과 국회의원보다 더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는 존재다. 특히 특수부가 보여준 모습은 “우리가 찍으면 죽는다. 한 번에 안 죽으면 죽을 때까지 파고든다”였다.
사진=연합뉴스
또 특권의 대상이었다. 올해 초 법무부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 초까지 검사들의 음주운전은 총 9건이었는데, 감봉이 4건, 견책 2건, 정직 1건으로 7건에 대해 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최고 징계가 정직 1개월이다. 2014년에는 광주지검 정모 검사가 면호 취소 수준 상태로 운전해 교통사고를 냈지만, 감봉 1개월 처분에 그쳤다.
‘공무원’으로 생활하는 검사들의 실제 삶을 쓴 김웅 검사의 ‘검사내전’을 원작으로 하며,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검사내전’에 네티즌들이 ‘까칠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더구나 현재는 검찰 개혁과 검경수사권 조정 과정 등에서 검찰이 보여준 부정적 이미지가 극대화된 상황이다.
‘검사내전’이 어떤 검사의 모습을 그려낼지는 이미 어느 정도 드러났다.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의 반응은 대부분 호의적이다. 일부 내용에서 ‘권력+검사’가 등장할 것임을 암시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평범하고 코믹한 흐름이다.
그러나 이런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방영 소식이나 내용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존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검사내전’뿐 아니라 검찰과 검사를 바라보는 모든 프레임이 ‘무소불위’ ‘상명하복’ ‘간첩 조작 등 조작 조직’ ‘정치 개입’ 등 부정적 이미지만 남은 ‘2019년 검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검찰이 누굴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 10%의 부정적 이미지의 검사들이 저지른 일이 90% 평범한 검사들의 해결한 일을 집어 삼킨 나라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