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라더 마동석(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뷰어스=한유정 기자] ‘마블리’에서 이제 흥행요정으로 불려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범죄도시’의 흥행으로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해 보인 마동석은 일상까지 코미디에 최적화 된 남자다.
‘범죄도시’로 흥행 맛을 보고 있는 중인 마동석과의 인터뷰에선 하나의 해프닝이 일어났다.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던 마동석이 의자에 등을 기댄 순간 플라스틱 의자의 등받이가 날아간 것이다. 예상치 못한 사고에 마동석은 “전 괜찮은데..어떻게 의자가 부서지지?”라고 멋쩍어 했고 인터뷰는 웃음 때문에 잠시 중단될 정도였다.
영화가 아닌 일상에서까지 웃음을 선사한 마동석에게 코미디는 액션 못지 않게 잘 맞는 옷이다. 액션이 본인에게 숙달된 장르라면 코미디는 좋아하고 욕심내는 장르다. 여기에 따뜻함까지 더해진 ‘부라더’는 마동석표 가족 코미디라고 부를 수 있다.
“코미디이긴 한데 석봉(마동석)이 이해가 됐다. 장손으로서의 부담감, 소위 말하는 올드한 전통에 대한 반감, 보물을 찾는 뜬구름 잡고 다니는 로망이 많이 이해가 되더라. 실제론 영화 속 아들과 아버지 같진 않지만 자식들이 부모를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작품을 하게 된 것 같다. 시사회 때 어떤 남성분이 아버지랑 같이 왔는데 펑펑 울더라. 그 마음을 알겠더라.”
극중 석봉은 집안의 장손이지만 보물을 찾는 꿈을 이루기 위해 재산을 탐사 장비로 탕진하는 인물이다. 여기에 어릴 때부터 석봉에게 치이며 살아온 엘리트 동생 주봉(이동휘)와는 앙숙 케미를 발산한다. 마동석과 이동휘, 얼굴부터 체격까지 닮은 구석이라곤 찾아볼 수 있는 두 사람이지만 의외의 점점에서 웃음은 증폭됐다.
“나와 닮은 사람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웃음) 이동휘가 캐스팅 되었을 때도 의아했다. 근데 극중 아역이 있지 않나. 한명은 나를 닮았고 한명은 동휘를 닮았다. 근데 실제로 두 아역이 형제다. 저희도 이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이럴수가.(웃음)”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를 스크린으로 옮긴 ‘부라더’는 마동석, 이동휘의 코믹 연기로 포장되어 있지만 그 안에는 가부장적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과 가족애를 느끼기 충분하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가족 생각이 나는 것도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마동석도 마찬가지였다.
“아버지,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매번 통화만 하고 추석 때도 ‘범죄도시’ 무대인사 다니느라 하루밖에 시간이 안 나서 자주 못 봤다. 부모님이 어디 조용한 시골 같은데 가서 있고 싶다고 하셨는데 몇 년 전부터 한국에서 생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하시더라. 영화를 즐기면서 뒤에 자연스럽게 가족들을 돌아볼 수 있지 않나 싶다. 부모님께 전화도 하고 생각도 하면 좋을 것 같다.”
■ “20살 때부터 이 얼굴, 열심히 살아야했다.”
약 2주전 자신이 직접 기획에도 참여했던 영화 ‘범죄도시’ 개봉을 앞두고 설렘을 드러냈던 마동석은 한결 여유롭고 행복해 보였다. 그럴 만도 하다. 치열했던 추석 스크린 경쟁에서 ‘범죄도시’는 입소문을 발판으로 흥행에 성공했고 현재 500만 관객을 넘어 기록을 경신중이다. 마동석은 “개봉하는 것만으로 감격이었는데”라며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범죄도시’의 대박과 연이은 ‘부라더’의 개봉, ‘마블리’라는 애칭을 붙여줄 정도로 대중들은 마동석표 캐릭터에 열광하고 있다. 한국형 히어로로 불릴 정도로 그야말로 마동석의 전성시대다. 그럼에도 마동석은 스스로 운이 좋다고 말했다.
“겸손하려는 게 아니라 특별히 가진 게 없다. 노력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지금은 책(시나리오)를 많이 주시는데 많이 받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 것도 고맙게 생각해 한 권도 빼놓지 않고 본다. 회사랑 상의해서 거절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일단은 다 보는 게 예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없어 보일 수도 있는데 최대한 답을 빨리 주려고 한다. 그게 편하다. 이 일을 오래 하는 게 꿈이다. 기획도 더 하고 연기도 오래 하고 싶어 그걸 방해하는 건 안하고 싶다. 간단한 거다. 그러려면 상식 밖의 짓은 안 해야 하지 않나. 그래야 주변에 지킬 사람은 지키고. 그게 당연한 것 같다.”
액션과 코미디를 넘어 이제 마동석이 보여줄 패가 궁금하다. 평소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섭렵하고 있는 마동석이지만 멜로엔 손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우락부락한 마동석이 ‘마블리’가 될지 누가 알았을까. 언젠가 마동석을 멜로 주인공으로 만날 일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 멜로 조차도 마동석표 캐릭터를 탄생시키길 기대해본다.
“전 영화 자체를 좋아해서 연기를 시작했다. 그래서 진짜 다양하게 보고 선호하는 장르가 없다. 개인적으로 멜로는 잘 안 본다. 취향인데 싫다는 게 아니라 먼저 손이 가진 않는다. 누가 절대 시켜주지도 않을뿐더러 제가 한다면 아마 아무도 안 볼 거다. 언젠가 ‘편견을 깨는 건 어떠냐’고 물어본 분이 있었는데 제가 깨질 것 같다고 했다. 20살부터 이 얼굴이었다.(웃음) 열심히 내 살길을 개척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