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김동민 기자] 공포영화가 무서운 건 단지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대상 자체 때문만이 아니다. 때로는 공포와 맞닥뜨린 주인공의 얼굴을 보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도 공포스러운 경험일 수 있다. 많은 공포영화들이 ‘미지의 존재’를 주요 소재로 삼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가장 익숙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미지의 공포, 이른바 ‘하우스 호러’가 할리우드 공포영화 씬에서 각광받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영화 '인시디어스4: 라스트 키' 역시 이러한 하우스 호러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 작품이다. '인시디어스4: 라스트 키'는 하우스호러 장르의 시작을 알린 ‘인시어디스’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영화는 시리즈를 관통하는 핵심 인물 ‘엘리스’의 과거에 얽힌 비밀을 중심에 둔 ‘프리퀄’로서 그의 과거를 현재와 병치시킨다. 영매사 엘리스가 어린 시절 살았던 집에 유령이 나타난다는 제보를 받고 50여 년 만에 집을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영화의 큰 줄기다. 이 과정에서 엘리스는 어린 시절 자신이 겪었던 트라우마와 마주하고, 현재에 이르러서까지 마수를 뻗치는 악의 세력과 대결하게 된다. 영화 '인시디어스4: 라스트 키' 스틸컷 (사진=소니픽처스코리아) '인시디어스4: 라스트 키'는 할리우드 호러 ‘거장’과 ‘명가’가 함께 만든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컨저링' 시리즈를 연출한 제임스 완 감독이 제작에 참여했고, '겟 아웃'과 '해피 데스데이' 등을 제작한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이 함께 뭉쳤다는 점에서다. 그런 만큼 최근 할리우드 공포 영화의 계보를 성공적으로 이어내며 북미 시장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개봉 당일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데 이어 전 세계 4억 달러(1월 8일 기준)의 누적 수익을 올렸다. 내내 금방이라도 뭔가 나올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영화의 연출은 흠 잡을 데가 없다. 주인공 엘리스가 어두침침한 집 안에서 악령의 자취를 쫓는 장면들은 그 중에서도 백미라고 할 수 있다. 관객의 짐작을 보기 좋게 배신하며 예기치 못한 타이밍에 터져 나오는 공포 요소들은 극 중 몇몇 모티프들 덕에 더욱 빛을 발한다. 엘리스의 어린 시절 어머니가 남긴 호루라기, 그리고 악령의 자취를 인지하는 카메라와 마이크 등 첨단 장비들이 대표적이다. 고요 속에서 멀리 들려오는 사운드, 그리고 어둠 뒤 희미한 형체들은 관객으로 하여금 숨을 죽인 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영화 '인시디어스4: 라스트 키' 스틸컷 (사진=소니픽처스코리아) 그렇다고 해서 '인시디어스4: 라스트 키'가 단순히 호러 장르에 국한된 영화는 아니다. 특히 주인공 엘리스와 함께하는 동료 스펙스와 터커는 영화 곳곳에서 어이없을 정도의 웃음을 유발하며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일견 '고스트버스터즈' 시리즈의 ‘만담’ 장면을 떠오르게 하는 둘의 호흡은 자칫 싸늘하기만 할 수 있는 영화에 가벼운 리듬감을 만들어 낸다. 영화는 엘리스의 유년 시절과 집에 얽힌 비밀들을 하나하나 벗겨내며 적지 않은 시사점을 남기는 데에도 성공한다. 인간을 위협하는 베일에 싸인 악령의 존재를 음산하게 부각하는 한편, 이로 인해 공포에 매몰된 인간 자체의 악마성도 의미심장하게 그린다. 가슴 아리도록 아름답고 슬픈 영화의 후반부는 덕분에 긴 울림을 남긴다. 영매의 숙명을 타고난 엘리스의 고독과 상처, 그리고 “악은 공포와 고통을 먹고 산다”는 그의 대사는 영화의 메시지를 무겁게 대변한다. 영화 말미 비로소 베일을 벗는 엘리스의 가족사는 '인시디어스4: 라스트 키'가 공포심의 근원에 대해 던지는 의미심장한 질문이기도 하다. 지난달 31일 개봉.

가슴 아리도록 아름답고 슬픈 공포…영화 '인시디어스4: 라스트 키'

김동민 승인 2018.02.01 12:24 | 최종 수정 2136.03.04 00:00 의견 0

[뷰어스=김동민 기자] 공포영화가 무서운 건 단지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대상 자체 때문만이 아니다. 때로는 공포와 맞닥뜨린 주인공의 얼굴을 보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도 공포스러운 경험일 수 있다. 많은 공포영화들이 ‘미지의 존재’를 주요 소재로 삼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가장 익숙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미지의 공포, 이른바 ‘하우스 호러’가 할리우드 공포영화 씬에서 각광받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영화 '인시디어스4: 라스트 키' 역시 이러한 하우스 호러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 작품이다.

'인시디어스4: 라스트 키'는 하우스호러 장르의 시작을 알린 ‘인시어디스’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영화는 시리즈를 관통하는 핵심 인물 ‘엘리스’의 과거에 얽힌 비밀을 중심에 둔 ‘프리퀄’로서 그의 과거를 현재와 병치시킨다. 영매사 엘리스가 어린 시절 살았던 집에 유령이 나타난다는 제보를 받고 50여 년 만에 집을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영화의 큰 줄기다. 이 과정에서 엘리스는 어린 시절 자신이 겪었던 트라우마와 마주하고, 현재에 이르러서까지 마수를 뻗치는 악의 세력과 대결하게 된다.

영화 '인시디어스4: 라스트 키' 스틸컷 (사진=소니픽처스코리아)
영화 '인시디어스4: 라스트 키' 스틸컷 (사진=소니픽처스코리아)

'인시디어스4: 라스트 키'는 할리우드 호러 ‘거장’과 ‘명가’가 함께 만든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컨저링' 시리즈를 연출한 제임스 완 감독이 제작에 참여했고, '겟 아웃'과 '해피 데스데이' 등을 제작한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이 함께 뭉쳤다는 점에서다. 그런 만큼 최근 할리우드 공포 영화의 계보를 성공적으로 이어내며 북미 시장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개봉 당일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데 이어 전 세계 4억 달러(1월 8일 기준)의 누적 수익을 올렸다.

내내 금방이라도 뭔가 나올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영화의 연출은 흠 잡을 데가 없다. 주인공 엘리스가 어두침침한 집 안에서 악령의 자취를 쫓는 장면들은 그 중에서도 백미라고 할 수 있다. 관객의 짐작을 보기 좋게 배신하며 예기치 못한 타이밍에 터져 나오는 공포 요소들은 극 중 몇몇 모티프들 덕에 더욱 빛을 발한다. 엘리스의 어린 시절 어머니가 남긴 호루라기, 그리고 악령의 자취를 인지하는 카메라와 마이크 등 첨단 장비들이 대표적이다. 고요 속에서 멀리 들려오는 사운드, 그리고 어둠 뒤 희미한 형체들은 관객으로 하여금 숨을 죽인 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영화 '인시디어스4: 라스트 키' 스틸컷 (사진=소니픽처스코리아)
영화 '인시디어스4: 라스트 키' 스틸컷 (사진=소니픽처스코리아)

그렇다고 해서 '인시디어스4: 라스트 키'가 단순히 호러 장르에 국한된 영화는 아니다. 특히 주인공 엘리스와 함께하는 동료 스펙스와 터커는 영화 곳곳에서 어이없을 정도의 웃음을 유발하며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일견 '고스트버스터즈' 시리즈의 ‘만담’ 장면을 떠오르게 하는 둘의 호흡은 자칫 싸늘하기만 할 수 있는 영화에 가벼운 리듬감을 만들어 낸다.

영화는 엘리스의 유년 시절과 집에 얽힌 비밀들을 하나하나 벗겨내며 적지 않은 시사점을 남기는 데에도 성공한다. 인간을 위협하는 베일에 싸인 악령의 존재를 음산하게 부각하는 한편, 이로 인해 공포에 매몰된 인간 자체의 악마성도 의미심장하게 그린다. 가슴 아리도록 아름답고 슬픈 영화의 후반부는 덕분에 긴 울림을 남긴다. 영매의 숙명을 타고난 엘리스의 고독과 상처, 그리고 “악은 공포와 고통을 먹고 산다”는 그의 대사는 영화의 메시지를 무겁게 대변한다. 영화 말미 비로소 베일을 벗는 엘리스의 가족사는 '인시디어스4: 라스트 키'가 공포심의 근원에 대해 던지는 의미심장한 질문이기도 하다. 지난달 3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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