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제공) [뷰어스=이소희 기자] ‘죽어도 좋아’가 해피엔딩으로 최종회를 맞이했다. 주인공들은 타임루프로 드라마틱한 변화를 이뤄냈지만 시청자들의 마음을 바꾸지는 못한 모양새다. 지난 27일 오후 방송한 KBS2 수목드라마 ‘죽어도 좋아’ 최종회에서는 이루다(백진희)가 타임루프에 대한 기억을 완전히 찾으면서 백진상(강지환)에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또한 백진상과 유시백(박솔미)는 한 편을 이뤄 노조를 설립하는 등 강인한 사장(인교진)에 '한 방'을 먹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MW푸드 강수찬 회장(김기현)이 능력 있는 유시백을 사장 자리에 올리려고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는 백진상의 계획 중 일부였다. 백진상은 “강인한 사장의 비리를 밝혀줬으면 한다. 그럼 너 능력 인정받고 사장되는 거지”라면서 자신을 의심하는 유시백을 설득했다. 이에 유시백은 백진상과 한 편이 되기로 했다. 마케팅팀 직원들의 주도 하에 MW치킨 노조설립 총회도 몰래 열렸다. 강인한 사장은 용역업체를 끌고 와 회의장에 들이닥쳤지만 직원들의 힘은 생각보다 더욱 셌다. 게다가 유시백은 CCTV를 증거로 들며 “이렇게 노조설립을 막는 게 알려지면 MW치킨은 어떻게 될까”라며 강인한의 약점을 잡았음을 밝혔다. 최민주(류현경)은 “사장님이 없어도 회장은 있다. 하지만 우리가 없으면 회사는 없다”면서 결국 직원들이 회사의 근간을 이루는 것임을 토해냈다. 이에 다른 직원들도 하나둘 씩 동조의 목소리를 냈다. MW푸드 회장 역시 MW치킨 노조 성립을 인정했다. 이후 유시백은 MW치킨의 대표가 됐고 백진상은 본부장의 자리에 올랐다. 백진상과 이루다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연인사이로 거듭났다. (사진=KBS 화면 캡처) ■ 아쉬운 출발, 후반부에도 여전했다 ‘죽어도 좋아’는 진중하고 묵직한 분위기를 다루는 SBS ‘황후의 품격’, MBC ‘붉은 달 푸른 해’ 사이에서 경쟁력이 있었다. 유쾌한 코믹극을 표방하면서도 오랜만의 훈훈한 오피스물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를 끌어 모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타 방송사 수목드라마가 끝난 시점 첫 방송을 해 틈새시장을 노리기도 좋았다. 하지만 처음 받아 든 성적은 그리 주목할 만하지 못 했다. ‘죽어도 좋아’ 1, 2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4.0%를 기록했다. 무난하다고 비춰지지만 ‘황후의 품격’이 7%대, ‘붉은 달 푸른 해’가 5%로 시작한 것에 비하면 꼴찌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은 이미 두터운 기대를 모은 ‘황후의 품격’을 제하고 ‘붉은 달 푸른 해’와 경쟁하는 구도였다. 반전은 없었다. ‘죽어도 좋아’는 바로 다음 회부터 2~3%대를 오가며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 추이는 소폭 감소하며 꾸준히 이어져 최저 시청률 1.9%(23, 30회)까지 찍고 말았다. 여기서 숫자를 짚어야 하는 이유는 변동 없이 계속 시청률이 낮아졌다는 점, 궁금해서라도 볼 법한 최종회의 이전 편이 최하 시청률이었다는 점 때문이다. 이는 곧 ‘죽어도 좋아’가 전개될수록 갈팡질팡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사진=KBS 화면 캡처) ■ 설득력 부족한 전개...강지환만 도드라졌다 ‘죽어도 좋아’는 타임루프라는 소재를 활용했다. 이미 드라마 시장에서 쓸 만큼 쓴 소재이지만, 이를 판타지가 아닌 코믹이라는 장르로 풀어낸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런 지향점은 어느 정도 통했다. 강지환의 열연으로 인해서다. 강지환은 얄미운 목소리와 행동, 능청스러운 표정까지 변화무쌍하게 소화하며 호평을 얻었다. 그래도 첫 회 반응이 나쁘지 않았던 이유도 짜증을 유발하는 게 아니라 결코 미워할 수 없는 귀여움까지 동시에 표현했던 강지환 덕분이다.  강지환의 캐릭터 백진상 또한 입체적으로 변화하며 관심을 끌만 한 굴곡을 줬다. 안하무인 상사에서 자신의 감정과 변화를 부인하는 과도기를 거쳐 진심으로 사람을 대할 줄 아는 한 인간이 되기까지, 백진상은 분명 설득력을 지녔다.   하지만 백진상 외 다른 인물들과 내용간의 개연성은 턱없이 부족했다. 무엇보다 주연인 이루다가 변화를 드라마틱하게 드러내지 못했다 보니 작품이 백진상의 1인극에 그쳤다. 역할 설명에 따르면 이루다는 ‘중간만 가자’라는 생각을 지닌 인물에서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일에 나서게 되는 변화를 겪어야 한다. 하지만 넓은 이해심과 아량, 화가 나더라도 결국 솔선수범하는 면모가 지나치게 부각돼 변곡점이 명확하지 않았다.    퇴사한 직원이 죽음의 위기에 놓인 게 백진상 탓이라고 몰고 가는 상황도, MW푸드 회장의 아들과 얽힌 비밀이 무엇이며 어떻게 그런 일들이 있었는지 설명하는 상황도 급하게 전개되는 느낌이었다. 유시백과 백진상이 한 팀을 이루는 것 또한 의아한 부분이 많았다.그러다 보니 캐릭터는 내용에 끌려 다니고, 앞서 반복했던 ‘통쾌함 유발’ 버튼이 너무도 쉽고 지루하게 반복돼 눌렸다.  이루다가 겪었던 타임루프를 백진상이 그대로 느끼며 변화의 정점을 맞는다는 설정은 좋았다. 그간 바뀌어왔던 백진상의 성격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계기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강지환의 원맨쇼가 되어버린 점이 안타깝다. 결국 그렇게 ‘죽어도 좋아’는 인물들의 변화를 이끌어냈을지는 몰라도 시청자들의 싸늘한 마음은 바꿔놓지 못했다.

['죽어도 좋아' 마치며] 훈훈한 마무리 이끌었지만...결국 강지환 원맨쇼

이소희 기자 승인 2018.12.28 09:30 | 최종 수정 2137.12.24 00:00 의견 0
(사진=KBS 제공)
(사진=KBS 제공)

[뷰어스=이소희 기자] ‘죽어도 좋아’가 해피엔딩으로 최종회를 맞이했다. 주인공들은 타임루프로 드라마틱한 변화를 이뤄냈지만 시청자들의 마음을 바꾸지는 못한 모양새다.

지난 27일 오후 방송한 KBS2 수목드라마 ‘죽어도 좋아’ 최종회에서는 이루다(백진희)가 타임루프에 대한 기억을 완전히 찾으면서 백진상(강지환)에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또한 백진상과 유시백(박솔미)는 한 편을 이뤄 노조를 설립하는 등 강인한 사장(인교진)에 '한 방'을 먹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MW푸드 강수찬 회장(김기현)이 능력 있는 유시백을 사장 자리에 올리려고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는 백진상의 계획 중 일부였다. 백진상은 “강인한 사장의 비리를 밝혀줬으면 한다. 그럼 너 능력 인정받고 사장되는 거지”라면서 자신을 의심하는 유시백을 설득했다.

이에 유시백은 백진상과 한 편이 되기로 했다. 마케팅팀 직원들의 주도 하에 MW치킨 노조설립 총회도 몰래 열렸다. 강인한 사장은 용역업체를 끌고 와 회의장에 들이닥쳤지만 직원들의 힘은 생각보다 더욱 셌다. 게다가 유시백은 CCTV를 증거로 들며 “이렇게 노조설립을 막는 게 알려지면 MW치킨은 어떻게 될까”라며 강인한의 약점을 잡았음을 밝혔다.

최민주(류현경)은 “사장님이 없어도 회장은 있다. 하지만 우리가 없으면 회사는 없다”면서 결국 직원들이 회사의 근간을 이루는 것임을 토해냈다. 이에 다른 직원들도 하나둘 씩 동조의 목소리를 냈다. MW푸드 회장 역시 MW치킨 노조 성립을 인정했다.

이후 유시백은 MW치킨의 대표가 됐고 백진상은 본부장의 자리에 올랐다. 백진상과 이루다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연인사이로 거듭났다.

(사진=KBS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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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쉬운 출발, 후반부에도 여전했다

‘죽어도 좋아’는 진중하고 묵직한 분위기를 다루는 SBS ‘황후의 품격’, MBC ‘붉은 달 푸른 해’ 사이에서 경쟁력이 있었다. 유쾌한 코믹극을 표방하면서도 오랜만의 훈훈한 오피스물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를 끌어 모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타 방송사 수목드라마가 끝난 시점 첫 방송을 해 틈새시장을 노리기도 좋았다.

하지만 처음 받아 든 성적은 그리 주목할 만하지 못 했다. ‘죽어도 좋아’ 1, 2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4.0%를 기록했다. 무난하다고 비춰지지만 ‘황후의 품격’이 7%대, ‘붉은 달 푸른 해’가 5%로 시작한 것에 비하면 꼴찌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은 이미 두터운 기대를 모은 ‘황후의 품격’을 제하고 ‘붉은 달 푸른 해’와 경쟁하는 구도였다.

반전은 없었다. ‘죽어도 좋아’는 바로 다음 회부터 2~3%대를 오가며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 추이는 소폭 감소하며 꾸준히 이어져 최저 시청률 1.9%(23, 30회)까지 찍고 말았다. 여기서 숫자를 짚어야 하는 이유는 변동 없이 계속 시청률이 낮아졌다는 점, 궁금해서라도 볼 법한 최종회의 이전 편이 최하 시청률이었다는 점 때문이다. 이는 곧 ‘죽어도 좋아’가 전개될수록 갈팡질팡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사진=KBS 화면 캡처)
(사진=KBS 화면 캡처)

■ 설득력 부족한 전개...강지환만 도드라졌다

‘죽어도 좋아’는 타임루프라는 소재를 활용했다. 이미 드라마 시장에서 쓸 만큼 쓴 소재이지만, 이를 판타지가 아닌 코믹이라는 장르로 풀어낸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런 지향점은 어느 정도 통했다. 강지환의 열연으로 인해서다. 강지환은 얄미운 목소리와 행동, 능청스러운 표정까지 변화무쌍하게 소화하며 호평을 얻었다. 그래도 첫 회 반응이 나쁘지 않았던 이유도 짜증을 유발하는 게 아니라 결코 미워할 수 없는 귀여움까지 동시에 표현했던 강지환 덕분이다. 

강지환의 캐릭터 백진상 또한 입체적으로 변화하며 관심을 끌만 한 굴곡을 줬다. 안하무인 상사에서 자신의 감정과 변화를 부인하는 과도기를 거쳐 진심으로 사람을 대할 줄 아는 한 인간이 되기까지, 백진상은 분명 설득력을 지녔다.
 
하지만 백진상 외 다른 인물들과 내용간의 개연성은 턱없이 부족했다. 무엇보다 주연인 이루다가 변화를 드라마틱하게 드러내지 못했다 보니 작품이 백진상의 1인극에 그쳤다. 역할 설명에 따르면 이루다는 ‘중간만 가자’라는 생각을 지닌 인물에서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일에 나서게 되는 변화를 겪어야 한다. 하지만 넓은 이해심과 아량, 화가 나더라도 결국 솔선수범하는 면모가 지나치게 부각돼 변곡점이 명확하지 않았다.   

퇴사한 직원이 죽음의 위기에 놓인 게 백진상 탓이라고 몰고 가는 상황도, MW푸드 회장의 아들과 얽힌 비밀이 무엇이며 어떻게 그런 일들이 있었는지 설명하는 상황도 급하게 전개되는 느낌이었다. 유시백과 백진상이 한 팀을 이루는 것 또한 의아한 부분이 많았다.그러다 보니 캐릭터는 내용에 끌려 다니고, 앞서 반복했던 ‘통쾌함 유발’ 버튼이 너무도 쉽고 지루하게 반복돼 눌렸다. 

이루다가 겪었던 타임루프를 백진상이 그대로 느끼며 변화의 정점을 맞는다는 설정은 좋았다. 그간 바뀌어왔던 백진상의 성격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계기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강지환의 원맨쇼가 되어버린 점이 안타깝다. 결국 그렇게 ‘죽어도 좋아’는 인물들의 변화를 이끌어냈을지는 몰라도 시청자들의 싸늘한 마음은 바꿔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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