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더하기미디어 제공)
[뷰어스=곽민구 기자] 2018년 송하예는 참 바빴다.
‘사의 찬미’, ‘하나뿐인 내편’, ‘신과의 약속’ 등 올해만 10여 편의 드라마 OST에 참여한 그의 이름 앞에는 어느새 ‘OST계 신데렐라’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다. OST로 카카오뮤직 음원차트 정상에 오르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나름 알찬 행보였다. 송하예는 지난 20일 발표한 ‘너무 늦었잖아요’로 총 30곡의 OST를 발표, 국내 최다 OST 가창 기록을 세웠다. 자신만의 디스코그래피 착실히 쌓아가고 있던 송하예는 2019년 새로운 변화를 선택했다. OST로 인연을 맺은 더하기미디어와 전속계약을 맺은 것.
OST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송하예에게서는 “긴 공백을 깨기 위해서”라는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OST를 많이 하다보니 어느새 쌓여서 30장을 냈다. 그렇게 한 줄 몰랐다. 노래를 많이 낸 건 좋은데 공백이 길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OST가 아닌 내 앨범은 거의 내지 못해서 그 부분에 대한 갈증이 컸다”고 밝혔다.
드라마나 영화의 OST가 아닌 오롯이 가수 송하예로서 낸 앨범은 2016년 7월 발표한 자작곡 ‘순대’가 마지막이었다. 그마저도 싱글 앨범 형태의 발표가 대부분이었다. 2012년 SBS ‘K팝스타 시즌2’에서 걸그룹 유유의 리더로 화제를 모으며 톱8에 올랐던 송하예는 2014년 8월에서야 ‘처음이야’로 정식 데뷔의 순간을 맞을 수 있었다.
다수의 OST를 통해 가수로서의 활동을 이어왔지만, 다른 ‘K팝스타’ 출신 가수들처럼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앨범을 발매하진 못했던 송하예는 “여건이 안돼서 앨범을 내질 못해 공백 아닌 공백기가 굉장히 길었다. ‘K팝스타’ 출신을 내건 다른 선후배분들의 앨범이 나올 때마다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했다. 그때마다 계속 언젠가 만들어질 내 앨범을 위해 곡을 썼다. 그냥 시간을 보내기 아깝다는 생각이 간절했던 것 같다”고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더하기미디어로 이적한 송하예는 오는 3~4월 새 싱글을 발표하기 위해 준비에 돌입했다. 데뷔 6년 차가 됐지만, 그간 방송 활동은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적었던 만큼, 새 소속사 더하기미디어는 송하예만을 위한 플랜을 제시했다.
(사진=더하기미디어 제공)
“정식 데뷔를 하긴 했지만 대외 활동은 거의 없었어요. 그걸 알고 계시는 대표님께서 전속 계약을 맺자마자 새 앨범을 준비하자고 하셨죠. 그동안 간절했지만 할 수 없었던 방송 등의 대외 활동도 다수 협의 중이시라고 하셨어요. 올해는 내 음악으로 팬들을 더 많이 찾아뵐 것 같아요. 그렇다고 OST를 안 하겠다는 건 아니고요”
활동이 적었던 만큼 송하예는 착실히 내실을 다져왔다. 30장의 OST는 송하예의 음악적 성장의 자양분이 됐다. 송하예는 “처음 녹음을 할 때는 긴장되고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앞서 인위적으로 녹음을 했는데 이제는 가이드를 들으면 어떤 감성으로 불러야 할지 캐치가 된다. 또 노래의 맛을 살리는 강약을 조절하게 되며 노래와의 밀당을 잘하게 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녹음 시간도 처음에 비해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다수의 OST 중 송하예가 가장 아끼는 곡은 무엇일까. 이를 묻자 송하예는 ‘청담동 스캔들’ OST ‘행복을 주는 사람’과 ‘사의 찬미’ OST ‘Stay With Me’를 꼽았다.
“리메이크곡인 ‘행복을 주는 사람’은 첫 OST라는 특별한 의미 때문인지 벅찬 감정으로 노래를 했는데 그 기억이 진하게 남아 있어요. 그래서 감정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운 곡이었던 것 같고요. ‘Stay With Me’는 리메이크가 아닌 내 곡이기도 하고 다른 장르의 곡이라 3시간을 다 채워 녹음을 했어요. 노래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할 수 있었던 작업이었어요. 그래서 음악적으로 만족감을 준 곡이었어요”
자신이 부른 노래가 드라마에서 흘러나올 때 OST를 부른 가수의 기분은 어떨지 궁금했다. 송하예는 “노래의 만족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드라마와 노래가 잘 어울리면 ‘장면을 잘 살렸구나’라는 안도가 먼저 든다. ‘사의 찬미’ OST는 녹음 전 드라마 장면을 보내주셔서 긴 시간 동안 감정을 파악해 노래를 부를 수 있었고 좋은 평가를 받아 행복했다”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송하예는 앞으로 앨범 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제 ‘OST 신데렐라’ 행보는 끝이 나는 것인지를 묻자 그는 “OST는 내게 활력소 같은 존재”라고 정의하며 “OST를 안 하면 오히려 내가 서운할 것 같다. 그러니 앨범이 잘되더라도 OST는 계속하고 싶다”고 OST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5년여의 지난 가수 생활에 대해 송하예는 “아쉬움은 컸지만 후회는 없었다”고 말했다. OST를 통해 음악에 대한 갈증은 해소해 왔고, 보컬적으로도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가 아쉬움을 토로한 건 팬들과 소통을 못 해서였다.
(사진=더하기미디어 제공)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그 시기. 2명의 팬이 보내준 메시지 속 ‘내 가수’라는 표현은 지금의 송하예를 있게한 ‘최고의 위로’였다.
“얼마 전 상황의 답답함에 힘들었을 때가 있었어요. 그때 5년 동안 끊임없이 응원해준 2분의 팬이 있는데 내가 우울해 보였는지 ‘힘내라’는 응원의 쪽지를 보내주셨어요. 큰 활동을 하지 않아도 항상 ‘내 가수’라고 생각하고 응원을 하고 있으니 조급해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는데 정말 큰 위안을 받았어요. 그래서 ‘정말 고맙다. 꼭 음악으로 보답을 해주겠다’고 답장까지 보내기도 했어요. 그렇게 아직 날 기억해주는 팬들과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싶어요”
온종일 노래 연습을 한 뒤에도 또 노래방을 찾는 송하예에게 노래란 “삶의 모든 것”이다. 진짜 좋아하는 것에 대한 고민 끝에 나온 답은 ‘노래’ 뿐이었다. 그렇기에 2019년 송하예의 각오는 “늘 하던 대로”다.
송하예는 “내가 지금까지 가지고 왔던 음악에 대한 의지와 꿈을 향해 계속 노력할 생각이다. 상황이 잘 풀린다고 자만하지도 핞고 그냥 지금처럼 하면 잘 될 거라는 믿음이 있다. 새 소속사에서 여러 가지를 챙겨주시니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끝으로 송하예가 생각하는 ‘잘 됨’이 무엇인지 묻자, 그는 “콘서트”라고 답했다.
“한 번도 개인 콘서트를 해본 적이 없는데 올해 인지도를 많이 쌓아서 내 이름을 건 콘서트를 열어보고 싶어요. 리메이크를 많이 해왔는데 콘서트에서 선배님들 명곡을 모아서 메들리로 구성해 부르면 재미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아직 ‘떼창’을 경험해 보진 못했는데 관객이 불러주는 내 노래를 상상하곤 해요. 내가 꼭 이루고 싶은 버킷 리스트인 만큼 그런 상황이 일어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활동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