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남우정 기자] 장재현 감독이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뚝심을 지켰다.
20일 개봉하는 ‘사바하’는 신흥종교 비리를 찾아내는 종교문제연구소의 박목사(이정재)가 사슴동산이라는 신흥 단체를 조사하면서 의문의 인물과 사건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검은 사제들’에서 천주교 사제를 주인공으로 한국의 오컬트 장르를 개척한 장재현 감독은 이번에도 종교를 전면에 내세우는 뚝심을 보여준다.
■ Strength (강점)
‘사바하’는 공포보단 종교적 색채가 강한 스릴러에 가깝다. 스토리 전개가 중심이다. 박목사가 쫓는 사슴동산을 조사하면서 미스터리가 쌓이고 그걸 추리하면서 진실을 찾게 된다. 박목사는 관객들을 이야기에 몰입되게 만드는 안내자 역할이나 마찬가지다. 촘촘하게 짜여진 세계관을 바탕으로 진실을 찾아가니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극에 빠지게 된다.
자신만의 장르를 구축한 장재현 감독은 ‘사바하’에선 불교와 기독교를 바탕으로 다양한 종교 색채를 드러냈다. 모든 종교가 가지고 있는 절대적 믿음에 대한 물음을 장재현 감독은 박목사의 입을 통해 관객들에게 던진다. ‘신은 어디 있는가’ 누구나 품어왔을 질문을 노골적이지 않게 세련되게 묻는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 순간부터 신의 존재에 대해서 곱씹을 수밖에 없다.
이야기보다 튀지 않지만 배우들은 그 적정선을 찾으며 열연을 펼쳤다. 이정재는 전형적인 목사 캐릭터에서 벗어나 관찰자이면서도 영화의 무거운 분위기를 조금은 상쇄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미스터리한 인물이 정나한을 연기한 박정민은 등장할 때마다 극에 긴장감을 준다. 금화 역으로 나온 이재인은 1인2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사바하’의 발견으로 기억될 듯하다.
■ Weakness(약점)
‘검은 사제들’을 기대하고 극장을 찾은 관객이라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 ‘사바하’는 오컬트 영화라고 보긴 어렵다. 음습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을 뿐이지 공포 요소는 적다. 종교 색채가 강한 영화이다 보니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도 크다. 종교 교리에 대해 깊게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소재 자체가 주는 벽이 있다.
긴 러닝타임도 발목을 잡는다. ‘사바하’는 초반부부터 공포스러운 분위기와 사슴동산에 대한 궁금증으로 관객들을 잘 끌고 가는데 중반부부터 삐걱하기 시작한다. 진실 찾기 과정이 지속되다 보니 지루하기도 하다. 막판 진실이 밝혀지기까지의 여정이 꽤 길다.
■ Opportunity (기회)
최근 개봉작은 물론 한국 영화에서도 이런 장르의 영화를 만나보기 쉽지 않다. 관객들의 새로운 니즈를 충족시켜줄 요소가 충분하다. 현재 극장가는 코미디가 강세였기 때문에 ‘사바하’의 존재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 Threat(위협)
역시나 가장 강력한 상대는 ‘극한직업’이다. 아직까지도 상위권에 위치하며 개봉작들을 떨게 하고 있다. 한 주 뒷면 역사극인 ‘자전차왕 엄복동’ ‘항거: 유관순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어 ‘사바하’ 입장에선 빠른 선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