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뷰어스=손예지 기자] 종합선물세트 같은 복합장르물을 예고한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과연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tvN 새 월화드라마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연출 김병수, 극본 양진아)은 상대의 비밀을 읽어내는 초능력자 이안(박진영)과 마음 속에 비밀을 품고 사는 윤재인(신예은)의 이야기다. 악연으로 얽혔던 고등학생 이안과 윤재인이 각각 경찰지망생과 수습경찰로 성장, 사건 수사에 의기투합하며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이런 가운데 5일 오후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에서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김병수 PD와 배우 박진영(갓세븐 진영)·신예은·김권·김다솜이 참석해 작품과 캐릭터를 소개했다.
MBC ‘별순검’ 시리즈부터 OCN ‘뱀파이어 검사’ tvN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 아홉 번의 시간 여행’ 등 인기 장르물의 연출자로 실력을 인정받은 김병수 PD는 “내가 여태 만든 드라마들이 종합선물세트라고 불리는데, ‘사이코메트리 그녀석’도 로맨스와 장르물이 결합됐다”고 운을 뗐다. 김 PD는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은 19세의 풋풋한 두 남녀가 성장해가는 드라마”라고 정의하는 동시에 “초반부터 8~9회까지는 로맨틱 코미디에 장르물을 섞었고, 이후부터 멜로로 갔다가 뒤로 갈수록 어두워진다”고 예고했다. 이에 “인물들의 관계를 놓치지 않고 봐야 한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은 이미 5년 전에 6회 정도의 대본이 나온 상태였습니다. 너스레를 떨자면 ‘그녀석’을 못 찾다가 이번에 찾은 거죠(김병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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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PD가 5년 만에 만난 ‘그녀석’은 박진영이다. 아이돌 그룹 갓세븐의 보컬인 동시에 연기 활동을 병행해온 만능 엔터테이너다. 김 PD는 “요즘 20대 초반의 배우들 기근 현상이지 않나. 새로운 얼굴을 찾는 와중에 박진영 씨가 눈에 띄었다”며 특히 JTBC ‘사랑하는 은동아’에서 그의 연기를 인상깊게 봤다고 전했다.
박진영이 연기하게 된 이안은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가졌다. 사이코메트리란 신체를 접촉하면 해당 인물과 물건이 가진 강렬한 기억의 잔상을 읽어내는 힘을 뜻한다. 이에 극 중 이안은 대한민국 최초의 공식 사이코메트리스트를 꿈꾼다. 하지만 원대한 포부와 달리 실력이 아직 초보자에 머물러 있는 탓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건사고를 달고 다닌다. “설정 자체가 너무 특별하기에 오히려 과장된 연기가 나올 것 같았다”던 박진영은 “이안이라는 캐릭터에게는 초능력이 생긴지 10년이 지난 상태이므로 이를 버릇이라고 생각하고 표현했다. 덕분에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1년 정도 만에 연기를 하게 됐는데 예전처럼 짧은 극이 아니라 16회의 긴 호흡을 끌고 가는 역할은 처음이라 빨리 감을 잡을 수 있을지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PD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PD님의 코멘트를 따라가다 보니 언젠가부터 감을 잡기 시작했죠. 또 이안은 내가 지금껏 연기한 캐릭터와 다르게 호흡과 톤이 올라가 있는 터라 표현법을 고민했는데, 이 또한 PD님과의 대화와 연구를 거쳐 자연스러운 길을 찾았고요. 지금은 제작진에 대한 믿음이 생겼고, 덕분에 걱정이 자신감으로 바뀌었어요. 대본에 있는대로만 표현을 잘 하면 될 것 같네요(박진영)”
박진영과 호흡을 맞출 상대 배우로는 신예은이 캐스팅됐다. 지난해 웹드라마 ‘에이틴’에서 열연한 덕분에 청소년 시청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신예다. 신예은을 잘 몰랐다는 김 PD는 “여자 배우 20명 정도와 1대1 오디션을 봤는데, 윤재인이란 캐릭터와 매칭되는 배우를 못 찾았다. 그런 반면 신예은과의 첫 만남에서 느낌이 좋아 바로 대본 리딩을 해보고 세 번 정도의 오디션을 거쳐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이에 신예은은 “좋은 작품에 함께할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다. 믿고 맡겨주신 만큼 책임감 갖고 잘 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는 포부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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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에는 검사 강성모 역의 김권, 경찰 은지수 역의 김다솜도 출연한다. 김 PD는 두 배우 모두 “전작들에서 가능성을 봤다”며 캐스팅 계기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그간 변호사·의사·경찰은 맡아봤지만 검사 역할은 처음이라던 김권은 “맡은 역할이 특수부 검사인만큼 성향이나 심리를 고려해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김다솜 역시 “경찰에 대한 지식이 많이 없이 접근하는 게 실례가 될 것 같아 실제 경찰과 인터뷰를 했다”며 “극 중 캐릭터와 같은 배경을 지닌 경찰을 수소문해 만났다. 여자 경찰의 주요 업무부터 어떤 과정을 거쳐 수사하는지 등을 들었다. 또 SNS에 ‘#경찰’ 등을 검색해서 경찰들이 어떤 일상을 사는지도 많이 염탐했다. 굉장히 멋지고 스타일리시한 분들이 많았다. 사실적으로 연기하고 싶어 다방면으로 알아봤다”고 그간 기울인 노력을 떠올렸다.
이처럼 요즘 ‘핫’한 배우들이 총출동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최근 JTBC ‘스카이(SKY)캐슬’로 스타덤에 오른 조병규가 극 중 김권의 아역으로 추가 투입되기도 했다. 애초 해당 역할을 맡았던 배우 정유안이 불미스러운 일로 하차한 탓이다. 당시에 대해 김 PD는 “어린 성모 역 촬영이 100% 끝난 상태였다. 과거와 연결돼 중요한 장면도 있었다”며 정유안 사건이 알려진 뒤 “왜 하필 나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러나 이내 “내 의지로 생긴 일이 아니지 않나.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조병규 씨는 초기 캐스팅 단계에서 비슷한 나이의 여러 배우를 찾아보면서부터 눈여겨 봤던 친구였다. 그 때에는 스케줄이 맞지 않았는데 이번에 ‘스카이캐슬’이 끝나면서 일정이 맞아 함께하게 됐다”고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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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에 첫 대본이 나온 만큼 시간이 흐른 뒤 다시 꺼내보니 헌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렇기에 원래는 에피소드 위주의 구성이었던 반면, 지금은 한 사건에 중점을 두는 식으로 대본을 바꿨죠. (시간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어려운 지점이긴 합니다만, 대본이라는 기본기와 TV라는 매체의 활용에 충실하고자 해요 장르물을 기대하고 있는 팬들도 많을 텐데 드라마 초반은 시청자들이 피곤해하지 않았으면 싶은 마음에 분위기를 조금 가볍게 했습니다. 그러다가 (시청자들이) 이야기에 집중하는 시점부터 장르적인 요소를 풀어나가지 않을까 싶네요(김 PD)”
김 PD는 특히 ‘사이코메트리 그녀석’가 전작 ‘왕이 된 남자’의 흥행을 이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관해 묻자 “‘왕이 된 남자’가 너무 잘 만든 드라마라 나도 보면서 ‘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도 “비겁하게 이야기하자면 시청률은 신의 영역”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 한편 “‘사이코메트리 그녀석’만의 강점을 꼽자면, 풋풋한 드라마라는 데 있다”며 “또 이야기 곳곳에 메타포들을 심어놨다. 나중에 ‘이런 것이었구나’ 깨달으며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어 기대치를 높였다.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은 오늘(5일) 오후 9시 30분 스페셜 방송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첫 접촉’을 통해 시청자들을 먼저 만나며, 1회는 오는 11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