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방송화면)
[뷰어스=장수정 기자] 안방극장에 히어로 열풍이 불고 있다.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을 비롯해 ‘열혈사제’ ‘더 뱅커’등 유쾌한 히어로들의 활약이 일주일 내내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최근 방송을 시작한 MBC 월화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은 갑질에 고통받는 ‘을 중의 을’ 노동자를 위해 나선 근로감독관 조장풍(김동욱)의 활약을 담은 드라마다. 수, 목요일 밤을 담당하는 ‘더 뱅커’는 대기발령 1순위였던 지점장 노대호(김상중)가 본점의 감사로 등장, 조직의 부정부패 사건들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렸다.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는 도시 비리 척결을 위해 뭉친 다혈질 가톨릭 사제 김해일(김남길)과 바보 형사 구대영(김성균), 검사 박경선(이하늬) 등 ‘구담 어벤져스’의 활약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힘센 여자 도봉순’ ‘김과장’ 등 이른바 한국형 히어로들이 활약하는 드라마들은 그간 종종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듯 일주일 내내 안방극장을 차지한 경우는 이례적인 일이다. ‘열혈사제’는 시청률 20%를 넘나들며 화제를 모으고 있고,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역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순항 중이다. 새로운 장르로 취급되던 히어로 드라마가 대세 장르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세 드라마의 공통점은 평범한 인물들이 소시민을 대변해 활약한다는 점이다. 현실 판타지라는, 판타지 장르를 변주한 이 드라마들은 부조리한 현실을 통해 분노를 자아내지만, 때로는 주인공들의 액션이나 촌철살인 한방으로 시원함을 선사한다. 특별한 인물이 위기 끝에 성장에 도달하는 영웅 서사의 구조를 따르되 공무원부터 신부, 은행원 등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직업을 내세워 현실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는 시청자들과의 몰입을 도와 후반부 주인공 활약의 쾌감을 극대화하게 된다.
블랙 코미디라는 장르 역시 드라마의 의미와 적절하게 맞물린다. 세 드라마가 부정부패가 만연한 사회를 다룬 만큼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어둡지만, 주인공들의 능청스러운 활약이 시청자들의 작품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웃음 안에 녹아있는 우리네 현실이 주는 씁쓸함이 드라마의 깊이를 자연스럽게 더하기도 한다. 여기에 세 드라마가 현실을 비꼬는 풍자적 성격의 짧은 에피소드를 적극 차용한다는 점 역시 시청자들의 쉬운 유입을 이끈다. 특히 ‘더 뱅커’의 채용비리,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속 운전자 폭행 등 기시감을 주는 현실적인 일화가 화제성을 높였다. 이처럼 ‘공감대’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는 만큼 히어로들의 활약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