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방송화면)
[뷰어스=문다영 기자] 제 55회 백상예술대상은 어느 시상식보다 배우들이 빛난 시상식으로 기록될 것 같다. TV부문 대상을 받고 관록의 연기력으로 명대사를 읊던 김혜자의 감동부터 처음 마주했을 연극 배우의 한마디에 울어버린 진선규까지, 배우들의 맨 얼굴이 어느 때보다 집중된 시상식이었다.
근로자의 날이었던 지난 1일, 서울 코엑스 D홀에서 열린 제 55회 백상예술대상은 풍성한 잔치, 그 자체였다. 시상부문이 전년도보다 늘면서 지루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 공백은 배우들이 채웠다. 여느 시상식보다도 배우들의 진심어린 리액션이 눈길을 끌었다.
■ 유독 눈물 많았던 2019 백상예술대상
배우들의 눈물은 보통 자신의 수상소감에서 터져 나오지만 이날은 객석에 앉은 배우들의 눈에서도 눈물이 터져 나왔다. 이날 김혜자가 대상 수상 소감에서 꼬깃꼬깃 접어온 대본을 펼쳐들고 읽어내려간 극중 대사에 김혜수, 염정아, 한지민 등 수많은 여배우들이 눈물을 훔쳤다.
그런가 하면 한지민은 함께 영화 ‘미쓰백’에서 열연한 권소현이 조연상을 받자 눈물을 펑펑 쏟았다. 권소현은 “조금 낯선 배우 권소현이라고 한다. 아무런 준비없이 즐겁게 왔는데 받고 싶었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전했지만 한지민은 객석에서 이를 바라보며 눈물을 쏟아 권소현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모습으로 뭉클함을 전했다. 한지민이 ‘미쓰백’으로 최우수연기상을 받았을 때는 진심어린 수상소감에 김혜수와 김혜자가 덩달아 눈물짓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조명받을 기회가 적은 연극인의 수상에서는 특히 스타들이 갖가지 반응을 보이며 진심어린 축하를 보내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이날 18년만에 부활한 연극상은 ‘액트리스원:국민로봇배우1호’ 배우 성수연이 받았다. 무대에 오른 그는 사실 시상식에 오는 것을 망설였다면서 “혹여 연극을 본 관객이 이 무대에서 저를 본다면 잠깐이나마 즐거운 시간이지 않을까 싶어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믿기지 않는 듯 드문드문 말을 멈췄고, 그 사이 카메라에 비춰진 배우들의 얼굴은 무척 인상 깊었다. 정우성은 애틋한 미소를 지으며 말없이 응원을 보내는 모습이었고, 이병헌과 김민정도 미소와 박수로 그를 응원했다. 특히 오랜 무명 기간을 거쳐 스타 반열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배우 진선규는 성수연의 수상소감에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JTBC 방송화면)
■ 영화인들의 남다른 우정
이날 영화인들끼리의 남다른 우정과 끈끈한 동지애도 빛을 발했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브로맨스를 자랑한 조승우 이병헌는 여전한 우정을 과시했다. 이날 TV부문 최우수연기상 시상에 나선 조승우는 수상자를 호명하는 순간 “이 분의 이름을 제가 부를 수 있어서 좋다”면서 진심어린 축하를 건넸다. 그 주인공은 이병헌. 이병헌도 무대에 올라 “오늘 조승우에게 문자가 왔다. 이 자리에 온 줄 몰랐는데 조승우가 최우수연기상 시상을 하게 됐다면서 ‘형 이름을 부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받게 됐다”고 둘 사이에 오간 다정한 대화를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이날 영화부문 최우수연기상 시상자로 나선 김윤석도 빛났다. 그는 동고동락했던 이성민이 영화부문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자 두 팔을 한껏 펼쳐 이성민을 안아주는 모습으로 훈훈한 우정을 자랑했다. 그런가 하면 최우수연기상 수상자 한지민이 시원하게 자신을 호명해준 김윤석의 미담을 전해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한지민은 수상소감 도중 ‘미쓰백’이 상영관 확보 문제로 곤혹스러웠을 때를 떠올리며 “당시 김윤석 선배님이 다른 영화를 홍보하는 자리에서 ‘미쓰백’도 많이 봐달라는 말씀을 하시는 걸 봤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김윤석에 진심으로 고마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