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언제나 아동입니다”
국제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의 오준 이사장이 아동에 대한 전쟁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17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이브더칠드런 창립 100주년 기념 행사에서다.
오준 이사장은 “세이브더칠드런이 올해로 정확히 100주년을 맞았다. 제 1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영국의 한 여성이 당시 영국의 적국이었던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아동을 도와야 한다고 나선 것이 세이브더칠드런의 시작이다. 아동이라면 국적, 피부색, 종교, 그 무엇도 따지지 말고 도와야 한다는 인도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시작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세계 여러 곳에서 아동들이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다. 현재 4억2000만명의 아동이 이런 분쟁지역에 살고 있다. 이는 전세계 아동 숫자의 5분의 1이다. 여기에 사는 아동들은 폭발물로 목숨을 잃거나 치명적인 부상을 입을 뿐아니라 성폭행과 납치의 대상이 되고 학교와 병원이 파괴되는 등 엄청난 삶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참담한 현실을 설명하며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언제나 아동이다. 모든 아동은 우리 인류의 미래 세대다. 전쟁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해야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의무”라고 호소했다.
끝으로 오준 이사장은 “세이브더칠드런은 전쟁으로부터 아이를 구해야한다는 100년 전 정신으로 돌아가 아동에 대한 전쟁을 멈추기 위해 분쟁지역 아동보호를 위한 ‘Stop the war on children’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전시에 와서 의미있는 활동에 동참해주시고 아이들이 전쟁의 상처 속에서도 배움을 통해 어떻게 희망과 꿈을 지켜나가는지 확인해 보시기를 바란다”고 대중의 참여를 부탁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날 특별 전시회 오픈과 함께 글로벌 캠페인 ‘아동에 대한 전쟁을 멈춰라(Stop the war on children)’의 시작을 알렸다. 사진전은 분쟁지역에서 아동이 희생되는 참상을 고발하고, 실제 전쟁을 겪은 시리아와 로힝야 아동 난민들이 교육으로 희망을 찾는 사진들로 꾸며졌다.
전시에 참여하면 세이브더칠드런 100년의 역사와 ‘모자뜨기’로 잘 알려진 세이브더칠드런의 신생아살리기 캠페인 등 대표 활동도 체험할 수 있다. 자녀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코너도 있다.
그 외에 세이브더칠드런이 국내에서 아동 인식 개선을 위해 진행해온 ‘그리다. 100가지 말상처’ 전시도 청계광장에 전시돼 있다. ‘그리다. 100가지 말상처’는 아이에게 상처가 되는 말 100가지를 골라 아이들에게 그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을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 전시회다. 만 3세부터 만 16세까지 297명의 아동이 참여해 그림을 그렸고 그 중 100점의 그림을 골라 전시했다.
또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번 캠페인의 일환으로 ‘안전한 학교 만들기(Safe School Declaration·SSD)’ 활동도 추진한다. 분쟁 상황에서 민간인과 아동을 보호할 수 있도록 각국 정부에게 ‘교육 시설에 대한 군사 행동 금지’를 요구하는 활동이다.
프랑스·독일·영국 등 주요 선진국, 예멘 등 분쟁당사국을 비롯해 전세계 87개국이 서명했으나 아직 한국 정부는 서명하지 않은 상황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스페인에서 열리는 ‘SSD 국제 컨퍼런스’에서 미서명 국가의 참여를 촉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오준 이사장은 “한국의 서명을 받기 위해 지속적으로 요청을 하고 있는데 이번 스페인에서 하는 국제 회의를 계기로 한국 정부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이 세이브더칠드런이 하고 있는 노력이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창립 100주년 기념 특별 사진전 ‘전쟁과 아동’은 오는 오는 21일까지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