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생성한 AI 기본법 이미지. (사진=챗GPT)

오는 22일 시행되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이 산업 진흥과 최소 규제를 내세운 한국형 AI 거버넌스의 출발점으로 떠올랐다. 다만 법의 구체성과 적용 범위를 둘러싼 쟁점도 과제로 남아있다는 평가다.

9일 업계에 따르면 AI 기본법은 인공지능(AI) 산업 지원의 법적 근거를 포괄적으로 담은 국내법으로, 규제보다 진흥에 무게를 두고 향후 국가 AI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AI 기본법의 가장 큰 의의는 지금까지 모호했던 AI 용어를 확립했다는 데 있다. 이 법은 '고영향 인공지능'을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AI 시스템으로 정의했다. 각각 ▲보건의료 ▲금융 ▲공공 안전 등 '고영향 AI'가 영향을 미치는 11개 분야를 명시했으며, 사용 영역, 기본권에 대한 위험의 영향·중대성·빈도 등을 고려해 판단 기준을 달리한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사업자'에 대해서도 구분을 지었다. '인공지능 사업자'는 AI 시스템을 개발·제공하는 사업자뿐만 아니라, AI를 활용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까지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AI 산업의 모든 참여자가 함께 생태계를 키우는 의무를 명시했다.

신뢰·윤리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는 '인공지능 사업자'의 투명성과 책임 의무를 담았다. 생성형 AI나 '고영향 AI'를 활용한 서비스에 대해 AI 워터마크 삽입 등 투명성 확보 의무를 사업자에게 부과하는 식이다. 특히 '고영향AI'의 경우 별도의 영향 평가와 안전성 확보, 위험 관리 방안 수립 등 책임 체계를 한층 강화했다.

향후 연구·개발(R&D)과 학습용 데이터 구축, 전문인력 양성, AI 집적 인프라 조성 등 모든 지원책은 이 같은 기반 위에 이뤄진다. 정부는 산업 육성에 앞서 법적 근거를 명확히 마련하고, 3년마다 수립하는 AI 기본 계획에 따라 민간 투자·기술 개발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법 시행에 맞춰 국가 인공지능 컨트롤타워도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로 격상·개편된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인 국가AI전략위는 부처별로 흩어져 있던 데이터 구축, 창업·투자 지원, 인력 양성, 안전 연구소 운영 등을 한데 묶어 조정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향후 위원회는 세부 시행령·가이드라인을 조율하는 한편, 업계·시민사회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로 기능할 예정이다.

다만 투명성·안전성 의무의 구체적 기준, '고영향 AI'의 범위와 책임 주체 등의 주요 쟁점을 시행령·가이드라인에 위임한 점은 과제로 남아 있다. 자칫하면 AI 기본법이 진흥 대신 포괄적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AI는 학습 단계부터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게 되고, 이는 개인정보 처리, 데이터의 저작권, 알고리즘의 공정성 등 수많은 권리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따라서 문제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여러 영역을 함께 조율하는 조정 메커니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는 법 시행 초기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요 의무 위반에 대한 과태료 부과를 최소 1년 이상 유예하고, 필요 시 해외 규범·기술 발전 속도에 따라 유예 연장을 검토한다. 여기에 산업계, 시민단체, 학계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AI 기본법 제도개선 연구반을 구성, 제도 보완에 주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