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춘천여성민우회
춘천미술관에서 성차별적인 내용의 작품을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전시 주최 측인 춘천미술관이 해당 작품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춘천미술관에서 지난 6월21일부터 전시 중인 ‘2019 세대교감전 카툰으로 본 세상’ 전시에는 심민섭 작가의 ‘남자들이 이젠... 힘들다’라는 제목의 만평이 소개됐다.
작품에는 임산부석을 보면서 한 남성이 “임신 시킨 남자 좌석”이라고 적힌 파란색 좌석을 보며 “임신 시키기가 얼마나 힘든데...”라고 말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심 작가는 작품설명을 통해 “남자들의 정자가 힘없는 세상이 됐다”며 “남자가 여자를 임신시키려면 각고가 큰 세상이 돼버렸다. 재미 한번 보고 임신이 되는 세상이 아니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여자 하나 꼬시기엔 동물의 세계에서 수컷이 피땀 흘리는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그래도 옛날보다 여자가 살기 좋은 세상에서 이젠 남자들에 대한 배려심도 있어야겠다”고 적었다.
이 작품은 지난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퍼지면서 ‘시대착오적인 작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춘천여성회, 춘천여성민우회 등 13개 단체는 이날 오후 성명서를 내고 해당 작품에 대해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조롱과 함께 남성을 비이성적인 존재로 부각시킨 것도 지적해야 하는 부분”이며 “‘재미 한번 보고 임신이 되는’ 이라는 설명 부분은 강간·성폭력의 의도도 보이는 부분이라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평등시대에 역행하는 한국미술협회 춘천지부의 즉각적인 전시 철수와 춘천시문화재단의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미술협회 춘천지부는 “‘세대교감 – 카툰으로 본 세상’ 전시와 관련해 문제를 유발시킨 작품을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작품의 작가는 지난 6월 28일 열린 ‘작가와의 대화 시간’에 작품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했으며, 당시 참석한 많은 시민과 학생들과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다만 작품설명이 남녀에 대한 직설적 화법으로 쓰여진 것이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7월 2일 이사회의를 통해 작품을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춘천지부는 “예술가의 창작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작가는 표현의 자유와 함께 관객의 시선 또한 신중히 고려해 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전시긱회에 있어서 신중한 자세로 임하며, 관객에게 좋은 전시를 보여드리겠다”며 끝을 맺었다.
한편 춘천시문화재단은 논란이 되자 이사장 명의로 공식입장을 내고 “이번 전시와 관련해 성인지 감수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작품으로 인해 다수 관람객들의 불쾌감을 유발한 작품전시가 있었음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