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OCN
서강준이 배우로서 자신의 틀을 깨고 있다. 그저 잘생기고 매력적인 틀을 벗어나 인간이 갖고 있는 다양한 내면을 자연스럽게 표현 중이다. 국내 탑클래스 레벨 배우인 한석규나 김현주를 비롯해 잔뼈가 굵은 연기자들 사이에서도 유독 빛나고 있다. OCN 새 토일드라마 ‘왓쳐’ 속 김영군이 된 서강준은 ‘배우’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김영군은 어릴 적 형사인 아버지가 어머니를 죽인 충격적인 사건을 직접 목격했을 뿐 아니라 이후 아무도 예상하기 힘든 깊은 삶을 살아온 인물로 그려진다. 아버지의 울타리에서 벗어날 만도 한데 그가 택한 직업은 경찰이다. 신호위반 후 의심스러운 행동을 보인 손병길(정민성 분)을 쫒다 감찰4반 반장 도치광(한석규 분), 광역수사대 반장 정해룡(허성태 분), 과거 아버지 사건의 담당 검사이자 현재는 범죄자 전문 변호사인 한태주(김현주 분)와 얽힌다.
심리 스릴러를 표방하는 이 드라마는 베일에 감춰진 듯 속을 알 수 없는 인물간의 심리전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공 넘치는 캐릭터 설정이 관건인데, 서강준은 속을 알 수 없으면서도 열혈 형사에다가 민첩함까지 갖춘 김영군을 만들어내고 있다. 아울러 상대 배우에 따라 달라지는 감성을 자연스럽게 표현 중이다.
먼저 1화에서 광역수사대로부터 조사를 받을 때 김강욱(이재윤 분)과 조사 장면에서 껄렁거리고 까부는 모습에서는 뱀 같은 날렵함을 드러냈고, 김강욱과 대거리를 하는 장면에서는 강력한 기운을 뿜어냈다. 손병길의 딸 아름을 만났을 때는 한 없이 착하고 선한 청년이었고, 감찰반 도치광 앞에서는 속을 감추면서 방어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2화에서 손병길을 다그칠 때는 강한 분노를, 한태주 앞에서는 일종의 복수심을 표현했다. 자신의 아버지를 거론하며 속을 건드리는 정해룡 앞에서 역시 폭발적인 힘으로 시선을 끌었다.
선함과 자유분방함, 젊은 혈기 속에서 깊은 내공에 아울러 강한 분노까지, 서강준은 인간이 갖고 있는 보편적인 감성을 조금도 흔들림 없이 표현했다. 강렬한 감성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감정의 과잉이 있기 마련인데, 서강준은 중요 포인트가 되는 순간 절제를 통해 ‘왓쳐’의 리얼리티를 높이고 있다.
사진=뷰어스 DB
그저 잘생기고 매력적인 배우로만 평가받던 서강준은 지난해 KBS2 ‘너도 인간이니?’와 JTBC ‘제3의 매력’을 통해 큰 주목을 받았다. ‘너도 인간이니?’에서 인공지능로봇 남신Ⅲ과 인간 남신 등 1인 4역의 캐릭터를 수준 높게 표현했으며, ‘제3의 매력’에서는 코미디와 멜로를 버무릴 줄 아는 연기로 일상적이면서도 리얼리티한 현실 연애를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방과 후 복불복’으로 데뷔,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 ‘앙큼한 돌싱녀’ ‘최고의 미래’ ‘치즈 인더 트랩’ ‘안투라지 코리아’까지 제법 굵직한 작품 활동을 했음에도, ‘잘생기고 매력적’인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던 서강준이 불과 수년 사이에 이토록 입체적인 연기를 선보인 데는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라 추측은 어렵지 않다.
선배 한석규와 김현주로부터 장면마다 놓친 감성을 피드백 받으며, 연기력을 보완해나가고 있다고 밝힌바 있는 서강준의 성장은 현재 진행형이다. 단 2회 만에 완벽하게 캐릭터를 구현했을 뿐 아니라 상황마다 잔상을 남기는 서강준의 연기력은 ‘왓쳐’를 기대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주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