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우리집' 스틸
‘우리집’에서는 아이들의 감정과 순수한 시선이 섬세하게 담겨 생동감을 자아낸다. ‘우리들’에 이은 윤가은 감독의 장기가 다시금 빛난 작품이다.
‘우리집’은 누구나 갖고 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숙제 같은 가족의 문제를 풀기 위해 어른들 대신 직접 나선 동네 삼총사의 용기와 찬란한 여정을 담은 영화로, 22일 개봉한다.
■ Strength(강점)
전작 ‘우리들’에서 지나치게 솔직하고, 꾸밈이 없어 오히려 서툰 초등학생들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내 호평 받은 윤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력이 또 한 번 영화를 빛냈다.
자식들 앞에서 소리를 지르며 싸우는 부모님 앞에서 눈치 보며 주눅 드는 하나의 모습이나 보호자가 없어 외롭던 자매가 자신들 앞에 나타난 하나와 빠르게 친해지는 과정, 집주인 앞에서 왠지 모르게 위축되는 자매의 모습 등 아이들이 그때 그 순간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섬세하게 포착돼 생동감을 준다.
또 자식들을 위한다고는 하지만, 그들의 마음 깊숙한 곳까지 들여다 볼 생각은 못하는 어른들의 모습에서는 부끄러움도 느껴진다. 특히 아이들이 원하는 ‘집’의 모습은 어떤지 자연스럽게 체감돼 너무 익숙해서 그냥 지나쳤던 감정들을 되새기게 한다.
■ Weakness(약점)
전작보다 서사의 스케일이 커졌다. 집과 학교를 오가며 초등학생들의 일상을 담은 ‘우리들’과 달리, 이번 영화는 어린 아이들의 가족 구성원들 이야기까지 담겼기 때문이다. 이에 전작보다 감정의 깊이가 얕아졌고, 작위적인 에피소드들도 종종 사용된다.
사진=영화 '우리집' 스틸
지방에 부모를 찾으러 간 사이 우연히 바다를 목격하고, 버려진 캠핑장에서 캠핑을 하는 등 지나치게 동화적인 에피소드가 감동을 반감시킨다.
■ Opportunity(기회)
전작이 남긴 호평 때문에 ‘우리집’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미쓰백’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김시아의 존재도 신뢰감을 준다. 윤 감독은 김시아를 ‘우리집’에 캐스팅 할 때만 해도 ‘미쓰백’이 개봉하기 전이었다며, 오디션에서부터 빛난 그의 연기력을 칭찬했다.
■ Threat(위협)
여름 성수기 대작들이 쟁쟁한 상황에서 다양성 영화가 스크린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변신’부터 ‘광대들: 풍문 조작단’ ‘암전’ 등 한국 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우리집’이 상업 영화와의 경쟁에서 얼마나 입소문을 낼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