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고 성폭행을 당할 뻔 했다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이 여성이 범인으로 지목한 사람은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의 아버지였습니다.
21일 SBS 뉴스는 지난 15일 경기도 포천의 한 펜션에서 20대 여성 A씨가 이같은 일을 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A씨가 사건 직후 경찰에서 마약 간이 검사를 받은 결과,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습니다.
사건 당일 A씨는 3년간 사귀고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의 아버지 김 모씨에게 연락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인 일로 상의할게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A씨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원래 아버지, 어머니랑 같이 해돋이도 보러 가고, 제사 있으면 가서 드리고 그럴 정도 사이여서 (따라갔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가 도착한 곳은 포천의 한 펜션. 김 씨는 A씨에게 줄 선물이 있다고 잠시 눈을 감으라고 요구했는데요.
A씨가 눈을 감은 순간 아픔이 느껴졌습니다. 김 씨가 팔에 주사를 놓은 것이었습니다.
A씨는 "팔을 붙잡고 주사를 놓으려고 해서 만지지 말라면서 반항했다. 저를 못 나가게 하려고 잡아끌어서, 계속 살려달라고 하면서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밖으로 나온 A씨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김 씨는 달아났는데요. 펜션 주인이 당시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펜션 주인은 "들어가자마자 10분도 안 돼 우당탕 나와서 시끄러웠다. 남자는 차를 타고 가버리고 여자가 경찰에 신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SBS 보도에 따르면 A씨의 신속한 신고에도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출동한 경찰이 펜션에서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주사기도 확보하고, 김 씨가 버리고 간 승용차도 찾았는데요.
SBS 측은 "취재가 시작되자 경찰이 뒤늦게 김 씨에 대해 출국금지를 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김 씨가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피해자가 진술했는데도 이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경찰은 SBS에 "20일에 체포·통신영장을 발부받았다. 강제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SBS 뉴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