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데브시스터즈)
‘쿠키런:킹덤(이하 킹덤)’ 인기 덕에 데브시스터즈가 6년 만에 적자에서 탈출했다. 증권업계는 올해 데브시스터즈가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흥행 물살에 주가도 폭등했다. 올 초 1만원대에 불과했던 데브시스터즈 주가는 6일 기준 10만원대에 도달했다. 이례적인 챠트에도 증권업계는 아직 올라갈 공간이 충분하다고 판단한다.
데브시스터즈 성공의 중심에는 MZ세대(1980년대 초 ~ 2000년대 초 출생자)가 있다. 현재 ‘킹덤’ 이용자 중 절반 이상이 20대 이하다. 데브시스터즈는 '30~50대 남성을 공략해야만 성공한다'는 모바일 게임 흥행 공식을 깨고 당당히 승리의 깃발을 거머쥐었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2013년 오리지널 ‘쿠키런’을 출시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매출은 크게 올리지 못했지만 ‘쿠키런:문질문질’, ‘쿠키런:오븐브레이크’ 등 다양한 캐주얼 게임들을 선보이며 쿠키런 IP를 10년 가까이 이어왔다.
이처럼 데브시스터즈는 MZ세대와 발걸음을 함께 해왔다. MZ세대라면 누구나 기억 저 편에 쿠키런이 남아 있을 정도다.
그리고 올 1월 데브시스터즈는 ‘킹덤’을 출시했다. ‘킹덤’은 MZ세대가 갖고 있던 희미한 기억을 끄집어내면서 익숙함과 반가움을 동시에 느끼도록 만들었다.
아울러 MZ세대의 향수도 제대로 자극했다. ‘킹덤’의 장르는 왕국 건설 소셜 네트워크 게임이다. 쿠키런 캐릭터를 육성해 단계별로 미션을 해나갈 뿐만 아니라 나만의 왕국을 만들어 원하는 대로 꾸며나가는 방식이다.
이러한 왕국 꾸미기는 MZ세대의 삶 그 자체였던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와 일맥상통한다. 그 시절 10대·20대들은 배경음악이나 아이템 등을 이용해 각자의 미니홈피를 꾸미는 게 일상이었다. 남들과는 다른 특색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기꺼이 투자하곤 했다.
이 놀이는 ‘킹덤’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싸이월드를 떠난 20·30대들은 ‘킹덤’ 왕국을 꾸미는 팁을 공유하고 전수 받은 팁을 활용해 만든 왕국을 자랑하고 있다. 싸이월드에서 ‘킹덤’으로 플랫폼만 바뀌었을 뿐 알맹이는 크게 다르지 않다.
쿠키런 캐릭터만의 탄탄한 세계관과 스토리도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
MZ세대는 과거 세대에 비해 ‘스토리’, ‘맥락’을 중요시 한다. 유명한 연예인이 등장하면 드라마 내용과 무관하게 흥행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대본이 재밌어야 성공한다. 등장인물만큼이나 작가와 감독의 역량이 주목받는 현상은 MZ세대의 시선과 맞닿아 있다.
‘킹덤’에는 그동안 데브시스터즈가 10년간 이끌어온 쿠키런 IP의 풍부한 세계관이 그대로 담겨있다. 각자의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 서로의 연결고리는 MZ세대의 몰입감을 극대화시켰다.
쿠키런 캐릭터를 활용한 사업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쿠키런:킹덤 아트북’은 글로벌 누적 판매량 1만4000부 이상을 기록했다. 또한 커피 프랜차이즈 엔제리너스와 함께 지난 1일부터 한달 간 판매할 예정이었던 머그잔은 4일만에 모두 소진됐다.
데브시스터즈의 새로운 목표는 지금의 ‘킹덤’ 인기를 유지해 내는 것이다. 과연 ‘킹덤’이 반짝 흥행을 넘어 장기적인 흥행 가도를 달릴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