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왼쪽) 서울시장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서울시의회-서울시 업무협약식에서 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주일 안에 서울 재건축·재개발 규제 확 풀겠습니다"
오세훈 시장의 당선 이후 일주일은 생각보다 조용히 흘러갔다.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던 오 시장의 말이니 당연한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언제인가는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공약의 핵심으로 재건축 규제 완화를 내 건 오 시장인 만큼 손바닥 뒤집듯 자신의 공약을 없던 일로 만들 수도 없다.
그러나 재건축 규제를 풀겠다는 오 시장의 선언은 결국 서울 재건축 단지내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 이는 오 시장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의 신속성을 강조했던 오 시장도 한발 물러섰다. 오 시장은 한 방송에 출연해 "사실 '1주일 내 시동을 걸겠다'고 한 말은 의지의 표현"이라고 자신의 진의를 알렸다.
그러면서 "요즘 일부 지역에서 거래가 과열되는 현상도 나타나서 신속하지만 신중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속과 신중이라는 단어는 언뜻 양립할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신중하게 상황을 살핀 뒤 결정적인 순간에는 빠르게 결단을 내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되지만 부동산 문제가 그만큼 풀기 어려운 숙제라는 의미로도 느껴진다.
부동산 민심에 힘입어 당선된 오 시장이지만 부동산 정책으로 자칫 애써 얻은 민심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답은 결국 방향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공공과 민간 개발이 양자 택일의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어느 한 방향으로 치닫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오 시장의 부동산 정책도 결국은 신속과 신중 그 극단으로 치닫기 보다는 양립할 수 없을 두 단어에 합의점을 찾는 방향으로 가야할 일이다. 단기필마인 오 시장의 상황을 고려하면 합의라는 단어는 더욱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