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에 LH가 공급하는 공공전세주택 내부 모습 (사진=LH)
"고심 끝에 해경을 해체하겠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참사 당시 꼬리자르기 식으로 해양경찰청을 해체했다. 해양경찰청은 결국 해양경비안전본부로 이름을 바꿨고 해당 발언의 파장은 컸다. 해경이 단독범으로 몰리고 해경에 몸담았던 이들은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LH 해체가 오르내린다.
최근 논의가 이뤄진 정부의 해체에 준하는 LH 혁신안은 자회사·모회사 분리 구조가 골자다. 그러나 정부의 혁신안을 두고 여당 의원들의 반발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 LH에서 하던 공익적인 사업은 누가 할 것이며 저렴한 주택 공급은 누가 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LH가 막대한 적자를 보면서도 했던 사업들은 주거 약자들을 위해서였다. 별다른 대안 없이 LH의 해체를 위한 해체에 피해를 보는 것은 주거 약자로 분류되는 청년들이다. 당연히 최근 사태로 LH의 공급 계획이 지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자리 관련 문제도 청년들에게 불안감을 준다.
당장 LH 내에 젊은 직원들은 '비리를 저지른 것은 높으신 분들인데 왜 투기와 관련도 없는 우리가 비난과 멸시의 대상이 돼야 하냐'며 억울함을 드러낸다. 입사를 위해 쉼없이 달려왔던 지난 날이 선배들의 투기로 먹칠을 당하고 만 셈이다. 젊은 직원들은 느닷없이 들어닥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막막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LH 사태로 인한 공채 중단도 걱정거리다. LH는 최근 경력은 물론이고 신입 공채를 무기한 연기했다. 입사를 준비한 경남 지역 청년들을 중심으로 허탈하다는 반응도 들려온다.
현재까지 나온 LH 해체 수준의 논의를 봤을 때 신규 채용 인원 감축 우려는 계속해서 나올 수밖에 없다. 여러 이유로 공공기관의 일자리 확충에 대해 부정적인 이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청년들에게는 구직 기회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
결국 주거와 일자리 측면 모두에서 청년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속한 LH 혁신은 필요하겠으나 졸속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그저 해체만을 위한 해체에 피해를 입는 것은 청년들임을 상기해야 한다. LH 해체가 청년들의 비극이 돼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