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게임업계를 향한 여론이 사납다. 연초 여러 과금이슈로 크게 홍역을 치른 뒤 점차 이용자들이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최근 실적부진에 대해서도 별로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게임사와 이용자 사이의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넥슨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이슈를 시작으로 과금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후 ‘마비노기’, ‘페이트그랜드오더’ 등 이용자와 소통하지 않는 제작진에 불만을 품은 이용자들이 트럭시위까지 불사하며 의견 표출에 나섰다.
뒤이어 엔씨소프트의 대표게임인 ‘리니지M’도 콘텐츠를 업데이트 이전으로 되돌리는 롤백을 실시해 논란이 일었다. 일부 이용자들에게 피해보상을 실시했지만 이해할 수 없는 운영방식으로 이용자들의 분노만 쌓여갔다.
여론이 불거지자 국회까지 나섰다. 한 의원은 확률 장사를 통해 부당이득을 얻은 5대 악게임에 대해 조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국내 대표게임사로 불리는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이 모두 포함됐다.
물론 그동안 과금 유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지난해 코로나19 수혜업종 중 하나로 게임업계가 언급되면서 이들을 지켜보는 눈이 더욱 많아졌다.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은 물론 게임을 하지 않는 일반 여론까지 게임업계에 관심를 두기 시작했다.
늘어난 시선에 비해 게임사들이 보인 그동안의 행보는 영 만족스럽지 못했다. 소통을 요구하는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게임 내 과금모델만 구축하기에 급급했다.
특히 엔씨가 몇 달 전 출시한 ‘트릭스터M’은 남은 신뢰 한가닥마저 무너뜨린 사례였다. 트릭스터M은 공개 전부터 과금모델에 대한 우려를 받았으나 엔씨는 리니지식 BM모델과는 다르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하지만 막상 베일을 벗겨보니 기존 과금 방식과 다를 게 없어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와 반대되는 행보로 승승장구하는 게임사도 있다. 바로 스마일게이트다.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는 상대적으로 덜한 과금 유도와 빠른 피드백으로 3년 만에 역주행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꾸준한 콘텐츠 업데이트로 신규 유입자를 계속해서 모으고 있다.
이렇듯 일부 게임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게임사를 향한 여론은 차갑다.
특히 이번 2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그럴만 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어닝쇼크 보도가 이어지자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요즘 게임은 게임이 아니라 도박판 같다”, “더 망해야 정신차린다” 등의 반응이 들끓었다.
게임사는 이용자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한다. 유통업계가 소비자를 잃으면 무너지듯 게임업계도 이용자가 사라지면 존재 의미가 없어진다.
그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 없을 지 모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이전에 남아있는 소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