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판소리 복서' 스틸
‘판소리 복서’는 판소리와 복싱의 신선한 결합이 흥미롭다. 여기에 생소하지만, 의미 있는 목표에 도전하는 이들의 진솔한 감정이 뭉클하다. 소재만큼 전개 방식이 독특해 낯선 느낌을 주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과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의 활약이 웃음을 자아낸다.
‘판소리 복서’는 과거의 실수로 체육관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던 전직 프로복서 병구(엄태구 분)가 자신을 믿어주는 든든한 지원군 민지(이혜리 분)를 만나 잊고 있었던 미완의 꿈 판소리 복싱을 완성하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30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판소리 복서’ 언론시사회에서는 정혁기 감독이 영화에 대해 “과거에 못 이룬 목표,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 분들이 보셨으면 한다. 어린 분들은 병구의 도전과 민지가 함께 꿈을 이뤄가는 모습을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의도를 밝혔다.
판소리와 복싱의 결합을 보여주기 위해 극에 등장하는 판소리의 가사를 직접 쓰기도 했다. 정 감독은 “기본적으로 수궁가를 기본으로 했다. 창을 하시던 명창 분께서 입에 익은 판소리가 있었다. 제가 단어를 다 바꾸면 부르기 힘들다고 하셔서 수궁가의 글자수와 음절을 활용했다. 병구의 감정을 1인칭 시점에서 설명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가사를 바꿨다”라고 했다.
펀치 드렁크 판정을 받고, 미완의 꿈이었던 판소리 복싱에 다시 도전하는 병구 역의 엄태구는 복싱은 물론, 판소리 장단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연습을 해야 했다. 엄태구는 “복싱 코치님이 하루에 5시간씩 개인 레슨을 해주셨다. 장단은 따로 들으면서 이 동작, 저 동작 하면서 연습했다. 주변에 뭐가 더 괜찮은지 물어보면서 완성을 해나갔다”라고 했다.
사진=영화 '판소리 복서' 스틸
복싱을 할 때만큼은 카리스마 넘치지만, 과거 실수에 대한 죄책감을 가진 병구는 평소에는 착하고 어리숙한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엄태구는 “어리숙한 연기가 처음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병구는 또 다른 캐릭터였다. 감독님과 리딩을 하고, 배워나가면서 만들어갔다. 다만 멜로 부분은 이혜리의 연기를 보며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했다.
이혜리가 병구의 꿈을 응원하는 든든한 조력자 민지 역을 맡아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의외의 장구 실력을 뽐내며 병구의 판소리 복싱을 돕기도 한다. 이혜리는 “장구 연습은 영화 들어가기 전부터 2달 정도 연습을 했다. 정말 열심히 한 것 같다. 화면에 잘 치는 모습이 드러났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김희원은 병구의 곁을 든든하게 지키는 체육관 관장 박 관장 역을 맡아 따뜻한 감성을 자아낸다. 김희원은 “억지 코미디가 있지만 신선했다. 너무 많은 볼거리가 있는 것 같아서 재밌게 봤다”고 만족했다. 그러면서 “함께 고생한 기억이 있으면 왜인지 모르게 정이 간다. 나를 보는 것 같은 마음이 들지 않나. 박 관장도 그래서 병구를 무한 신뢰하고, 응원을 하는 것 같다”라고 말해 영화의 따뜻한 감성을 기대케 했다.
‘판소리 복서’는 10월 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