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김명민은 배우로서 해야 할 역할과 책임감을 알고 있었다. 그 무게감이 힘들 때도 있지만, 응원해주는 팬들을 보며 즐겁게 제 역할을 소화 중이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이하 ‘장사리’)에서 학도병들을 이끄는 책임감 있는 리더 이명준 대위를 연기한 김명민은 실제 촬영 현장에서도 맏형 노릇을 해야 했다. 학도병을 연기한 신인 배우들이 유독 많았던 이번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까지 소화하며 중심을 단단하게 잡았다.
“리더이고 싶지 않은데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되고 있다. 연기를 충실히 해야 하는 과제 외에 다른 역할도 있는 것이다. 힘든 상황이 있으면 가서 다독여주고, 독려도 해주고 있다. 이제는 그런 일을 해야 될 위치가 된 것 같다. 후배 배우들이 말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면, 감독님께 대신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이번에 가장 신경을 쓴 것은 맛집 탐방이었다. 지방 촬영이 많았던 ‘장사리’ 촬영 현장에서는 그 지역의 맛집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유일한 흥미 거리였다. 원래 미식가라고 자랑한 김명민은 동료, 후배 배우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소개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며 고생했다.
“미각이 뛰어나서 맛집을 좋아한다. 또 그 맛집을 전파하는 것도 좋아한다. 누가 괜찮은 식당을 물어봤을 때 말을 못해줄까 봐 두렵다. 직접 식당을 방문해 비교 분석해서 동료들을 데리고 간다. 김인권도 많이 데리고 다녔다. 함께 다니면서 결국에는 맛집을 찾아내 학도병들을 데리고 가곤 했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전쟁 영화를 촬영하며 동료 배우들 간에 전우애가 싹트기도 했다. 김명민은 함께 고생한 학도병들의 노고를 칭찬하며 후배 배우들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남자들끼리는 전우애가 있다. 특히 학도병을 연기한 배우들은 진짜 학도병들이 돼있더라. 동병상련을 느끼면서 가까워 진 것 같다. 다른 배우들보다 각별해졌다는 게 느껴지더라.”
함께하는 주변인들을 챙기는 것은 그의 남다른 책임감 때문이다. 김명민은 늘 자신이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을 생각하며 조심 또 조심하고 있었다. 앞서 ‘불멸의 이순신’을 찍으며 만난 팬들에게 크게 감동받은 이후 생긴 사명감이다.
“일개 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영향력이 미치는 파급 효과가 있다면, 그에 상응 할 수 있는 부분은 해내고 싶다. ‘불멸의 이순신’을 찍을 때 소아암 환자와 암투병을 하던 여류 화가께서 드라마를 보고 희망을 얻었다고 하시더라. 그분들이 감사 인사를 하러 찾아오신 적이 있다. 그림집을 보내주시거나 소아암 병동의 어린이들이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힘들어서 외국으로 가려다가 이순신을 연기한 건데, 그때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어느 정도 정립이 되더라.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환원을 하고, 돌려주고 싶다.”
시상식 소감에서 ‘나 자신을 위해 연기하지 않겠다’라는 명언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금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연기하고 있다는 김명민은 배우로서의 성공보다 선한 영향력을 먼저 생각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배우로서 입지를 더 굳히거나 성공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그 전에 책임감이 더 크다. 성공만이 다는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