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 이영종 호의 위상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총자산과 수익성 등 주요 영업지표에서 NH농협생명을 앞질렀다. 보험수익은 상반기 한화생명을 따라잡고 삼성생명에 이은 2위를 달성했다. 올해 초 이영종 대표가 공식화한 ‘톱2 프로젝트’가 수년 후 현실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올해 상반기 기준 총자산 57조2230억원으로 4위 보험사다. 그간 총자산 기준 4위를 지켜왔던 농협생명(53조2810억원)을 넘어섰다. 금융그룹의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KB라이프(29조8290억원)와는 약 2배 차이다.
[사진=신한라이프]
신한라이프가 총자산 기준 업계 4위로 도약한 것은 오렌지라이프와 합병이 주효했다는 안팎의 평가다. 지난 2021년 7월 신한라이프와 오렌지라이프의 총자산은 각각 생보업계 6위와 8위(34조5970억원)였다. 이 합병으로 단숨에 업계 4위로 뛰어올랐다.
이 합병으로 신한라이프는 본격 도약을 시작했다.
신한라이프의 올 상반기 수입보험료(일반계정 기준)는 2조7620억원으로 5위 농협생명(2조80억원)과 거리를 크게 벌렸다. 연납화보험료(APE)도 전년 동기 대비 32.4% 급증했다. 보험손익은 3130억원으로 한화생명(3100억원)을 근소한 차이로 제치며 2위로 올라섰다.
보험계약마진(CSM) 규모는 7조410억원으로 삼성생명(11조9130억원)과 한화생명(10조1170억원)에 이은 3위다. 4위 교보생명(5조2100억원)을 2조원 가량 앞선다. CSM은 보험계약을 통해 보험사가 벌어들일 미래 이익을 현재가치로 평가한 것. 총자산으로는 교보생명에 밀리지만 향후 신한라이프의 성장 가능성이 훨씬 클 것으로 분석되는 배경이다.
비은행 부문을 확대해야 하는 신한금융그룹 내 실적도 주목할 만하다.
신한라이프의 그룹 내 당기순이익 비중은 2021년 말 9.7%에서 올해 상반기 11.9%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 선두인 신한카드의 비중이 19.2%에서 14.0%로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 추세가 지속된다면 비은행 계열사 1위 자리를 넘겨받는 건 시간 문제라는 평가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비즈니스 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전사 영업채널을 혁신하고 보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갈 것"이라며 "또 지속가능한 성장과 우수한 재무건건성에 기반해 가치 중심 경영관리체계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종 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바로 총자산의 확대다.
올 상반기 기준 상위 3개사의 총자산(특별계정 제외)을 살펴보면 삼성생명(239조5430억원), 한화생명(95조7280억원), 교보생명(91조253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신한라이프(51조2610억원)는 3위 교보생명보다 약 40조원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막대한 자산 규모차는 그 자체로 넘기 어려운 벽으로 작용한다. 같은 5%의 수익률을 달성하더라도 자산규모 90조원과 50조원 간에는 운용수익에서만 2조원 차이가 난다. 즉 신한라이프가 한화·교보 등 기존 빅2를 뛰어넘기 위해선 더 많은 수입보험료를 확보해야 한다. 특히 자산운용여력이 큰 종신보험과 저축성보험 등의 비중을 높이는 게 유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올 상반기 신한라이프가 체결한 신계약(일반계정 기준) 중 종신보험과 저축성보험의 합산 비중은 34.0%에 불과했다. 이는 한화생명(64.9%)과 삼성생명(44.5%), 교보생명(41.8%)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는 보험계약을 통해 들어오는 수입보험료를 채권 등에 투자해 운용수익을 낸다”며 “보험사 자산은 통상 국고채 등 안전자산을 통해 운용해 수익률이 비슷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산운용을 통한 이익규모를 키우기 위해선 총자산을 늘려야 한다”며 “보험료 규모가 큰 종신보험이나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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