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의 보험 계열사인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의 사장(CEO)들이 내정됐다. 형님격인 하나생명은 남궁원 현 하나은행 자금시장그룹 부행장이, 아우격인 하나손보는 배성완 전 삼성화재 부사장이 맡는다. 다만 앞선 CEO들이 남겨둔 성과와 과제들이 사뭇 다르다보니 양 CEO들이 동일선상에서 출발하면서도 격차는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년 초 동시에 새 사장을 맞을 하나지주 보험계열사들의 연말 분위기가 제각각이다. 남궁원 하나생명 사장(왼쪽)과 배성완 하나손보 사장(사진=하나금융 제공) ◆ 임영호 사장 전략 성공...순항 예상 남궁원號 우선 하나생명은 연말을 앞두고 고무적인 분위기가 역력하다. 임영호 현 하나생명 사장이 법인보험판매대리점(GA) 시장 친화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어서다. 임 사장은 지난해부터 대형GA를 중심으로 제휴를 강화했다. 11월에는 ‘하나로 THE 연결된종신보험’이 25억원 이상의 매출(초회보험료)를 기록하며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매출 25억원은 11월 전체 생명보험 GA 판매 실적에 약 10%에 해당한다. 중소형사인 하나생명은 사상 최대의 단기 매출을 올린 셈이다. 해당 상품은 지난 11월 개정됐다. 개정 후 환급률이 기존 120%대에서 130%대로 상향 조정됐다. 환급률이 높아진 것은 장기유지보너스 추가 지급으로 가능해졌다. 130%대의 환급률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여기에 판매 수당 이외 추가 보너스인 시책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다. 즉 환급률이 우수해 가입자에게 장기 저축으로 매력적인 동시에 판매자인 설계사 수당도 좋다는 것. 이 상품은 지난 2022년 9월 첫 출시됐다. 하지만 개정 전까지는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하나생명은 GA채널 매출도 약 1억원대에 불과했다. 지난 9월에는 GA채널 매출이 약 4억원으로 증가했다. 제휴 GA중 일부가 하나생명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한 덕이다. 11월에는 상품 개정과 동시에 제휴 GA를 넓혀 대박이 터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하나생명은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 중심으로 영업을 해왔다. 방카슈랑스는 저축성보험을 위주로 판매한다. 하지만 IFRS17(새국제회계기준) 적용으로 인해 저축성보험의 수익성이 낮아졌다. 임영호 사장은 하나생명의 방카슈랑스 의존도를 줄이고 GA시장에 노크했다. 사실상 부재한 전속조직을 키우는 것보다 GA와 제휴가 더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였다. 발빠른 변화가 실적으로 보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장성보험 중 특히 종신보험은 수익성이 높다. 보험료 규모가 크기 때문. 반면 IFRS17에서는 설계사 수당 등 사업비는 전기간에 분산할 수 있다. 이에 하나생명의 CSM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생보 상품은 손보 상품 대비 무겁다는 평가가 많다. 종신·연금·변액보험 등은 모두 저축성 기능을 일부 가지고 있기 때문. 이 주력상품이 얼마나 판매되는가에 따라 실적이 벌어진다. GA업계 관계자는 “최근 하나생명이 GA업계에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하고 있다”며 “상품경쟁력을 갖춘데다 GA 친화적이라 남궁원 사장이 사령탑을 맡은 후 실적도 순항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하나손보, 체질개선 실패...암초 만난 배성완號 반면 하나손해보험의 경우 요즘 기대보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판매채널도 구축되지 않았고, 판매 상품 포트폴리오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하나은행 방카슈랑스와 시너지를 내기도 힘들다. 저축성보험 경쟁력이 생보 대비 상대적으로 낮다. 이에 김재영 현 하나손보 사장은 전략적으로 온라인GA 확대를 시도했다. 자회사형GA인 하나금융파인드를 설립하고 인슈어테크 플랫폼 ‘핑글’에 투자했지만 200억원 이상의 손실만 보고 사실상 사업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핑글과 하나금융파인드는 유명무실하다. 그나마 온라인 상품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건 ‘원데이자동차보험’ 정도다. 올해 누적 가입자 300만명을 넘었다. 하지만 원데이자동차보험 가입자를 수익성 높은 장기보험 상품으로 업셀링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손보의 자동차보험 비중은 전체 원수보험료의 약 60%다. 장기보험은 35% 정도에 그친다. 자동차보험은 전통적으로 수익성이 나지 않는 상품이다. 손해보험사의 평균 자동차보험 비중은 15%이며 장기보험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교직원을 중심으로 자동차보험을 판매했던 더케이손보를 2020년 인수, 약 3년의 시간이 경과했음에도 체질개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온라인GA 확대 전략이 실패로 돌아가자 현재 하나손보는 주력 판매채널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 매출 확대를 위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GA와 제휴다. GA를 통해 수익성 높은 보장성보험, 그 중에서도 장기보험에 집중해야 하는 것. GA시장에서 장기보험 판매를 활성화하려면 상품 포트폴리오를 갖춰야 한다. 경쟁 손보사는 자동차보험의 할인특약을 어린이보험과 연계하고, 운전자보험 가입자에게 치매보험·암보험 등을 추가로 판매하는 식으로 마케팅을 진행한다. 하지만 하나손보는 상품 포트폴리오가 부족하다. 이에 연계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부 출신 사장을 내정한 것은 하나손보 창사 이래 처음”이라며 “자동차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와 판매채널의 부재로 하나생명과 출발선에서부터 격차가 벌어졌”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품 개발과 함께 전략적으로 GA채널에 접근해야 체질개선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는 뷰어스와 기사제휴한 뉴스포트가 제공했습니다.-편집자주

하나생명·손보 CEO들, 같은 출발 다른 전망...왜?

하나생명 남궁원號, GA 친화전략 성공적 ‘순항 기대’
하나손보 배성완號, 상품개발 및 GA전략 부재 '난항 불가피'

뉴스포트 김승동 기자 승인 2023.12.20 13:37 | 최종 수정 2023.12.20 14:04 의견 0

하나금융지주의 보험 계열사인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의 사장(CEO)들이 내정됐다. 형님격인 하나생명은 남궁원 현 하나은행 자금시장그룹 부행장이, 아우격인 하나손보는 배성완 전 삼성화재 부사장이 맡는다.

다만 앞선 CEO들이 남겨둔 성과와 과제들이 사뭇 다르다보니 양 CEO들이 동일선상에서 출발하면서도 격차는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년 초 동시에 새 사장을 맞을 하나지주 보험계열사들의 연말 분위기가 제각각이다.

남궁원 하나생명 사장(왼쪽)과 배성완 하나손보 사장(사진=하나금융 제공)



◆ 임영호 사장 전략 성공...순항 예상 남궁원號

우선 하나생명은 연말을 앞두고 고무적인 분위기가 역력하다. 임영호 현 하나생명 사장이 법인보험판매대리점(GA) 시장 친화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어서다. 임 사장은 지난해부터 대형GA를 중심으로 제휴를 강화했다. 11월에는 ‘하나로 THE 연결된종신보험’이 25억원 이상의 매출(초회보험료)를 기록하며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매출 25억원은 11월 전체 생명보험 GA 판매 실적에 약 10%에 해당한다. 중소형사인 하나생명은 사상 최대의 단기 매출을 올린 셈이다.

해당 상품은 지난 11월 개정됐다. 개정 후 환급률이 기존 120%대에서 130%대로 상향 조정됐다. 환급률이 높아진 것은 장기유지보너스 추가 지급으로 가능해졌다. 130%대의 환급률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여기에 판매 수당 이외 추가 보너스인 시책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다.

즉 환급률이 우수해 가입자에게 장기 저축으로 매력적인 동시에 판매자인 설계사 수당도 좋다는 것.

이 상품은 지난 2022년 9월 첫 출시됐다. 하지만 개정 전까지는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하나생명은 GA채널 매출도 약 1억원대에 불과했다. 지난 9월에는 GA채널 매출이 약 4억원으로 증가했다. 제휴 GA중 일부가 하나생명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한 덕이다. 11월에는 상품 개정과 동시에 제휴 GA를 넓혀 대박이 터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하나생명은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 중심으로 영업을 해왔다. 방카슈랑스는 저축성보험을 위주로 판매한다. 하지만 IFRS17(새국제회계기준) 적용으로 인해 저축성보험의 수익성이 낮아졌다.

임영호 사장은 하나생명의 방카슈랑스 의존도를 줄이고 GA시장에 노크했다. 사실상 부재한 전속조직을 키우는 것보다 GA와 제휴가 더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였다. 발빠른 변화가 실적으로 보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장성보험 중 특히 종신보험은 수익성이 높다. 보험료 규모가 크기 때문. 반면 IFRS17에서는 설계사 수당 등 사업비는 전기간에 분산할 수 있다. 이에 하나생명의 CSM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생보 상품은 손보 상품 대비 무겁다는 평가가 많다. 종신·연금·변액보험 등은 모두 저축성 기능을 일부 가지고 있기 때문. 이 주력상품이 얼마나 판매되는가에 따라 실적이 벌어진다.

GA업계 관계자는 “최근 하나생명이 GA업계에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하고 있다”며 “상품경쟁력을 갖춘데다 GA 친화적이라 남궁원 사장이 사령탑을 맡은 후 실적도 순항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하나손보, 체질개선 실패...암초 만난 배성완號

반면 하나손해보험의 경우 요즘 기대보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판매채널도 구축되지 않았고, 판매 상품 포트폴리오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하나은행 방카슈랑스와 시너지를 내기도 힘들다. 저축성보험 경쟁력이 생보 대비 상대적으로 낮다.

이에 김재영 현 하나손보 사장은 전략적으로 온라인GA 확대를 시도했다. 자회사형GA인 하나금융파인드를 설립하고 인슈어테크 플랫폼 ‘핑글’에 투자했지만 200억원 이상의 손실만 보고 사실상 사업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핑글과 하나금융파인드는 유명무실하다.

그나마 온라인 상품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건 ‘원데이자동차보험’ 정도다. 올해 누적 가입자 300만명을 넘었다. 하지만 원데이자동차보험 가입자를 수익성 높은 장기보험 상품으로 업셀링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손보의 자동차보험 비중은 전체 원수보험료의 약 60%다. 장기보험은 35% 정도에 그친다. 자동차보험은 전통적으로 수익성이 나지 않는 상품이다. 손해보험사의 평균 자동차보험 비중은 15%이며 장기보험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교직원을 중심으로 자동차보험을 판매했던 더케이손보를 2020년 인수, 약 3년의 시간이 경과했음에도 체질개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온라인GA 확대 전략이 실패로 돌아가자 현재 하나손보는 주력 판매채널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 매출 확대를 위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GA와 제휴다. GA를 통해 수익성 높은 보장성보험, 그 중에서도 장기보험에 집중해야 하는 것.

GA시장에서 장기보험 판매를 활성화하려면 상품 포트폴리오를 갖춰야 한다. 경쟁 손보사는 자동차보험의 할인특약을 어린이보험과 연계하고, 운전자보험 가입자에게 치매보험·암보험 등을 추가로 판매하는 식으로 마케팅을 진행한다. 하지만 하나손보는 상품 포트폴리오가 부족하다. 이에 연계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부 출신 사장을 내정한 것은 하나손보 창사 이래 처음”이라며 “자동차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와 판매채널의 부재로 하나생명과 출발선에서부터 격차가 벌어졌”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품 개발과 함께 전략적으로 GA채널에 접근해야 체질개선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는 뷰어스와 기사제휴한 뉴스포트가 제공했습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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