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지만,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이 말은 조금 조심해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많은 부모가 양육 서적과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를 통해 우리 아이의 발달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혹여나 늦된 것은 아닌지 점검할 수 있지만, 때로는 불완전한 정보들로 인해 아는 만큼 눈이 멀기도 한다. 살다 보면‘우리 아이가 혹시 발달이 늦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에 빠지는 순간이 있다. 유치원 공개 수업에 갔다가 또래 아이들과 비교되는 행동에 놀라거나,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만난 동갑내기 아이와 뭔가 다르다는 걸 느끼는 경우들이 그렇다. 불안한 마음에 이것저것 방법을 알아보다가 “결정적 시기” 라는 말을 접하게 되고, 이 시기에 충분한 자극을 받지 못하면 이후에 자극을 주어도 발달에 어려움을 보일 수 있다는 내용을 확인하고 나면 부모로서는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닐 수 없다. “결정적 시기” 가설은 1967년 미국의 언어학자 에릭 레너버그가 언어를 익히는 데 결정적인 시기가 있다고 발표하며 시작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발달이 빠르게 마무리되는 영역 가운데 언어 능력만이 유독 눈에 띄는 결정적 시기를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언어 능력 이외의 인지기능들인 기억력이나 전두엽의 발달, 자아정체감의 발달 등은 15세 전후까지 긴 호흡으로 시기에 맞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온갖 미디어에서 감각발달과 운동발달, 질서를 배우거나 예의범절과 같은 사회적 약속을 배우는 것까지도 결정적 시기가 있다며 불안을 조성하니, 정말이지 대한민국에서 엄마 노릇 하기 힘들다고 할 수 있다. <말이 느린 아이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1. 활자가 작거나 밀집된 경우, 읽거나 이해하기 어렵다. 2. 글자가 이중으로 보인다. 즉, 낱자나 단어가 쪼개진 것처럼 보인다. 3. 종이나 칠판에 적혀 있는 낱자나 단어가 돌아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4. 또래가 사용하는 쉬운 단어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5. 문장을 소리 내어 읽기가 어렵다. 6. 숫자를 세거나, 사물의 이름을 말하는 것이 어렵다. 7. 말을 자주 더듬는다. 8.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는 것이 어렵다. 9. 전화를 하거나 받는 것이 두렵다. 10. 말 대신 몸짓이나 손짓으로 의사소통 하려 한다. 현명한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결정적 시기라는 말에 숨은 속뜻을 알아야 한다. 결정적 시기는, 그 시기가 학습과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지 그 시기를 놓치면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절대’ 아니다. 물론 아동이 선천적인, 또는 환경적인 이유로 인해 결정적 시기에 적절한 자극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뇌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배우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발달이 고착되는 경우는 결코 흔하지 않다. 다른 신체 기관과는 달리 뇌세포는 성인이 되어서도 유동적으로 변화하는데 이것을 ‘뇌 가소성-신경가소성’ 이라고 부른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결정적 시기를 놓쳤다고 해도 지속적인 자극을 통하여 발달 수준을 따라잡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우리 아이가 적정한 발달 수준을 밟아가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느린 아이 체크리스트를 참고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느린 아이는 크게 말과 배움, 마음이 느린 아이로 구분된다. 해당되는 증상이 유무와 얼마나 유지되어 왔는지 확인해보고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필요로 하는 발달자극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방법과 부모의 양육방식-아이의 기질 등을 점검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배움이 느린 아이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1. 지능은 정상인데 이해력이나 암기력이 떨어진다. 2. 공부를 열심히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3. 문장이나 단어를 정확하게 베껴 쓰지 못한다. 4. 타인이 말하는 이야기 속 정보를 이해하기 힘들다. 5. 다른 잡음들과 중요한 대화 소리를 구별하지 못한다. 6. 어제, 오늘, 내일, 나중 등 기본적인 시간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 7. 또래아이들의 농담이나 기초적인 은유를 이해하지 못한다. 8. 방금 보거나 들은 것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9. 사용하는 단어가 제한적이다. 10. 사물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여, 대명사를 자주 사용한다. 11. 달리기, 줄넘기 등의 기본적인 운동 동작을 적절하게 수행하지 못한다. 글. 수인재두뇌과학 이슬기 소장 수인재두뇌과학 이슬기 소장

느린 아이를 키우기 위한 현명한 부모되기

문형민 기자 승인 2024.05.07 16:22 의견 0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지만,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이 말은 조금 조심해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많은 부모가 양육 서적과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를 통해 우리 아이의 발달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혹여나 늦된 것은 아닌지 점검할 수 있지만, 때로는 불완전한 정보들로 인해 아는 만큼 눈이 멀기도 한다.

살다 보면‘우리 아이가 혹시 발달이 늦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에 빠지는 순간이 있다. 유치원 공개 수업에 갔다가 또래 아이들과 비교되는 행동에 놀라거나,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만난 동갑내기 아이와 뭔가 다르다는 걸 느끼는 경우들이 그렇다.

불안한 마음에 이것저것 방법을 알아보다가 “결정적 시기” 라는 말을 접하게 되고, 이 시기에 충분한 자극을 받지 못하면 이후에 자극을 주어도 발달에 어려움을 보일 수 있다는 내용을 확인하고 나면 부모로서는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닐 수 없다.

“결정적 시기” 가설은 1967년 미국의 언어학자 에릭 레너버그가 언어를 익히는 데 결정적인 시기가 있다고 발표하며 시작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발달이 빠르게 마무리되는 영역 가운데 언어 능력만이 유독 눈에 띄는 결정적 시기를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언어 능력 이외의 인지기능들인 기억력이나 전두엽의 발달, 자아정체감의 발달 등은 15세 전후까지 긴 호흡으로 시기에 맞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온갖 미디어에서 감각발달과 운동발달, 질서를 배우거나 예의범절과 같은 사회적 약속을 배우는 것까지도 결정적 시기가 있다며 불안을 조성하니, 정말이지 대한민국에서 엄마 노릇 하기 힘들다고 할 수 있다.

<말이 느린 아이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1. 활자가 작거나 밀집된 경우, 읽거나 이해하기 어렵다.
2. 글자가 이중으로 보인다. 즉, 낱자나 단어가 쪼개진 것처럼 보인다.
3. 종이나 칠판에 적혀 있는 낱자나 단어가 돌아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4. 또래가 사용하는 쉬운 단어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5. 문장을 소리 내어 읽기가 어렵다.
6. 숫자를 세거나, 사물의 이름을 말하는 것이 어렵다.
7. 말을 자주 더듬는다.
8.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는 것이 어렵다.
9. 전화를 하거나 받는 것이 두렵다.
10. 말 대신 몸짓이나 손짓으로 의사소통 하려 한다.

현명한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결정적 시기라는 말에 숨은 속뜻을 알아야 한다. 결정적 시기는, 그 시기가 학습과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지 그 시기를 놓치면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절대’ 아니다. 물론 아동이 선천적인, 또는 환경적인 이유로 인해 결정적 시기에 적절한 자극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뇌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배우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발달이 고착되는 경우는 결코 흔하지 않다.

다른 신체 기관과는 달리 뇌세포는 성인이 되어서도 유동적으로 변화하는데 이것을 ‘뇌 가소성-신경가소성’ 이라고 부른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결정적 시기를 놓쳤다고 해도 지속적인 자극을 통하여 발달 수준을 따라잡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우리 아이가 적정한 발달 수준을 밟아가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느린 아이 체크리스트를 참고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느린 아이는 크게 말과 배움, 마음이 느린 아이로 구분된다. 해당되는 증상이 유무와 얼마나 유지되어 왔는지 확인해보고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필요로 하는 발달자극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방법과 부모의 양육방식-아이의 기질 등을 점검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배움이 느린 아이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1. 지능은 정상인데 이해력이나 암기력이 떨어진다.
2. 공부를 열심히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3. 문장이나 단어를 정확하게 베껴 쓰지 못한다.
4. 타인이 말하는 이야기 속 정보를 이해하기 힘들다.
5. 다른 잡음들과 중요한 대화 소리를 구별하지 못한다.
6. 어제, 오늘, 내일, 나중 등 기본적인 시간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
7. 또래아이들의 농담이나 기초적인 은유를 이해하지 못한다.
8. 방금 보거나 들은 것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9. 사용하는 단어가 제한적이다.
10. 사물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여, 대명사를 자주 사용한다.
11. 달리기, 줄넘기 등의 기본적인 운동 동작을 적절하게 수행하지 못한다.

글. 수인재두뇌과학 이슬기 소장

수인재두뇌과학 이슬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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