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연구원이 주최하고 금융위원회가 후원하는 미래금융세미나에서 발표 및 토론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모습.(자료=금융위원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면 초고령사회로 불린다. 우리나라는 내년 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이렇듯 급격한 인구변화에 대응해 참고할 만한 해외 금융혁신 사례가 있을까.
이 주제와 관련해 글로벌 전략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앤컴퍼니의 박중호 파트너는 SOMPO(일본), 찰스 슈왑(미국), 중안보험(중국), MUFG(일본), Majority(미국) 등을 주목할 것을 제안했다.
일본의 보험사인 SOMPO의 경우 노인 요양사업 등 시니어 신사업 분야에서, 미국의 증권사인 찰스 슈왑은 디지털 기반 자산 증식·인출 서비스 분야에서 각각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의 중안보험은 1인 가구에 특화된 보험상품을, 일본의 메가뱅크인 MUFG는 긱(Gig) 워커에 특화된 상품을 운용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Majority는 국내에서는 다소 낯선 이민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이민자들이 필요로 하는 금융 절차를 간소화해 인구 유입의 장벽을 낮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중호 파트너는 “한국은 인구 특성을 고려한 혁신적인 금융 솔루션을 개발하고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금융회사들이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shaper’가 되어줄 것을 당부했다. shaper의 사전적 의미는 ‘모양을 만들어 내는 공작기계’이지만 미국의 금융인인 레이 달리오는 ‘대담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것도 이겨낼 의향이 있는 모험가’를 shaper로 칭하고 있다. 문제가 있으면 반드시 솔루션이 있게 마련이고, 이종 간 협업 등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을 해 나간다면 수익화와 사각지대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접근법이다.
실제로 국내 금융사들은 인구변화에 대응한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KB라이프생명이 ‘KB골든라이프케어’라는 요양회사를 설립해 서울 송파와 서초에 도심형 요양 시설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국내 다른 많은 보험사들도 치매, 간병 등 새로운 상품을 내놓으며 시니어 신사업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중호 파트너의 제안은 8일 열린 ‘미래금융세미나’에서 소개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주최하고 금융위원회가 후원한 행사다.
금융위는 지난 4월 초 전 금융업권 협회·유관기관·연구기관·학계 등과 함께 ‘미래대응금융 태스크포스(TF)’ 발족식을 개최한 바 있다. 인구구조 변화, 기후위기, 기술 발전 등 미래의 거대 트렌드에 대비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융위는 TF 운영을 지원하는 ‘미래금융추진단’을 5명 규모로 신설했고, 7월에는 첫 행사로 ‘미래금융세미나’를 개최했다.
TF 책임자인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미래금융 프레임워크(framework)’를 발표했다. 인구, 기후, 기술의 각 주제가 금융에 미치는 영향을 위기와 기회로 나눠 분석하고, 정책 대응 방향을 완화(mitigation), 적응(adaptation), 혁신(innovation)의 3가지 관점에서 설정하는 방식이다.
완화 정책은 미래에 다가올 변화와 충격의 크기를 줄이고, 속도를 늦추는 방향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의미한다. 적응 정책은 변화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정책이며, 혁신 정책은 변화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정책이다.
김 부위원장은 “그 동안 금융당국이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는 여건으로 인해 주로 긴급한 이슈에 집중했으나 금융정책이 구조적, 거시적 변화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중장기적인 시각과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미래금융추진단을 중심으로 TF 운영을 지속하며 연말에 추가로 종합 공개 세미나를 열어 그 동안의 논의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연구원이 주최하고 금융위원회가 후원하는 미래금융세미나가 열렸다.(자료=금융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