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가 제작하는 음악 프로그램 ‘문화 콘서트 난장’의 김민호 PD가 프로그램 녹화 장소를 광주에서 나주로 옮긴 이유에 대해 유쾌하게 설명했다. 

26일 오후 전남 나주에 위치한 나주정미소 난장곡간에서 열린 ‘문화콘서트 난장’ 기자간담회에서 김민호 제작 PD는 “원래 사람이 어떤 장소에 살다가 그 장소가 이사할 시점이 됐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제 나름대로 ‘난장’은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문화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광주라는 도시가 안 맞는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 외곽에 공연장을 찾다보니 나주에 (적당한 장소가) 있다고 해서 이명규 회장님을 뵈었는데, 우주의 기운이 이곳으로 모이고 있구나, 정말로 이곳에서 ‘난장’을 하면 문화적인 면을 광주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희의 의견을 주민 분들이 수용해줘서 옮기게 됐다”며 “13년 동안 지키려 했던 좋은 공연 문화를 실현할 장소가 나주가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또 김 PD는 “난장곡간에서는 단순히 ‘난장’ 공연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이 벌어지길 바란다. 뮤지션들이 이곳에 살아보고 그것을 통해 문화적으로 풍성한 나주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이 있다. 그런 체류 결과물들을 음원으로 작업하는 과정을 ‘난장’이 해보려 한다. ‘여수밤바다’가 아닌 ‘나주밤풍경’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며 “‘난장’과 나주가 대한민국 음악의 한 축이 될 수 있도록 ‘난장’의 13년 노하우를 쏟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관영 나주시청 미래전략국장은 “우리 시는 밑바닥만 깔았고, 2015년도에 도시재생사업 공모에서 우리 시민들이 머리 맞댄 결과가 나주정미소를 매개체로 해서 나주문화를 되살리려 했다. 그래서 이 공간을 재창조 하는 과정에서 나주 사람들이 광주MBC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오늘에 오게 됐다”고 부연 설명을 했다. 

‘문화 콘서트 난장’은 2007년 광주MBC에서 시작해 대표적인 지역 음악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현재 지상파에서도 제대로 된 음악 프로그램을 찾기 어려운 가운데, 음악 하는 이들이 서고 싶어 하는 무대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 폐지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음악인들의 노력으로 1년 만인 2018년 4월 부활했다. 이후 출연 뮤지션이 셀프 진행하는 방식으로 포맷을 변경했다.

‘난장’이 12월부터 상설공연장으로 사용하는 나주정미소는 1920년 즈음 만들어진 100년의 역사를 지닌 곳으로 정미소였던 동시에 항일운동 주역들이 회의를 했던 역사적인 현장이기도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김민호 PD뿐 아니라 MC를 맡은 가수 신현희와 자이로, ‘아시아 탑밴드’ 음악감독을 맡은 밴드 타카피의 김재국, 김관영 나주시청 미래전략국장, 이명규 나주읍성권도시재생주민협의체 회장이 참석했다. 기자간담회 후에는 프리오픈 쇼케이스, 사진작가 이호준의 ‘나주를 걷다’ 사진전 등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