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T) 유영상 대표이사 등 경영진이 25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와 관련해 고객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사진=손기호 기자)


“고객 여러분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SK텔레콤(SKT) 유영상 대표이사가 25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와 관련해 고객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유 대표는 “국가 기반 통신사업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SK텔레콤을 믿고 이용해주신 고객분들께 실망을 드린 점,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을지로 SKT 사옥에서 열린 고객 보호조치 강화 설명회에서 유 대표는 “현재 정부기관과 함께 사고 원인과 피해 규모를 정밀 분석 중이며, 무엇보다 고객의 불안을 하루라도 빨리 해소하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SK텔레콤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USIM) 무료 교체를 실시하겠다고 밝히며, 보안 강화를 위한 다각도의 대응 방안을 함께 공개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8일 금요일, 일부 고객의 단말기 정보가 비인가 접근자에 의해 악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사이버 침해 정황이 포착되면서다.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과 경로는 정부 기관의 조사 중에 있으나, 불법 유심 복제와 인증시도 등이 탐지된 것이 핵심으로 지목되고 있다.

유 대표는 “회사 보유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을 즉시 시행했고,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 경찰 등 관계 기관과 공조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사실 관계가 확정되는 대로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고, 추가 조치도 직접 설명드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 고객 불안 해소 위한 ‘유심 무료 교체’ 전격 시행

SK텔레콤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가장 직접적인 대책으로 전국민 대상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 시행을 발표했다.

오는 28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전국 T월드 매장 및 공항 로밍센터에서 유심(eSIM 포함) 교체를 희망하는 고객은 1회 한정으로 무료 교체를 받을 수 있다. 이는 SK텔레콤 가입자라면 누구나 대상이 된다. 다만 일부 워치나 키즈폰 등 일부 기기는 제외된다.

유 대표는 “고객들의 체감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심이 악용되었을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예방 조치로, 요청 시 전면 무상 교체를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미 자비로 유심을 교체한 고객도 소급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이달 19일부터 27일까지 유심을 교체한 고객은 해당 매장에서 증빙을 통해 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다. SKT 통신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고객에게도 동일한 무상 교체 조치가 적용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절차는 각 알뜰폰 사업자를 통해 별도 공지된다.

■ 보안시스템 어떻게 강화하나…FDS 격상·유심보호서비스

유심 교체와 더불어 SK텔레콤은 기존 보안 체계 전면 재정비에 착수했다. 특히 사이버 침해 가능성과 직결된 ▲FDS(Fraud Detection System) 기준 격상 ▲실시간 모니터링 강화 ▲유심보호서비스 확대 제공 등 3중 보호 장치를 시행 중이다.

FDS 시스템은 비정상 인증 시도를 탐지하고 차단하는 보안 기술이다. 이번 사태 이후 관련 기준을 최고 수준으로 강화했다. 이에 따라 도용이나 복제 시도로 보이는 이례적 인증 접근은 즉시 차단된다.

또한 SKT는 자사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유심보호서비스’의 기능 고도화도 발표했다. 이 서비스는 타인이 무단으로 유심 정보를 복제하거나 제3의 단말기에 장착해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이다. 이용자가 직접 활성화하거나 고객센터를 통해 무료로 적용할 수 있다.

SKT 측은 22일부터 24일까지 단 3일 간 206만명이 이 서비스에 신규 가입했다고 설명했다. 이 서비스는 현재는 해외로밍서비스를 중단해야지 이용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SKT는 5월 중 해외 로밍 상태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고도화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를 통해 해외 체류 고객도 유심보호를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SKT) 유영상 대표이사가 25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와 관련해 고객들에게 사과하고 현재 대응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손기호 기자)


■ 유영상 “신뢰 회복이 우선…사고 전면 재점검 약속”

유영상 대표는 “이번 사태는 고객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는 중대한 사고”라며 “회사는 지금 이 순간부터 전 임직원이 책임 있는 자세로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설명회는 단지 대책을 전달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고객과 사회에 대한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라며 “사고의 정확한 원인과 규모가 규명되는 대로 다시 한 번 직접 설명드릴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고객 보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고객 의견을 적극 반영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지속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SK텔레콤은 앞으로도 고객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안 체계를 재정비하고, 철저한 정보 보호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