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헌 SK텔레콤 신임 CEO. (사진=SK텔레콤)
올해 통신업계를 뒤흔든 해킹 사태의 후폭풍이 각 수장들의 인사로 번지고 있다. 보안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CEO 교체를 통해 신뢰 회복과 내부 쇄신을 다짐하는 모양새다.
SK텔레콤은 지난 30일 정재헌 대외협력(CGO) 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정재헌 신임 CEO는 법조인 출신으로, 2021년 SK스퀘어 설립 시 창립 멤버로서 투자지원센터장을 담당하며 전략, 법무, 재무 등 회사의 주요 부서를 총괄했다. 또 SK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거버넌스위원장, SKT 대외협력 사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이번 인선은 '보안·법적 안정성'을 강화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은 정 신입 CEO 체제 하에서 기본과 원칙을 바탕으로 보안 체계 강화, 대내외 이용자 신뢰 회복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유영상 전 CEO는 SK그룹 AI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수펙스 AI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유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취임 이후 전사 차원의 인공지능(AI)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AI 피라미드 전략'을 세워 회사를 이끌어왔다.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발언하는 김영섭 KT 대표. (사진=연합뉴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영섭 KT 대표의 거취에도 이목이 몰린다. 김 대표는 지난달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해킹 청문회에서 "최고경영자(CEO)는 총체적 경영 책임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수준의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다"고 사퇴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KT는 지난 8월 경기도 광명·과천시 일대, 서울시 금천구·서초구·동작구 등에서 무단 소액결제 피해가 발생했다. 이후 김 대표는 정보보호 전담 조직 확대와 고객 피해 보상 절차를 내놨지만, 사태 발생 초기 대응이 미숙했다는 비판과 함께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는 지난 29일 열린 과방위 종합감사에서도 "11월 초에 새 대표 후보를 선임하는 절차를 시작하는 걸로 안다"며 "그때 제 입장을 명확하게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는 11월 4일 KT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대표 선임 절차에 착수하는 만큼, 해당 이사회 회의에서 명확한 거취를 밝힌다는 입장이다.
반면 올해 3월 취임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의 경우 유임 가능성이 높다. 홍 대표는 취임 직후 전사적 역량을 동원해 'AX 컴퍼니'로의 전환을 추진하며 AI Agent 추진그룹을 중심으로 B2C·B2B 전방위 AI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LG유플러스도 해킹 사태에 대해서는 자유롭지 않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3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서버 해킹 의혹과 관련한 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 7월 화이트해커로부터 내부자 계정을 관리하는 APPM 서버 해킹이 있었다는 제보를 받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관련 내용을 전달한 지 약 3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