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아 카카오 대표. (사진=카카오)
카카오가 카카오톡에 챗GPT 기능을 추가하고, 자체 개발 AI 서비스를 더하며 대규모 개편을 예고했다. 이를 통해 5000만 카카오톡 이용자에게 AI 접점을 늘리고, 카카오 생태계와 결합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카카오는 23일 카카오 AI캠퍼스에서 'if카카오 2025' 콘퍼런스를 열고, 자사 메신저 카카오톡의 대규모 개편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제 우리는 모바일에서 AI로 넘어가는 혁신의 시대에 놓여있다"며 "5000만 이용자들의 일상 속에 스며드는 AI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용자들의 취향에 맞춘 AI로 다가가겠다"며 "이번 개편은 카카오톡 역사상 최대 규모의 변화로, 앞으로도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쾌적하고 자유로운 대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올리버 제이 오픈AI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총괄은 "챗GPT를 카카오톡에 도입해 한국인의 일상에 세계적 수준의 AI를 선보이게 됐다"며 "한국은 기술적 역량과 창의력, 빠른 도입 문화를 갖춘 나라로, 이번 카카오와의 협력은 글로벌 기술과 로컬 리더십을 결합하는 의미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
(사진=카카오)
이날 카카오는 자체 AI 브랜드 '카나나'를 소개했다. '카나나'는 기존 카카오톡의 기능에 합류하면서 ▲읽지 않은 메시지 확인 ▲긴 통화 내용 요약·정리 ▲사진 자동 분류 ▲기존 샵 검색을 대체하는 '카나나' 검색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보이스톡에도 통화 녹음, 텍스트 변환, AI 요약, 검색 등 편의성 높은 기능들이 탑재된다. 기기 종류와 이동통신사에 관계없이 카카오톡 이용자라면 누구나 편리하게 통화를 녹음할 수 있다. 녹음된 내용은 카나나가 텍스트로 정리하고 요약해 준다.
기존의 오픈채팅 탭은 숏폼과 오픈채팅을 이용할 수 있는 '지금탭'으로 새롭게 개편된다. 숏폼은 다양한 영상을 스크롤해 보며 친구에게 바로 공유할 수 있고, 채팅방에서 친구와 함께 영상을 보며 소통할 수 있다.
오픈채팅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오픈채팅 커뮤니티'는 개별 채팅방에 입장하지 않아도 화제성 있는 대화들을 피드에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바뀐다. 또한 댓글 기능을 통해 관심 주제에 대한 흐름을 놓치지 않고 대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해당 기능들은 모두 온디바이스 AI 환경에서 구동될 예정으로, 자체 개발 경량화 모델 '카나나 나노'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이를 통해 민감한 개인정보를 서버에 저장하거나, 외부로 유출될 염려없이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온디바이스 AI 모델인 '카나나 나노'는 특정 작업에 특화돼 빅테크 모델 대비 40% 이상 뛰어난 성능을 지녔다"며 "이용자들이 편리함을 원하면서도 데이터가 침범되길 원하지 않는다는 니즈에 주목해, 모든 정보를 자체 기술로 내재화해 AI 학습 등에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카카오)
또 오픈AI와의 협업으로 카카오톡 '채팅' 탭에 챗GPT 기능이 도입된다. 해당 기능은 오는 10월 카카오톡에 추가될 예정으로, 별도의 챗GPT 앱 설치 없이도 카카오톡 내부에서 이용 가능하다.
이용자는 챗GPT로 주고 받은 대화와 생성된 콘텐츠를 대화방에 바로 공유할 수 있으며, 카카오톡 대화 중 손쉽게 챗GPT로 원하는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이번 업데이트에서 적용되는 모델은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GPT-5다. 해당 모델은 텍스트와 이미지 처리와 생성 및 고도화된 컨텍스트 인지 능력을 갖췄다.
여기에 단순히 챗GPT를 적용한 것을 넘어, 기존 카카오 생태계 서비스와 연동한 '카카오 에이전트'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별도의 앱 전환이나 메뉴 탐색 없이도 선물하기, 카카오맵, 예약하기, 멜론 등을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용하 AI 에이전트 성과 리더는 "챗GPT와 '카카오 에이전트'를 연동, 대화 맥락 속에서 여행지 추천, 장소 찾기 등 다양한 요청을 자연스럽게 인식하고 이에 맞는 카카오 서비스를 직접 실행할 수 있도록 연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기능을 확장한 'AI 서비스 생태계 플랫폼'이라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앞으로 '카카오 에이전트'를 적극 활용해 카카오 계열사 및 공공기관, 외부 파트너 등이 함께 참여하는 플랫폼을 만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지난 8월 AI 서비스를 위한 툴 제작과 등록을 직접 진행할 수 있게 지원하는 '플레이MCP(PlayMCP)’ 플랫폼을 선보인 바 있다. 여기에 이용자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마켓 플레이스 '플레이툴스(PlayTools)'를 통해 서비스와 이용자를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정신아 대표는 "오늘을 시작으로 카카오톡의 대화창은 더 많은 것이 실현되는 '가능성의 창'이 될 것"이라며 "'카톡 해'라는 말은 이제 단순히 '메시지 보내'라는 뜻을 넘어, 카카오 AI를 통해 더 큰 세상을 경험한다는 새로운 의미로 해석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