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치지직 로고. (사진=네이버)
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이 국내 스트리밍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했다. 단순한 실시간 방송 플랫폼을 넘어, 산업적 영향력과 이용자 문화 변화를 아우르는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지난 2023년 12월 6일, 아마존의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국내에서 철수를 선언했다. 국내의 과도한 망 사용료 부담이 원인이었다.
이에 인터넷 방송 시장은 일시적인 공백 상태에 놓였다. 트위치는 종합 게임 방송 플랫폼을 내세웠고, 스팀·콘솔 등 다양한 분야의 게임 방송을 원하는 이용자들의 니즈에 맞춰 고유의 문화를 구축했다. 롤·배그·스타크래프트가 아니라면 주목받기 어려웠던 당시의 아프리카TV로 넘어가기엔 이용자들의 반감이 상당했다는 뜻이다.
이 틈을 빠르게 메운 것이 네이버가 선보인 플랫폼 치지직이다. 치지직은 지난 2023년 12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 출범과 동시에 트위치 출신 인기 스트리머를 집중 영입하며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쳤다.
당시 아프리카TV(현 SOOP)로 이적한 이들도 있었으나, 풍월량·서새봄·괴물쥐·탬탬버린 등 핵심 스트리머들은 치지직으로 넘어왔다. 이를 통해 종합게임·롤·버추얼 등 주요 카테고리의 파이를 대부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어 치지직은 약 50억원 규모의 스트리머 자체 콘텐츠 제작 지원을 약속했다. 이를 통해 수백만에 달하는 뷰어쉽을 기록한 마인크래프트 서버 '악어의 놀이터', GTA 서버 '봉누도' 등이 제작될 수 있었다. 콘텐츠의 질을 대폭 높여 기존 게임 방송 시청자들의 충성도를 확보한 셈이다.
여기에 예능·드라마·영화 시청을 함께 즐기는 '같이보기 콘텐츠'를 선보였다. 기존 게임 방송을 선호하는 20·30대 남성에 집중됐던 이용자 층이 다른 세대·성별로 확장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공격적인 콘텐츠 확장은 성과로 이어졌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월 치지직의 MAU(월간활성이용자)는 258만3142명을 기록, 처음으로 경쟁사 SOOP(231만8504명)을 제쳤다. 트위치 플랫폼의 대체제를 넘어 국내 실시간 방송 플랫폼의 한 축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새로운 사업에도 발을 뻗는다. 치지직은 버추얼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전용 스튜디오인 '모션 스테이지'를 운영 중으로, 이를 통해 버추얼 뮤지션의 데뷔 쇼케이스 및 관련 콘텐츠 제작 지원을 지원하고 있다. 일례로 '모션 스테이지'에서 3D로 데뷔한 버추얼 스트리머 '에리스'의 방송은 실시간 시청자 2만명을 넘으며 성황리에 종료된 바 있다.
수익성 강화를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기존 수익모델인 중간광고·후원 외에도 ▲실시간 다시보기 ▲전용 이모티콘 ▲광고 삭제 등의 혜택을 담은 '치트키'를 선보였으며, 스포츠·공연 등을 유료로 감상할 수 있는 '프라임 콘텐츠' 등 실험적인 시도를 이어가는 중이다.
여기에 치지직은 네이버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층 더 큰 도약을 준비 중이다. AI 기반 맞춤 추천, VR 스트리밍을 통한 몰입형 콘텐츠, 실시간 상호작용 기능 강화 등이 향후 목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치지직이 장기적으로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에도 도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치지직은 트위치 공백을 대체한 플랫폼을 넘어, 이제는 국내 방송 생태계를 이끄는 핵심 플랫폼으로 성장했다"며 "기술력과 문화적 영향력을 동시에 키우는 역량이 향후 글로벌 경쟁력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