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대작들 속 ‘청년경찰’이 복병으로 떠올랐다.
‘청년경찰’은 경찰대생 기준(박서준)과 희열(강하늘)이 외출을 나왔다가 우연히 납치 사건을 목격하게 되고 직접 발로 뛰며 수사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비교적 스토리는 단순하고 깔끔하다. 어렵지 않고 편하게 볼 수 있다는 게 ‘청년경찰’이 가진 가장 큰 무기가 아닐까 싶다.
8월 대작들 사이에서 ‘청년경찰’은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청년경찰’은 끊임없이 잔잔한 잽을 날린다. 오랜만에 등장한 버디무비로 무더위 속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웃고 싶을 때 보기 딱 맞는 영화다. 두 사람의 뛰는 장면이 끊임없이 등장하는데 속도감이 상당하다.
이러한 웃음을 보장하는 것은 브라운관과 스크린 대세로 자리 잡은 박서준, 강하늘이다. 박서준은 드라마 ‘쌈 마이웨이’ 속 고동만과 닮은 듯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강하늘은 뛰어난 두뇌로 원리원칙을 따지지만 어딘가 어리숙한 희열로 분했다. 극과 극인 두 캐릭터의 케미는 상당하다. 마치 핑퐁 경기를 보는 듯 한 대사, 철없는 20대를 반영한 캐릭터 설정이 웃음을 터트리게 만든다. 두 배우 모두 물 만난 고기처럼 제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다.
초반부터 웃음을 끌어올렸던 ‘청년경찰’은 중반부터 분위기가 반전된다. 기준과 희열이 쫓는 사건은 보는 이들에게도 심적 타격을 줄만큼 무겁다. 사회적 메시지를 고려하며 마냥 철없기만 했던 두 인물이 각성하는 요소가 된다. 납치 사건에서 중요한 크리티컬 아워 7시간이 가진 의미와 절차를 내세우는 기성세대의 모습을 생각하면 현실적이기도 하다.
이 부분에서 ‘청년경찰’의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극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납치사건을 비롯한 범죄는 모두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 범죄 묘사 장면들이 잔인해 보는 이들에게 공포감을 주기도 한다. 긴급한 상황 속에서도 유머를 놓지 않는데 이 간극을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다.
전형적인 캐릭터의 사용도 아쉽다. 경찰대 훈련단장으로 출연하는 박하선은 MBC ‘진짜 사나이’ 속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악인으로 조선족을 설정한 것도 최근 영화 속에서 봐왔던 모습이다.
그럼에도 ‘청년경찰’이 가진 유쾌함은 영화의 큰 힘이다. 언제부턴가 열정을 잃었던 이들에게도 기분 좋은 각성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