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2 방송화면)
[뷰어스=문서영 기자] '2017 KBS 연기대상'이 의미 있는 퍼주기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2017 KBS 연기대상'은 ‘쌈 마이웨이’와 ‘황금빛 내 인생’이 대부분의 상을 가져갔지만 공동수상이 많아 오히려 두 작품의 빛을 바래게 했다. 하지만 대상의 반전에 시청자들은 “받을 만한 사람들이 받았다”며 공감하고 있다. 4시간을 훌쩍 넘긴 시상식으로 인한 피로도 대상 수상자가 호명되는 순간 날아갔다는 의견도 많다.
12월 31일 밤 서울 여의도 KBS 홀에서 열린 '2017 KBS 연기대상'은 청소년 연기자상부터 공동수상을 이어가며 긴장감을 떨어뜨렸다. 최장시간까지 기록하며 퍼주기에 공을 들인 통에 시청자들까지 피로하게 만들었다.
대상도 공동수상이었다. 그러나 지난해와는 달랐다. KBS의 의도는 확실했고 모두의 박수를 받는 수상자들이 수상해 의미가 남달랐다. 김영철과 천호진이 대상을 수상하며 이 시대 아버지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김영철은 "6개월간 많은 분들에게 '아버지가 이상해'가 큰 사랑을 받았다"면서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가족으로 연기했던 후배 연기자들에게 고마워하며 "트로피 쪼개서 같이 나눠 갖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천호진은 "아직 드라마가 끝나지 않았기에 집중력이 흐트러질 것 같아 제가 받지 않겠다. 이 상은 세상 모든 부모에게 드리겠다"면서 “나도 누군가의 아들이었다”고 진심어린 소감을 밝혔다.
(사진=KBS2 방송화면)
■ 소감은 인상깊게
'쌈 마이웨이'로 조연상을 수상한 김성오는 "맛있게 받겠다"면서 "저는 닭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닭으로 할 수 있는 요리는 많다. 삼계탕, 닭꼬치, 닭볶음탕 다양한 요리의 본질은 닭이다. 본질은 김성오지만 닭꼬치도 삼계탕도 되는 배우가 되겠다. KBS가 지난해엔 단막극상을 주고 이번엔 조연상을 줬다. 다음엔 무슨 상을 주실 건가요?"라고 재치있는 소감을 남겼다.
'완벽한 아내'서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여 중편드라마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조여정은 "제 캐릭터는 정상의 범주를 벗어난 여자라 정말 어려웠다. 전 정말 정상이다"며 "매회 제 눈엔 아쉽고 부족하고 더할 수 있었던 부분들이 많았다. 방송 끝날 때마다 칭찬과 응워해줘서 나도 '더 이상은 이 여자를 못 견디겠다' 하는 순간에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힘냈다. 여러분의 칭찬이 날 춤추게 했다"고 밝혔다.
박서준은 '쌈 마이웨이'로 미니시리즈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고 아버지에 진심을 고백해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박서준은 “만약 수상의 기회가 생긴다면 꼭 하고 싶었던 말이 있다. 얼마 전 저희 아버지께서 '내가 이제는 밖에서 내 이름이 불리는 게 아니라 박서준 아버지라 불린다'고 하셨는데 굉장히 마음 한켠이 씁쓸했다. 평소 부모님께 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 아들이라 이런 자리에서나마 표현하고 싶다. 아버지, 아버지 당신이 없었으면 제가 이 자리에 없었습니다. 사랑합니다. 효도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힘든 시기를 보냈던 박시후는 우수상을 받고 "5년 만이다. 시상식을 보며 언젠가 또 저 자리에 설 수 있을까 생각했다. 기쁘다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황금빛 내 인생'이란 작품이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현민과 함께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한 정려원은 "저희만 주는 줄 알고 너무 격하게 반응했다"고 쑥스러워했고 박경림이 "KBS가 작년에도 여섯 쌍께 드렸다"고 하자 "KBS가 처음이라서 몰랐다. 상도 딱 한 개네요"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사진=KBS2 방송화면)
■ 이번이 처음이었다니
'화랑' '매드독'으로 활약한 최원영은 조연상에 "귀하고 값진 상을 안겨줘 감사하다. 올라오니 굉장히 떨린다. KBS서 만 10년 전에 단막극으로 데뷔했다. 이 자리서 처음으로 상을 받는다. 영광스럽다"면서 "집에서 보고 있을 딸들, 아내 심이영 정말 고맙고 사랑한다. 앞으로 배우로서 가장으로서 한 사회 시민으로서 더 열심히 살아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과장' '맨홀' '이상한 나라의 필'로 KBS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준 정혜성은 조연상 수상에 "데뷔 후 처음 받는다"고 울먹이면서 "더 열심히 하는 배우 되겠다"고 말했다.
(사진=KBS2 방송화면)
■ 이것이 배우의 센스
베스트커플상 수상자들의 새해소망이 웃음을 전했다. 다섯글자 소망 제안에 정려원은 "올해는 대상?"이라고 말했고 이에 윤현민은 "나도 대상됨?"이라고 새해소망을 밝혔다. 장나라는 "나도 그럴까?"라고 손호준은 "그럼 나도 줘"라고 센스있게 답했다. 신혜선은 "연결해야 될 것 같다"면서 "저는 다음에"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에 박시후는 "황금빛 대박"으로 대상놀이를 끝냈다. 김지원은 "모두 행복해", 박서준은 "모두의 건강"이란 소망을 밝혔고 이유리는 "올해엔 행복" 류수영은 "아프지 말기" 준호는 "건강합시다" 남궁민은 "건강합시다"로 마무리했다.
그런가 하면 대상 시상자로 나선 송중기는 "너무나 사랑하는 평생의 파트너를 만나서 평생 잊을 수 없는 2017년이 될 것 같다. 기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는…"이라고 송혜교와 결혼을 언급하며 "땡큐 KBS"라고 센스 넘치는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사진=KBS2 방송화면)
■ 시상식 단골, 눈물 펑펑
'아버지가 이상해' '매드독'으로 상반된 캐릭터를 보여준 류화영은 자신이 신인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깜짝 놀랐고 트로피를 받을 때부터 눈물을 쏟았다. 류화영은 "내가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김영철 이유리 등을 호명하다 오열했다. 그 모습에 이유리도 눈물을 쏟다 웃었고 류화영은 "언니 나 상탔어"라고 말해 또 웃음을 전했다. 류화영 소감에 박수홍은 “저렇게 울면서 할 말 다한다”고 신기해했다.
신혜선은 '황금빛 내인생' 으로 우수상을 받고 눈물을 쏟았다. 그는 "'학교2013'에서 한 회에 대사 나올까 말까 한 역할로 데뷔했다. 같은 방송사에서 큰 상을 받게 돼서 감회가 새롭다"면서 "누구도 믿음을 주지 못했던 배우에게 큰 기회를 준 스태프분들, 출연자분들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나라는 미니시리즈 우수상을 받고 "저처럼 아무것도 아닌 사람을 이렇게 살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하다"면서 "저는 연기가 특별히 나아진 게 없는데 손호준씨가 절 유부녀처럼 만들어줬고 장기용 씨가 절 여대생처럼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장나라는 "엄마가 항상 불안해하신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라는 등 울면서도 남다른 수상소감으로 웃음을 안겼다.
이유리도 눈물을 쏟았다. 이유리는 최우수상을 받고 "배우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연기할 수가 없다. 항상 연기할 수 있는, 중간에 사라지지 않고 계속 연기할 수 있게 캐스팅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다. 전 아무것도 아니고 제가 잘 하지 못했는데 제작진분과 출연진께 감사하다. "고 밝혔다.
공로상을 수상한 故 김영애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시상자로 나선 최강희는 "2009년 영화 '애자'에서 엄마와 딸로 만났다. 같이 서점도 가고 길바닥에 앉아 책도 보고 어느 순간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한번은 선생님이 난간에서 '총맞은 것처럼'을 불렀다. 내가 '엄마, 그 나이에도 총맞은 것처럼 가슴이 아프냐'고 묻자 '나이만 들었지 똑같아'라고 말했다"고 일화를 전하며 "언제나 촬영장이 설??던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 다음은 수상자(작)
▲ 남녀 청소년 연기상 = 정준원('아버지가 이상해') 이레('마녀의 법정')
▲ 남녀 조연상 = 김성오('쌈 마이웨이') 최원영('화랑' '매드독') 이일화('김과장' '마녀의 법정') 정혜성('김과장' '맨홀' '이상한 나라의 필')
▲ 남녀 신인상 = 안재홍('쌈, 마이웨이') 우도환('매드독') 김세정('학교 2017') 류화영('아버지가 이상해' '매드독')
▲ 작가상 = 소현경('황금빛 내인생')
▲ 네티즌상 = 박서준 김지원('쌈 마이웨이')
▲ 남녀 연작·단막극상 = 여회현('혼자추는 왈츠' '란제리 소녀시대') 라미란('정마담의 마지막 일주일')
▲ 공로상 = 故 김영애
▲ 드라마 OST상 = 비투비('쌈 마이웨이')
▲ 베스트커플상 =윤현민 정려원('마녀의 법정'), 장나라 손호준('고백부부'), 박시후 신혜선('황금빛 내 인생'), 박서준 김지원('쌈 마이웨이'), 류수영 이유리('아버지가 이상해'), 남궁민 준호('김과장')
▲ 남녀 우수상 중편드라마 부문 = 준호('김과장') 이동건('7일의 왕비') 조여정('완벽한 아내') / 일일극 부문 = 김승수('다시, 첫사랑') 송창의('내 남자의 비밀') 명세빈('다시, 첫사랑') 임수향('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미니시리즈 부문 = 박서준('쌈 마이웨이') 김지원('쌈 마이웨이') 장나라('고백부부') / 장편드라마 부문 = 박시후('황금빛 내 인생')
▲ 남녀 최우수상 = 남궁민('김과장') 이유리('아버지가 이상해') 정려원('마녀의 법정')
▲ 대상 = 김영철('아버지가 이상해') 천호진('황금빛 내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