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기밀' 스틸컷(사진=리틀빅픽쳐스)
[뷰어스=한유정 기자] 국내 영화 최초로 방산비리를 다루는 ‘1급기밀’이 실화 영화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까.
지난해엔 유달리 역사적 사실과 사건을 다룬 작품들이 많이 등장했다. 전 정부였다면 개봉이나 할 수 있었을지 장담을 못하는 픽션같은 현실을 다룬 영화가 개봉을 했고 관객들의 선택을 받았다.
대표적인 작품이 지난해 유일한 1000만 관객 돌파 영화인 ‘택시운전사’다. ‘택시운전사’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의 실상을 알리려는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고 광주까지 갔던 택시운전사 김사복 씨의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화려한 휴가’ ‘꽃잎’ 등 이전에도 민주화운동을 다룬 작품은 있었지만 철저한 타인의 눈으로 바라보는 현실이 더 큰 울림을 줬다.
현재 상영 중인 ‘1987’은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사건을 시작으로 이한열 열사, 1987년 6월 항쟁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묵직한 실화의 힘은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고 현재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두 영화 모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관람을 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택시운전사’ ‘1987’처럼 픽션을 가미한 작품뿐만 아니라 지난해엔 폭로의 기능을 한 다큐멘터리 영화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제 18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부정개표 의혹을 파헤친 ‘더 플랜’과 KBS, MBC 등 공영방송의 문제점을 제기한 ‘공범자들’은 관객수와는 별개로 핫한 영화 중 하나였다.
그 기세를 몰아 개봉하는 ‘1급기밀’은 국내 영화중에선 처음으로 방산비리를 다룬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사건은 1997년 국방부 조달본부 외자부 군무원의 전투기 부품 납품 비리, 2002년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외압설, 2009년 MBC ‘PD수첩’에서 방영된 해군장교의 방산비리다.
‘1급기밀’은 MB정부 때부터 시작된 프로젝트로 무려 8년간 공을 들인 작품이며 故홍기선 감독의 유작이기도 하다. 소재 때문에 모태펀드에서 투자를 거부당하기도 했지만 힘들게 촬영까지 마치고 빛을 보게 됐다.
사실 ‘1급기밀’이 다루는 방산비리라는 소재는 낯설고 무겁다. 하지만 실화 영화의 가장 큰 힘은 진실이다. ‘1급기밀’의 소재의 중압감을 이겨내고 ‘택시운전사’ ‘1987’처럼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오는 2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