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태규(사진=iMe KOREA)   [뷰어스=이건형 기자] 배우 봉태규에게 연기는 늘 산과 같았다. 정상에 서면 또 다른 고지를 넘어야 했다. 고착화된 이미지는 어느 순간 장점이 아닌 단점이 됐다. 자연스레 발이 묶였고 꽤 오랫동안 고통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런 그에게 동아줄과도 같은 작품이 찾아왔다. 바로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리턴’이다. 초반 선정성, 폭력성, 출연진 하차 등 여러 잡음에 시달린 작품이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는 물론 화제성도 엄청 났다. ‘리턴’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바로 ‘악벤져스’로 불리는 4명의 악역(신성록, 박기웅, 봉태규, 윤종훈)이다. 그 중심에 바로 봉태규가 서 있다. 극중 사학 재벌가의 아들 김학범 역을 맡은 봉태규는 기존의 악역들과는 차별성을 보였다. 학범이는 상대가 어떤 위치에 있건 자신의 뜻을 거스르면 폭력성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여린 구석도 존재한다. 극중 눈물을 가장 많이 흘리는 캐릭터다. 분을 참지 못해 가장 친한 친구를 돌로 내리치다가도 이내 눈물을 쏟는 이중성이랄까. 그의 연기가 너무 실감나서 인지 일부 장면들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여성, 조교, 경호원 등 자신보다 힘이 약한 이들을 대하는 그의 모습은 경악스러울 만큼 다분히 자극적이었다. “연기자로서 대본에 충실했어요. 장면의 선정성을 스스로 판단하기엔 조심스러웠죠. 작품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어떻다’라고 평가하기 조심스러워요. 그러나 어떤 드라마든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말이 나오지 않는 작품을 하면 굉장히 씁쓸하거든요. 감독, 작가, 배우들도 모두 시청자 지적에 많이 공감을 했기 때문에 조금 조심했어요. 같은 표현이라 할지라도 어떻게 덜 자극적으로 말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했죠. 내 입장에선 어떤 이야기가 나와도 그냥 다 감사해요. 어떤 이야기가 싫겠어요” 봉태규(사진=iMe KOREA)   ■ “학범이 캐릭터, ‘야생화’ 들으며 영감 받아” 드라마 방영과 동시에 봉태규를 향한 호평이 쏟아졌다. 작품의 선정성을 떠나 그가 보여준 연기는 놀라울 만큼 실감났다. 캐릭터 분석에 얼마나 공을 들였을 지가 그대도 느껴졌다. “공감하실지 모르겠지만 학범이 캐릭터가 되게 여려요. 이 아이가 보면 대본 지문에 ‘운다’가 되게 많아요. 그 여린 지점이 나와 비슷한 것 같아요. 또 학범이를 연기할 때 악역, 분노조절 장애 이런 밑바탕을 다 버리고 대본에 나와 있는 상황에 따랐어요. 단 악역이라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는 걸 경계했죠. 학범이가 극단적 폭력성이 있긴 한데 사람을 죽이진 않아요. 생활 밀착형으로 상하관계에서 권위적인 폭력성이 있어요. 모두에게 반말을 하잖아요. 물리적 폭력도 나쁘지만 권위를 앞세워서 사람을 찍어 내리는 게 얼마나 나쁜 건지 학범이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런 과정에서 흥분하거나 힘을 들이지 않으려고 음악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어요. 제일 많이 들었던 노래가 ‘야생화’예요. 사실 학범이 캐릭터와 정반대 지점에 있는 노래잖아요. 그걸 들으면서 마음을 차분하게 내려 놨어요” 극중 스타일도 독특했다. 마치 학범이 성격을 대변해주는 듯한 화려한 스타일링은 캐릭터를 살리는 데도 한 몫 한다. “학범이 의상 중에 여자 옷이 되게 많아요. 이유가 뭐냐면 옷을 잘 입는 친구들은 남자 여자 구분을 두지 않거든요. 학범이의 경계 없는 자유분방한 모습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신경을 많이 썼죠. 자세히 보면 교수실, 친구들 만났을 때, 파티를 할 때 옷이 다 달라요. 캐릭터를 보여줬을 때 연기도 중요하지만 비주얼적인 면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학범이 소개에 보면 수준급 디제잉 실력을 가지고 있는 친구로 나와 있어요. 재벌집 아들이라고 해서 비싼 옷만 입는 게 아니라 저가의 옷도 입었죠. 또 10년 전 회상신에는 진짜 10년 전 컬렉션 의상을 입기도 했어요” 봉태규(사진=iMe KOREA)   ■ “끝없던 부정적 평가…악에 바쳐 연기해” 학범이를 만나기까지 봉태규는 꽤나 오랜 슬럼프를 겪었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따라오는 부정적 평가는 연기에 대한 그의 열망마저 옭아맸다.   “한참 열심히 일했을 때도 자신감은 없었어요. 영화 ‘바람난 가족’이 굉장히 잘 됐잖아요. 그런데 그때 ‘쟤는 저거보다 큰 역할을 못해’ 라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래서 ‘논스톱’을 찍었죠. 그런데 또 ‘쟨 진지한 걸 못해’라는 소리가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한강수타령’이라는 정극 드라마를 했어요. 그랬더니 또 다음에 ‘쟨 주연을 못해’라는 소리를 들었죠. 뒷말이 끝이 없었어요. 그래서 20대 때는 악에 바쳐서 연기를 했죠. 그러다 보니까 자존심만 세지더라고요. 연기가 아닌 다른 데에 신경 쓰다 보니까 안 좋은 수를 쓰게 됐어요. 또 급해지고. 그래서 안 좋은 시기를 보냈죠. 그러면서 더 많은 이야기가 돌게 되고 부정적 평가가 나오니까 움츠리게 됐죠. 연달아 작품이 엎어지고 몸이 아프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안 좋은 일이 연이어 왔어요. 연기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죠. 또 연기하기를 원하지만 못했던 때도 길었어요” ‘리턴’은 이처럼 힘든 시기를 보낼 때 만난 고마운 작품이다. ‘봉태규의 재발견’이라는 평가까지 받았으니 더더욱 의미가 깊다. 또 봉태규는 ‘리턴’ 인기에 힘입어 KBS2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새 멤버로 합류한다. 27개월 아들과의 일상이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예쁜 모습보단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최대한 자연스럽게 우리의 모습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연기자로서는 최고의 호평을 받고 있지만 아빠 봉태규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 지 궁금증이 한가득이다.

봉태규 "20대 때 악에 바쳐 연기했어요"

이건형 기자 승인 2018.03.26 11:47 | 최종 수정 2136.06.18 00:00 의견 0
봉태규(사진=iMe KOREA)
봉태규(사진=iMe KOREA)

 

[뷰어스=이건형 기자] 배우 봉태규에게 연기는 늘 산과 같았다. 정상에 서면 또 다른 고지를 넘어야 했다. 고착화된 이미지는 어느 순간 장점이 아닌 단점이 됐다. 자연스레 발이 묶였고 꽤 오랫동안 고통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런 그에게 동아줄과도 같은 작품이 찾아왔다. 바로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리턴’이다. 초반 선정성, 폭력성, 출연진 하차 등 여러 잡음에 시달린 작품이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는 물론 화제성도 엄청 났다.

‘리턴’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바로 ‘악벤져스’로 불리는 4명의 악역(신성록, 박기웅, 봉태규, 윤종훈)이다. 그 중심에 바로 봉태규가 서 있다. 극중 사학 재벌가의 아들 김학범 역을 맡은 봉태규는 기존의 악역들과는 차별성을 보였다. 학범이는 상대가 어떤 위치에 있건 자신의 뜻을 거스르면 폭력성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여린 구석도 존재한다. 극중 눈물을 가장 많이 흘리는 캐릭터다. 분을 참지 못해 가장 친한 친구를 돌로 내리치다가도 이내 눈물을 쏟는 이중성이랄까.

그의 연기가 너무 실감나서 인지 일부 장면들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여성, 조교, 경호원 등 자신보다 힘이 약한 이들을 대하는 그의 모습은 경악스러울 만큼 다분히 자극적이었다.

“연기자로서 대본에 충실했어요. 장면의 선정성을 스스로 판단하기엔 조심스러웠죠. 작품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어떻다’라고 평가하기 조심스러워요. 그러나 어떤 드라마든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말이 나오지 않는 작품을 하면 굉장히 씁쓸하거든요. 감독, 작가, 배우들도 모두 시청자 지적에 많이 공감을 했기 때문에 조금 조심했어요. 같은 표현이라 할지라도 어떻게 덜 자극적으로 말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했죠. 내 입장에선 어떤 이야기가 나와도 그냥 다 감사해요. 어떤 이야기가 싫겠어요”

봉태규(사진=iMe KOREA)
봉태규(사진=iMe KOREA)

 



■ “학범이 캐릭터, ‘야생화’ 들으며 영감 받아”

드라마 방영과 동시에 봉태규를 향한 호평이 쏟아졌다. 작품의 선정성을 떠나 그가 보여준 연기는 놀라울 만큼 실감났다. 캐릭터 분석에 얼마나 공을 들였을 지가 그대도 느껴졌다.

“공감하실지 모르겠지만 학범이 캐릭터가 되게 여려요. 이 아이가 보면 대본 지문에 ‘운다’가 되게 많아요. 그 여린 지점이 나와 비슷한 것 같아요. 또 학범이를 연기할 때 악역, 분노조절 장애 이런 밑바탕을 다 버리고 대본에 나와 있는 상황에 따랐어요. 단 악역이라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는 걸 경계했죠. 학범이가 극단적 폭력성이 있긴 한데 사람을 죽이진 않아요. 생활 밀착형으로 상하관계에서 권위적인 폭력성이 있어요. 모두에게 반말을 하잖아요. 물리적 폭력도 나쁘지만 권위를 앞세워서 사람을 찍어 내리는 게 얼마나 나쁜 건지 학범이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런 과정에서 흥분하거나 힘을 들이지 않으려고 음악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어요. 제일 많이 들었던 노래가 ‘야생화’예요. 사실 학범이 캐릭터와 정반대 지점에 있는 노래잖아요. 그걸 들으면서 마음을 차분하게 내려 놨어요”

극중 스타일도 독특했다. 마치 학범이 성격을 대변해주는 듯한 화려한 스타일링은 캐릭터를 살리는 데도 한 몫 한다.

“학범이 의상 중에 여자 옷이 되게 많아요. 이유가 뭐냐면 옷을 잘 입는 친구들은 남자 여자 구분을 두지 않거든요. 학범이의 경계 없는 자유분방한 모습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신경을 많이 썼죠. 자세히 보면 교수실, 친구들 만났을 때, 파티를 할 때 옷이 다 달라요. 캐릭터를 보여줬을 때 연기도 중요하지만 비주얼적인 면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학범이 소개에 보면 수준급 디제잉 실력을 가지고 있는 친구로 나와 있어요. 재벌집 아들이라고 해서 비싼 옷만 입는 게 아니라 저가의 옷도 입었죠. 또 10년 전 회상신에는 진짜 10년 전 컬렉션 의상을 입기도 했어요”

봉태규(사진=iMe KOREA)
봉태규(사진=iMe KOREA)

 

■ “끝없던 부정적 평가…악에 바쳐 연기해”

학범이를 만나기까지 봉태규는 꽤나 오랜 슬럼프를 겪었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따라오는 부정적 평가는 연기에 대한 그의 열망마저 옭아맸다.
 
“한참 열심히 일했을 때도 자신감은 없었어요. 영화 ‘바람난 가족’이 굉장히 잘 됐잖아요. 그런데 그때 ‘쟤는 저거보다 큰 역할을 못해’ 라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래서 ‘논스톱’을 찍었죠. 그런데 또 ‘쟨 진지한 걸 못해’라는 소리가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한강수타령’이라는 정극 드라마를 했어요. 그랬더니 또 다음에 ‘쟨 주연을 못해’라는 소리를 들었죠. 뒷말이 끝이 없었어요. 그래서 20대 때는 악에 바쳐서 연기를 했죠. 그러다 보니까 자존심만 세지더라고요. 연기가 아닌 다른 데에 신경 쓰다 보니까 안 좋은 수를 쓰게 됐어요. 또 급해지고. 그래서 안 좋은 시기를 보냈죠. 그러면서 더 많은 이야기가 돌게 되고 부정적 평가가 나오니까 움츠리게 됐죠. 연달아 작품이 엎어지고 몸이 아프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안 좋은 일이 연이어 왔어요. 연기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죠. 또 연기하기를 원하지만 못했던 때도 길었어요”

‘리턴’은 이처럼 힘든 시기를 보낼 때 만난 고마운 작품이다. ‘봉태규의 재발견’이라는 평가까지 받았으니 더더욱 의미가 깊다.

또 봉태규는 ‘리턴’ 인기에 힘입어 KBS2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새 멤버로 합류한다. 27개월 아들과의 일상이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예쁜 모습보단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최대한 자연스럽게 우리의 모습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연기자로서는 최고의 호평을 받고 있지만 아빠 봉태규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 지 궁금증이 한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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