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J E&M 제공)
[뷰어스=문다영 기자] 도서시장이 들썩인다. 요즘 만능테이너가 아닌 스타들이 없지만 스타들이 책마저 쓴다. 그 역사야 오래됐지만 요즘 스타들의 책이 그리는 그림은 과거와는 다르다. 도서시장 순위를 요동치게 만드는 힘은 스타들의 유명세 때문일까. 그렇다고 하기엔 판매부수와 진득한 인기가 남다르다. 단순히 스타의 인기 척도로 책 판매를 논하기에 요즘 책의 퀄리티가 다르다는 말이다. 이전처럼 스타의 이름과 유명세로 허술하게 구성해서는 요즘 독자들의 눈높이도 따라가지 못한다. 독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알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스타들이기에 책의 인기도 자연스레 따라오는 건지 모른다. 적어도, 도서시장 베스트셀러 순위에 이름 한 번 올려본 스타들은 그 값어치는 한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사진=책표지)
■ 아이돌 파워+사랑스러움
워너원 ‘우리기억 잃어버리지 않게’(CJ E&M 지음 | 아르테팝(artePOP))는 예약판매 직후부터 온라인 서점 차트를 휩쓸었다. 2017년 8월 7일 워너원의 데뷔 이후부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2017년 활동을 담은 포토 에세이다. 앨범 재킷 촬영 현장과 뮤직 비디오 촬영 현장 등 워너원의 앨범 제작 과정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았다. 300여 장의 비하인드 사진에는 음악에 대한 워너원의 열정, 카메라 뒤 장난기 넘치는 모습 등 지금껏 공개되지 않은 모습들이 담겼다. 특히 이번 포토 에세이에는 두 번째 미니 앨범 ‘0+1=1(I PROMISE YOU)’ 발표를 앞둔 심정, 음악적 고민과 향후 계획, 팬들을 향한 진심 어린 고백 등 워너원의 고민과 생각, 꿈과 열정 등이 담긴 인터뷰가 수록됐다.
AOA 민아는 지난해 ‘별은 밤에도 길을 잃지 않는다’(권민아 지음 | 허밍버드)라는 에세이로 독자들과 만났다. “언젠가 한 번은 가수도 배우도 아닌 그저 평범한 스물다섯 권민아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는 권민아의 마음이 그대로 담겼다. 그는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평범한 청년이자 여성, 그리고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서의 이야기를 담담히 건네며 아직은 서툴지만 아름다운 청춘들에게 따뜻한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청춘의 한가운데에 선 저자가 길을 잃고 헤맬 때마다 길잡이별이 되어 준 문장들을 선별해 담아냈다. 또한 문장들 옆 여백 페이지를 마련하여 독자가 직접 문장을 읽고 따라 쓰며 마음에 되새기는 ‘서(書)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사진=책표지)
■ 배우, 소통을 읽다
배우 박효주는 지난달 22일 배우라는 꿈을 향해 걸어온 자전적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녹인 에세이집 ‘너도 그러니? 나도 그래’(박효주 지음 | 오픈하우스)를 선보였다. 박효주는 어릴 때 엄마가 주워 온 액자 속 사진을 보며 발레리나를 꿈꾼다. 하지만 8년 만에 척추분리증이라는 희귀병 진단을 받고 꿈을 포기하게 된다. 절망의 나날이 계속되는 가운데 배우의 꿈을 꾸게 된 소녀는 이름 앞에 연기파 배우, 신스틸러라는 수식어를 붙이게 된다. 정작 박효주는 자신을 배우라고 소개할 수 있을 때까지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노라 고백한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었고, 가고 있는 길에 대한 확신도 없었다는 것. 박효주는 책을 통해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삶이 두렵기만 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리고 비슷한 고민으로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공감과 응원의 목소리를 전한다.
배우 박정민 ‘쓸만한 인간’(박정민 지음 | 상상출판)에는 솔직한 이야기들이 담겼다. 박정민은 배우라는 직업군에서 겪는 이야기부터 낯선 땅에 다다른 여행자로, 누군가의 친구로, 철없는 아들로, 그리고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서 이야기를 전한다. 그는 영화 ‘파수꾼’ 홍보용 블로그에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연재했고 2013년부터 매거진 ‘톱클래스’에 칼럼을 싣기도 했다. 이 글들에 새로운 이야기들이 더해져 ‘쓸만한 인간’이 출간됐다. 그는 스타병의 정반대편에 서서 ‘이런 사람도 사는데 당신들도 살아’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위로가 담겨 있다. 올해 1월 스페셜 에디션이 출간됐다.
(사진=책표지)
■ 개그맨, 책으로 전하는 유머와 공감
유세윤의 ‘겉짓말’(유세윤 지음 | 김영사) 은 페이크 에세이(fake essay)다. 에세이지만 거짓말을 대놓고 가미한 황당하고 묘한 책으로 출간 3일 만에 중쇄를 찍었고, 2주 만에 5000부가 판매됐다.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갸웃거리게 되는 모호한 경계를 오가며 읽는 재미가 남다르다. 1980년 9월 범상치 않았던 탄생부터 인기 개그맨으로 살고 있는 지금까지 실제로 겪고 느낀 것들을 담고 있다.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부터 아내와 아들에 대한 지극한 사랑, 그리고 천재 개그맨으로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인생의 탄탄대로를 달리던 때 닥친 시련들까지. 대중이 알고 있는 실제 이야기에 저자만의 기발한 상상력을 더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유병재 농담집 ‘블랙 코미디’(유병재 지음 | 비채)는 코미디언이자 작가로, 공연과 방송에서 남다른 개그 철학을 선보이며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유병재의 진가를 드러낸 책이다. 지난 3년 간 저축하듯 모은 에세이와 우화, 아이디어 노트, 미공개 글 138편을 모아 엮었다. 누구나 겪었을 법하고 차마 말로 내뱉지 못했던 일상 속의 부조리를 예리하게 포착해낸 유병재식 블랙코미디는 모두 4장으로 나뉜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화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에 빠지게 되는 블랙코미디, 용기가 부족해 삼켰던 분노들, 피해의식과 때때로 술기운까지 곁들여진 부끄럽지만 솔직한 글들, 그러한 분노의 원인들이 결국 나였음을 인정하고 결국 자신도 같은 인간이라는 반성에서 기인한 글들이 담겼다. 지난해 9월 출간 직전 예약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6개월 만에 8만부를 찍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