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뷰어스=손예지 기자] 츤데레 송새벽의 특별한 고백이 ‘나의 아저씨’ 속 독특한 커플의 탄생을 알리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사고 있다.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 연출 김원석)에서 삼형제 중 막내인 기훈(송새벽)은 한때 천재라 불렸지만 현재는 형 상훈(박호산)과 함께 형제 청소방을 운영하게 된 인물이다. 짧게나마 찬란했던 과거를 등지고도 “오늘 죽어도 쪽팔리지 않게 팬티는 비싼 것을 입는다”던 기훈은 지난 12회, 까칠한 허세 안에 감춰뒀던 진심을 드러내 시선을 끌었다. 유라(권나라)에게 비겁했던 자신의 과거를 고백한 것.
망가졌지만 괜찮은, 불행해 보이지 않는 기훈을 만난 후 다시 한 번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한 유라는 무너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괜찮은 듯싶던 연기는 안감독의 호통과 함께 제자리를 잃었고 그럴수록 유라의 자존감도 깎여나갔다. 결국 한계에 다다라 “더 이상 못하겠다”는 유라에게 겉으로는 “네가 부족한 거다” 호통을 친 기훈은 안감독을 찾아갔다. “나 같은 놈이 또 있는 줄 몰랐다. 너 왜 그런지 알아. 너하고 나만 알아”라면서 뱉어내듯 외친 기훈은 “연기시켜보니까 알겠지? 니 시나리오 완전 별로인 거”라며 안감독의 치부를 찔렀다.
이후 기훈은 유라를 찾아갔다. “영화 찍으면서 알았어. 망했다. 큰일 났다”라며 그녀와 함께 영화를 찍던 과거를 회상한 기훈은 그때 이미 알았다고 했다. 떠오르던 감독 박기훈은 어쩌다 천재로 추앙받는다는 것을. 매 컷을 찍을 때마다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았지만 그래도 기훈은 천재이고 싶었고, 천재로 남고 싶었다. 그래서 젊은 시절의 기훈은 유라를 탓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기훈은 “구박하면 할수록 벌벌 떨며 엉망으로 연기하는 너를 보며 더 망가져라. 더 망가져라. 내가 무능해서가 아니라 쟤가 무능한 거다” 마음으로 속삭이다, 반쯤 찍은 영화를 보고 제작사가 엎자고 했을 때 안심했었노라 고백했다. 이기적이고 비겁했기에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기훈의 밑바닥이었다. 아주 오랜 시간을 돌아 자신의 속내를 밝힌 기훈은 “앞으로 너한테 뭐라고 하는 놈들 다 죽여. 뒤는 내가 책임져”라고 한 뒤 울음을 터뜨린 유라를 등지고 돌아섰다.
이렇듯 젊은 시절에 내려놓지 못했던 기훈의 자존심과 그로 인해 망가졌던 유라의 전말이 밝혀지면서 그간 미묘한 애정전선을 보였던 두 사람의 관계는 빨간불이 켜지는 듯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야기는 의외의 전개를 맞았다. 유라가 울던 모습 그대로 ‘정희네’에 찾아와 기훈의 뺨을 때리더니 그의 옷 한 귀퉁이를 붙잡고 서럽게 울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어쩐지 다정한 모습으로 나란히 앉아 “먼저 차면 죽여버린다” “서로 먼저 차지 말기”라고 귀엽게 속삭이는 연인으로 발전했다.
상훈의 말처럼 ‘기승전결 없는 연애’를 시작한 기훈과 나라. “남녀관계는 시작과 동시에 끝이 한방에 들어온다”는 정희(오나라)의 말처럼 일반적인 드라마 속 보통의 연인과는 다른 반전 쾌속 전개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두 사람은 남은 4회에서 어떤 이야기를 펼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나의 아저씨’는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치유해가는 이야기.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되며, 국내 방영 24시간 후 매주 목, 금요일 오후 9시 45분 tvN 아시아를 통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도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