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방송화면)
[뷰어스=노윤정 기자] 최근 로맨틱코미디 드라마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로맨틱코미디 장르의 작품이 시청자들을 만났다. 6일 첫 방송된 tvN 새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연출 박준화·극본 정은영)가 그 주인공.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유쾌한 로맨틱코미디 드라마다. 원작 소설은 드라마 이전에 웹툰으로 먼저 제작됐을 만큼 큰 인기를 끈 작품이기도 하다. 여기에 박서준-박민영 캐스팅 소식은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충분했다. 첫 회는 코믹 요소와 설렘 요소가 적절히 어우러지며 그 기대를 충족시켰다. 특히 나르시시스트로 변신한 박서준과 첫 로맨틱코미디 장르에 도전한 박민영의 케미스트리는 합격점이었다. 다소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전개, 연출, 연기 모두 원작의 매력을 충실히 반영했다. 전반적으로 무난한 출발이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재력, 미모, 수완은 물론 자기애까지 갖춘 부회장과 그를 완벽하게 보좌해온 비서의 로맨스를 그린다. 유명그룹 부회장 이영준(박서준 분)은 자기 자신 외에는 누구도 사랑해본 적이 없는 나르시시스트다. 이영준의 그 별난 성격을 맞춰가며 9년 간 곁을 지킨 이는 바로 비서 김미소(박민영 분)였다. 두 사람은 완벽한 파트너였다. 적어도 이영준은 그렇게 생각했다. 김미소가 갑작스럽게 퇴사를 통보하기 전까지는. 개인적인 삶 없이 살아온 김미소는 ‘김비서’가 아닌 ‘김미소’로 살기 위해 회사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남들처럼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려면 24시간 긴장하며 살아야 하는 ‘이영준 비서’ 직을 놓아야 했다. 하지만 이영준에게 김미소는 곁을 내준 몇 안 되는 인물이었다. 결국 이영준은 김미소를 잡기 위해 결혼이 하고 싶다면 자신이 해주겠다는 파격 제안을 한다.
일단 원작과의 싱크로율이 높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내용은 물론 화면 구성까지 원작 웹툰의 매력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박준화 PD는 제작발표회 당시 “원작과 차별을 두기보단 싱크로율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말처럼 드라마는 원작의 매력적인 요소들을 곳곳에 담아냈다. 특히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만화적 재미를 더했다. 원작 캐릭터와 100% 일치한다는 평을 받은 강기영(박유식)을 비롯해 김혜옥(최여사), 김병옥(이회장) 등의 배우들은 등장만으로 웃음을 유발했다. 무엇보다 원작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높지 않다는 반응이 있던 박민영 역시 원작 속 김미소 이미지를 잘 살려 몰입도를 높였다.
(사진=tvN 방송화면)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가장 매력적이어야 하는 캐릭터는 바로 박서준이 분한 이영준이다. 극 중 가장 독특하고 만화적 상상력이 집약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이영준의 매력이 살아야 극의 매력이 산다. 하지만 첫 회에서 보여준 박서준의 말투와 표정, 제스처는 자칫 과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박서준이 연기한 이영준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비주얼은 훈훈했고 자아도취 연기는 능청스럽고 코믹했다. 다만 연기가 시청자들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받아들여지도록 해야 하는 숙제 역시 남았다.
전반적으로는 로맨틱코미디 장르의 본분에 충실해 두 주인공의 캐릭터 소화력, 케미스트리 역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일부 시청자들은 “스토리가 조금 유치하다” “연출이 산만하게 느껴졌다” 등 아쉬움을 지적하기도 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김비서가 왜 그럴까’ 1회는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 5.8%를 기록했다. 전작 ‘나의 아저씨’의 최종회 시청률 7.4%보다는 1.6% 포인트 하락한 수치지만 ‘나의 아저씨’ 1회 시청률 3.9%보다는 높다. 수목극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출발이 나쁘지 않다. 온라인 화제성 역시 높다. 첫방송 전부터 오늘(7일) 오전까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원작 팬층이 두텁다. 첫 회 방송이 원작을 보지 않은 시청자들은 물론 원작 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완성도 높은 전개와 연출만 유지한다면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