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방송화면, SBS, MBC 방송화면) [뷰어스=노윤정 기자] 배우 최민수의 이름 앞에는 여러 가지 수식어가 붙는다. 연기신(神), 명불허전, 대체 불가한 배우, 믿고 보는 배우. 최민수에게는 그의 연기력에 대한 찬사를 담은 다양한 표현들이 따른다. 최민수는 매 작품 전작을 잊게 만드는 캐릭터 소화력과 화면을 압도하는 존재감으로 이런 대중의 믿음에 보답한다. 최민수가 tvN ‘무법 변호사’(연출 김진민·극본 윤현호)를 통해 자신의 관록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다. 극 중 최민수는 어시장 건달에서 오주그룹 회장직까지 올라온 안오주 역을 맡았다. 안오주는 악역이자 봉상필(이준기)과 대립구도를 형성하며 극의 갈등 서사를 이끄는 한 축이다.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살인도 서슴지 않는다. 자신보다 강한 차문숙(이혜영)에게는 머리가 발끝에 닿을 듯이 고개를 숙이고 자신보다 약한 사람들은 철저하게 짓밟는다. 안오주라는 캐릭터는 언뜻 그동안 최민수가 맡아온 다른 캐릭터들과 비슷해 보일 수도 있다. 최민수라는 배우에게서 연상되는 이미지는 강렬함, 카리스마, 터프가이, 이런 유형의 것들이다. 부드럽고 선한 역할보다는 투박하고 카리스마 있는 역할로 인식돼 왔다는 의미다. 선역보다는 악역 이미지가 강하기도 하다. 최민수의 인생작이라고 할 수 있는 SBS ‘모래시계’ 속 박태수, SBS ‘무사 백동수’의 천(天), 영화 ‘홀리데이’의 김안석 등이 최민수의 대표 이미지와 맞닿아 있는 캐릭터들이다. 안오주도 이 연장선상에 있다. 하지만 최민수가 하나의 이미지만을 가진 배우는 결코 아니다. 코믹하거나 애틋한 감성 역시 표현 가능하며, 전작과 유사해 보일 수 있는 악역을 연기하더라도 작품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을 변주한다. 최민수의 최근 출연작을 보면 그 점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SBS ‘대박’에서 최민수는 비정한 임금 숙종 역을 맡아 극을 무게감 있게 이끌었다. 숙종은 대중매체에서 자주 다루어진 인물이다. 그만큼 대중에게 익숙하다. 하지만 최민수는 친숙한 숙종의 이미지를 이어가는 대신, 좀 더 냉혹하고 날카로운 숙종 캐릭터를 만들었다. 눈빛만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는 국정을 완벽히 장악한 숙종의 모습을 화면에 오롯이 구현했다. 정적들을 향한 살기 어린 모습은 흡사 광기로 보이기도 했다. 최민수는 숙종의 죽음으로 극에서 퇴장하는 순간까지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선보였다. 숙종이 숨을 거두기 전 남긴 “참으로 한 순간이구나”라는 말은 최민수의 명연기와 어우러져 강렬한 전율을 선사했다. (사진=SBS, MBC 방송화면, tvN 방송화면) 차기작 MBC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는 최민수의 또 다른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최민수는 숙종과 상반되는 이미지의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으로 분해 카리스마를 지우고 B급 코미디를 선보였다. 플레이보이 억만장자 백작으로 분한 최민수는 허세 가득하고 한없이 가벼운 사이드 파드 알리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과장된 쇼맨십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게 만드는 탁월한 완급조절로 극을 그야말로 ‘하드캐리’ 했다. 비현실적인 설정이 가득한 인물이었지만 최민수의 연기력은 캐릭터에 개연성을 부여했다. 최민수의 호연은 작품의 인기로 이어졌고, ‘죽어야 사는 남자’는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최민수는 다시 비열하고 악랄한 악역으로 돌아왔다. ‘무법 변호사’ 속 최민수는 매 장면마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극에 몰입하게 하는 묵직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최민수가 등장하는 씬은 마치 스릴러 같은 긴장감이 감돈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숙종을 연기할 때와는 또 다른 모습이다. 눈빛, 표정, 목소리, 말투, 발걸음 하나하나에서 그 누구도 아닌 안오주가 보인다. 어떤 이는 최민수라는 배우를 좋아할 것이고, 누군가는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배우에 대한 선호는 개인의 취향이라 하겠다. 하지만 호불호를 떠나 최민수의 연기력까지 부정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만큼 그동안 대중이 보아온 최민수의 연기는 명불허전이었다. 또한 최근 작품들에서 최민수는 개성 강한 캐릭터를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하며 극의 서사를 힘 있게 이끌었다. 최민수는 색깔이 강한 배우다. 캐릭터에 그처럼 강한 색을 입히는데, 그게 어색하지가 않다. 캐릭터가 가진 모든 요소들이 최민수라는 배우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어우러진다. 그래서일까. 캐릭터가 최민수를 만날 때, 시청자는 그 캐릭터에 몰입할 수밖에 없다.

캐릭터에 최민수라는 색깔을 입히다

노윤정 기자 승인 2018.06.06 07:08 | 최종 수정 2136.11.09 00:00 의견 0
(사진=tvN 방송화면, SBS, MBC 방송화면)
(사진=tvN 방송화면, SBS, MBC 방송화면)

[뷰어스=노윤정 기자] 배우 최민수의 이름 앞에는 여러 가지 수식어가 붙는다. 연기신(神), 명불허전, 대체 불가한 배우, 믿고 보는 배우. 최민수에게는 그의 연기력에 대한 찬사를 담은 다양한 표현들이 따른다. 최민수는 매 작품 전작을 잊게 만드는 캐릭터 소화력과 화면을 압도하는 존재감으로 이런 대중의 믿음에 보답한다.

최민수가 tvN ‘무법 변호사’(연출 김진민·극본 윤현호)를 통해 자신의 관록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다. 극 중 최민수는 어시장 건달에서 오주그룹 회장직까지 올라온 안오주 역을 맡았다. 안오주는 악역이자 봉상필(이준기)과 대립구도를 형성하며 극의 갈등 서사를 이끄는 한 축이다.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살인도 서슴지 않는다. 자신보다 강한 차문숙(이혜영)에게는 머리가 발끝에 닿을 듯이 고개를 숙이고 자신보다 약한 사람들은 철저하게 짓밟는다.

안오주라는 캐릭터는 언뜻 그동안 최민수가 맡아온 다른 캐릭터들과 비슷해 보일 수도 있다. 최민수라는 배우에게서 연상되는 이미지는 강렬함, 카리스마, 터프가이, 이런 유형의 것들이다. 부드럽고 선한 역할보다는 투박하고 카리스마 있는 역할로 인식돼 왔다는 의미다. 선역보다는 악역 이미지가 강하기도 하다. 최민수의 인생작이라고 할 수 있는 SBS ‘모래시계’ 속 박태수, SBS ‘무사 백동수’의 천(天), 영화 ‘홀리데이’의 김안석 등이 최민수의 대표 이미지와 맞닿아 있는 캐릭터들이다. 안오주도 이 연장선상에 있다.

하지만 최민수가 하나의 이미지만을 가진 배우는 결코 아니다. 코믹하거나 애틋한 감성 역시 표현 가능하며, 전작과 유사해 보일 수 있는 악역을 연기하더라도 작품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을 변주한다. 최민수의 최근 출연작을 보면 그 점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SBS ‘대박’에서 최민수는 비정한 임금 숙종 역을 맡아 극을 무게감 있게 이끌었다. 숙종은 대중매체에서 자주 다루어진 인물이다. 그만큼 대중에게 익숙하다. 하지만 최민수는 친숙한 숙종의 이미지를 이어가는 대신, 좀 더 냉혹하고 날카로운 숙종 캐릭터를 만들었다.

눈빛만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는 국정을 완벽히 장악한 숙종의 모습을 화면에 오롯이 구현했다. 정적들을 향한 살기 어린 모습은 흡사 광기로 보이기도 했다. 최민수는 숙종의 죽음으로 극에서 퇴장하는 순간까지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선보였다. 숙종이 숨을 거두기 전 남긴 “참으로 한 순간이구나”라는 말은 최민수의 명연기와 어우러져 강렬한 전율을 선사했다.

(사진=SBS, MBC 방송화면, tvN 방송화면)
(사진=SBS, MBC 방송화면, tvN 방송화면)

차기작 MBC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는 최민수의 또 다른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최민수는 숙종과 상반되는 이미지의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으로 분해 카리스마를 지우고 B급 코미디를 선보였다. 플레이보이 억만장자 백작으로 분한 최민수는 허세 가득하고 한없이 가벼운 사이드 파드 알리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과장된 쇼맨십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게 만드는 탁월한 완급조절로 극을 그야말로 ‘하드캐리’ 했다. 비현실적인 설정이 가득한 인물이었지만 최민수의 연기력은 캐릭터에 개연성을 부여했다. 최민수의 호연은 작품의 인기로 이어졌고, ‘죽어야 사는 남자’는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최민수는 다시 비열하고 악랄한 악역으로 돌아왔다. ‘무법 변호사’ 속 최민수는 매 장면마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극에 몰입하게 하는 묵직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최민수가 등장하는 씬은 마치 스릴러 같은 긴장감이 감돈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숙종을 연기할 때와는 또 다른 모습이다. 눈빛, 표정, 목소리, 말투, 발걸음 하나하나에서 그 누구도 아닌 안오주가 보인다.

어떤 이는 최민수라는 배우를 좋아할 것이고, 누군가는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배우에 대한 선호는 개인의 취향이라 하겠다. 하지만 호불호를 떠나 최민수의 연기력까지 부정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만큼 그동안 대중이 보아온 최민수의 연기는 명불허전이었다. 또한 최근 작품들에서 최민수는 개성 강한 캐릭터를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하며 극의 서사를 힘 있게 이끌었다. 최민수는 색깔이 강한 배우다. 캐릭터에 그처럼 강한 색을 입히는데, 그게 어색하지가 않다. 캐릭터가 가진 모든 요소들이 최민수라는 배우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어우러진다. 그래서일까. 캐릭터가 최민수를 만날 때, 시청자는 그 캐릭터에 몰입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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