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붉은 정원 배우 에녹(사진=벨라뮤즈 제공) [뷰어스=김희윤 기자] “첫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굉장한 작품이 태어날 수 있겠다 생각해요(웃음)” 뮤지컬배우 에녹은 작품을 하나의 유기체로 바라본다. 스스로가 살아있는 공연을 펼치고자 좋은 작품에 대해 더욱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간다. 그는 연습이 한창인 뮤지컬 ‘붉은 정원’을 대하는 자세부터가 남다르다. 음악적인 완성도나 가사, 연출적인 면 등 훌륭한 지점들을 스스로 찾아 나선다. 특히 작품이 좋아서 발현되는 자신감이 무대 위에서 흘러나온다. ■ 좋은 작품, 훌륭한 구성원들 에녹은 초연작인 ‘붉은 정원’에 참여한다. 뮤지컬 ‘붉은 정원’은 이반 투르게네프의 소설 ‘첫사랑’을 각색한 작품이다. 아름답고 치열한 첫사랑을 통해 성장하는 세 남녀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무대에 펼친다. “대본을 보는 순간부터 마음에 들었어요. 너무 하고 싶었죠. 스토리나 극의 흐름, 가사 모두 매끄러우면서도 좋은 작품이었어요. 나중에 음악을 들었을 땐 더 끌렸죠. 그만큼 완성도가 높았어요. 모든 창작진들이 합심해 잘 만든 작품이라 무대 위에서 구현할 땐 더 잘하고 싶은 맘이 컸죠. 작품에 대해 애정이 생기면 참여도가 더 높아지는 것 같아요. 무대에서 잘 선보이기만 한다면 아마 관객 분들도 상당히 좋아할 거라 생각하죠” 에녹은 원작의 모티브를 가져온 작품에서 퇴역한 장교이자 작가인 빅토르를 통해 차가우면서도 뜨거운 면모를 선보일 예정이다. “상상력과 작가의 워딩이 포함된 작품이라 캐릭터 구축 과정이 중요해요. 원작을 살리는 게 더 좋은 작품이 있는 반면, 작가의 상상력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찾는 게 더 좋은 작품이 있죠. ‘붉은 정원’은 후자에 속해요. 그래서 철저하게 대본 위주로 연습하면서 끊임없이 창작진들과 대화하며 방향을 찾아가는 중이죠. 중점적으로 극에서 보이는 모습이나 인물에 대한 키워드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에녹이 연기하는 빅토르는 작품에서 중심을 잡아가는 캐릭터다. 빅토르는 첫사랑에 전력투구하며 이를 펼쳐나간다. 잔잔하면서도 격정적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면 작품이 날아갈 수 있어요.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잘 잡아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죠. 각각 사랑의 모양이나 깊이가 다른 두 인물과 마찬가지로 캐릭터의 내적 갈등이나 심경 등이 안 보이면 힘들어져요. 결국 모든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지를 찾아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죠” ‘붉은 정원’의 경우 배우들은 물론 크리에이티브 팀까지 모두 치열하게 호흡을 맞춰간다. 에녹은 초연작인 만큼 창작진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는 가운데 애정을 쏟고 있다고 강조한다. “강점이 있는 팀이에요. 때에 따라 호흡이 좋은 순간도 나쁜 순간도 있겠지만 모두가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죠. 작품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만큼 팀 자체가 치열함을 빼놓을 수 없어요. 작품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장애물에 가로막히더라도 해결되는 순간 큰 희열이 있죠”   뮤지컬 붉은 정원 배우 에녹(사진=벨라뮤즈 제공) ■ 배우라는 존재를 품은 성찰 “도전에 있어 배우라는 존재는 이기적이에요. 개인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부분에 큰 매력을 느끼죠. 극적 내용, 역할, 안무, 음악 등 어떤 부분이 됐든 간에 도전할 거리가 있으면 행복해요. 결국 계속해서 도전할 거리를 찾게 되죠” 에녹은 현재 대학로에서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에 출연하는 가운데 ‘붉은 정원’을 준비 중이다. 다양한 배역을 꼭 맞게 입는 그의 소화력이 수많은 작품을 구축해가며 없어선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작품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차이가 있어요. ‘용의자 X의 헌신’의 경우 모든 자료를 다 찾아봤죠. 반면 ‘붉은 정원’은 원작을 모티브로 해서 상상력이 더해진 작품이라 원작에 갇힐 것 같아서 참고하지 않았어요. 지금처럼 크리에이티브 팀과 계속 소통하면서 장면을 구축해나가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죠” 에녹은 연출이 그려놓은 큰 그림 안에서 다른 배역에게 몰아줄 때나, 스스로 끌고 나가야 하는 경우에도 이에 맞게 움직인다. 어떤 역할이든 작품 안에 조화롭게 녹아드는 것이 관건이다. “작품에서 밸런스가 제대로 지켜졌을 때 더 다양한 모습을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스스로도 균형감을 상당히 강조하는 편이죠. 연기나 노래, 안무 등 기본적인 것들에 대한 균형을 잡을 수 있어 보다 다양한 캐릭터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균형감이 강점이라 생각하죠” 그는 다양한 역할들을 해오면서 가치관은 명확해졌고,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작품이 올라가기 전에는 불안함보단 설렘이 주는 행복이 더 크다. 그에게 있어 무대는 가장 긍정적인 것들의 향연이자 시너지를 부추기는 장이다. “배우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첫 작품이 올라가기 직전의 설렘과, 작품을 다 끝냈을 때 관객 분들이 만족하는 모습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에요. 작품의 3요소에 관객이 포함되는 건 이유가 있죠. 관객 분들이 작품에 들어와 함께 호흡해줘야 살아나요. 배우들에게 끊임없이 영향을 주는 관객 분들이 있기에 작품이 완성되는 거죠. 이런 게 참 묘해요” 배우에게 있어 관객은 보물이다. 그는 관객과의 유기적인 호흡이 작품 발전에 기여한다는 걸 알기에 더더욱 고마움을 느낀다. 덕분에 스스로도 힘을 낼 수 있다. “관객 분들 앞에 설 때 한 작품을 전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배우이고 싶어요. 끌고 가는 힘이 있었으면 하죠. 배우로서 더 욕심이 나는 부분이에요. 특히 공연을 본 관객 분들로부터 ‘미쳤다’는 얘기도 듣고 싶죠. 그만큼 연기로 더욱 기억에 남고 계속해서 떠올리게 되는 배우를 꿈꿔요”   뮤지컬 붉은 정원 배우 에녹(사진=벨라뮤즈 제공) ■ 희열을 느끼게 하는 공연 “이름을 항상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아요. 20대 때 선교단체에 있었죠. ‘에녹’이란 이름도 신앙적인 고비와 더불어 심경의 큰 변화를 겪으면서 만들어진 이름이에요.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본명과도 같은 이름이죠. 나의 정체성을 일깨워줘요. 살다보면 가치관을 뒤흔들 만큼 크게 결정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잖아요. 이름이 주는 분명한 의미가 있으니 이름답게 살고자 노력하고 있죠” 에녹이란 이름이 그를 단단하게 만들었던 걸까. 2007년 ‘알타보이즈’로 공연계에 뛰어든 그는 아직까지 특별한 무대 슬럼프가 없다. 즐거운 기억만 있는 첫 작품의 영향력도 컸지만, 애초에 무대에만 서면 행복감을 느끼던 그다. “아직은 배가 고픈 상태에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죠. 슬럼프를 겪으려면 정점을 찍어봐야 하잖아요. 그래서 한번쯤은 슬럼프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죠. (웃음) 사실 매너리즘이란 측면에서도 별다를 게 없어요. 새 대본을 받을 때마다 설레고 떨리죠. 작품을 만들어가는 게 항상 기다려질 만큼 재밌어요. 공연 자체의 희열이 있죠. 감사함도 있어요. 연습할 때도 힘들기보단 짜릿함이 더 크죠” 그는 연습실을 좋아하는 배우다. 무대에선 큰 그림 안에서 어느 정도 규칙을 갖고 임하지만, 연습실에선 맘껏 연기를 가감하며 만들어나가는 기쁨이 있다. “물론 한참 후배이던 시절에는 힘들 때도 있었어요. 다만 이걸 바꿔준 게 박건형 선배였죠. 선배가 연습실을 무척 좋아했는데, 지나가듯 ‘연습실이 즐겁다’고 얘기했어요. 그런데 그 말 한 마디가 나를 ‘행복한 거였네’라고 마인드를 바꾸는 계기가 됐죠. 좋은 선배를 만나서 좋은 생각을 품게 된 것 같아요” 에녹은 무대에 서는 행복감이 크다. 배우로서 욕심나는 부분들에 있어서는 스스로 도전하며 기회를 만들어간다. 무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는 앨범 작업도 하며 다방면에서 끼를 펼친다. “올해 안에 음반이 나올 예정이에요. 곡이랑 가사는 나왔는데 아직 편곡에서 지연되고 있죠.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작업하고 있어요. 이런 경험이 무대에서도 큰 도움이 될 거라 믿죠. 다만 배우는 무대 위에 있을 때 배우잖아요. 다방면에서 내 얘기를 펼치면서도 꾸준하게 작품을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죠”

[마주보기] ‘붉은 정원’ 에녹 “균형감이 강점, 무대 위 희열 느껴”

김희윤 기자 승인 2018.06.12 09:07 | 최종 수정 2136.11.21 00:00 의견 0
뮤지컬 붉은 정원 배우 에녹(사진=벨라뮤즈 제공)
뮤지컬 붉은 정원 배우 에녹(사진=벨라뮤즈 제공)

[뷰어스=김희윤 기자] “첫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굉장한 작품이 태어날 수 있겠다 생각해요(웃음)”

뮤지컬배우 에녹은 작품을 하나의 유기체로 바라본다. 스스로가 살아있는 공연을 펼치고자 좋은 작품에 대해 더욱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간다. 그는 연습이 한창인 뮤지컬 ‘붉은 정원’을 대하는 자세부터가 남다르다. 음악적인 완성도나 가사, 연출적인 면 등 훌륭한 지점들을 스스로 찾아 나선다. 특히 작품이 좋아서 발현되는 자신감이 무대 위에서 흘러나온다.

■ 좋은 작품, 훌륭한 구성원들

에녹은 초연작인 ‘붉은 정원’에 참여한다. 뮤지컬 ‘붉은 정원’은 이반 투르게네프의 소설 ‘첫사랑’을 각색한 작품이다. 아름답고 치열한 첫사랑을 통해 성장하는 세 남녀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무대에 펼친다.

“대본을 보는 순간부터 마음에 들었어요. 너무 하고 싶었죠. 스토리나 극의 흐름, 가사 모두 매끄러우면서도 좋은 작품이었어요. 나중에 음악을 들었을 땐 더 끌렸죠. 그만큼 완성도가 높았어요. 모든 창작진들이 합심해 잘 만든 작품이라 무대 위에서 구현할 땐 더 잘하고 싶은 맘이 컸죠. 작품에 대해 애정이 생기면 참여도가 더 높아지는 것 같아요. 무대에서 잘 선보이기만 한다면 아마 관객 분들도 상당히 좋아할 거라 생각하죠”

에녹은 원작의 모티브를 가져온 작품에서 퇴역한 장교이자 작가인 빅토르를 통해 차가우면서도 뜨거운 면모를 선보일 예정이다.

“상상력과 작가의 워딩이 포함된 작품이라 캐릭터 구축 과정이 중요해요. 원작을 살리는 게 더 좋은 작품이 있는 반면, 작가의 상상력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찾는 게 더 좋은 작품이 있죠. ‘붉은 정원’은 후자에 속해요. 그래서 철저하게 대본 위주로 연습하면서 끊임없이 창작진들과 대화하며 방향을 찾아가는 중이죠. 중점적으로 극에서 보이는 모습이나 인물에 대한 키워드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에녹이 연기하는 빅토르는 작품에서 중심을 잡아가는 캐릭터다. 빅토르는 첫사랑에 전력투구하며 이를 펼쳐나간다. 잔잔하면서도 격정적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면 작품이 날아갈 수 있어요.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잘 잡아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죠. 각각 사랑의 모양이나 깊이가 다른 두 인물과 마찬가지로 캐릭터의 내적 갈등이나 심경 등이 안 보이면 힘들어져요. 결국 모든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지를 찾아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죠”

‘붉은 정원’의 경우 배우들은 물론 크리에이티브 팀까지 모두 치열하게 호흡을 맞춰간다. 에녹은 초연작인 만큼 창작진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는 가운데 애정을 쏟고 있다고 강조한다.

“강점이 있는 팀이에요. 때에 따라 호흡이 좋은 순간도 나쁜 순간도 있겠지만 모두가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죠. 작품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만큼 팀 자체가 치열함을 빼놓을 수 없어요. 작품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장애물에 가로막히더라도 해결되는 순간 큰 희열이 있죠”

 

뮤지컬 붉은 정원 배우 에녹(사진=벨라뮤즈 제공)
뮤지컬 붉은 정원 배우 에녹(사진=벨라뮤즈 제공)

■ 배우라는 존재를 품은 성찰

“도전에 있어 배우라는 존재는 이기적이에요. 개인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부분에 큰 매력을 느끼죠. 극적 내용, 역할, 안무, 음악 등 어떤 부분이 됐든 간에 도전할 거리가 있으면 행복해요. 결국 계속해서 도전할 거리를 찾게 되죠”

에녹은 현재 대학로에서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에 출연하는 가운데 ‘붉은 정원’을 준비 중이다. 다양한 배역을 꼭 맞게 입는 그의 소화력이 수많은 작품을 구축해가며 없어선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작품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차이가 있어요. ‘용의자 X의 헌신’의 경우 모든 자료를 다 찾아봤죠. 반면 ‘붉은 정원’은 원작을 모티브로 해서 상상력이 더해진 작품이라 원작에 갇힐 것 같아서 참고하지 않았어요. 지금처럼 크리에이티브 팀과 계속 소통하면서 장면을 구축해나가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죠”

에녹은 연출이 그려놓은 큰 그림 안에서 다른 배역에게 몰아줄 때나, 스스로 끌고 나가야 하는 경우에도 이에 맞게 움직인다. 어떤 역할이든 작품 안에 조화롭게 녹아드는 것이 관건이다.

“작품에서 밸런스가 제대로 지켜졌을 때 더 다양한 모습을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스스로도 균형감을 상당히 강조하는 편이죠. 연기나 노래, 안무 등 기본적인 것들에 대한 균형을 잡을 수 있어 보다 다양한 캐릭터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균형감이 강점이라 생각하죠”

그는 다양한 역할들을 해오면서 가치관은 명확해졌고,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작품이 올라가기 전에는 불안함보단 설렘이 주는 행복이 더 크다. 그에게 있어 무대는 가장 긍정적인 것들의 향연이자 시너지를 부추기는 장이다.

“배우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첫 작품이 올라가기 직전의 설렘과, 작품을 다 끝냈을 때 관객 분들이 만족하는 모습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에요. 작품의 3요소에 관객이 포함되는 건 이유가 있죠. 관객 분들이 작품에 들어와 함께 호흡해줘야 살아나요. 배우들에게 끊임없이 영향을 주는 관객 분들이 있기에 작품이 완성되는 거죠. 이런 게 참 묘해요”

배우에게 있어 관객은 보물이다. 그는 관객과의 유기적인 호흡이 작품 발전에 기여한다는 걸 알기에 더더욱 고마움을 느낀다. 덕분에 스스로도 힘을 낼 수 있다.

“관객 분들 앞에 설 때 한 작품을 전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배우이고 싶어요. 끌고 가는 힘이 있었으면 하죠. 배우로서 더 욕심이 나는 부분이에요. 특히 공연을 본 관객 분들로부터 ‘미쳤다’는 얘기도 듣고 싶죠. 그만큼 연기로 더욱 기억에 남고 계속해서 떠올리게 되는 배우를 꿈꿔요”

 

뮤지컬 붉은 정원 배우 에녹(사진=벨라뮤즈 제공)
뮤지컬 붉은 정원 배우 에녹(사진=벨라뮤즈 제공)

■ 희열을 느끼게 하는 공연

“이름을 항상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아요. 20대 때 선교단체에 있었죠. ‘에녹’이란 이름도 신앙적인 고비와 더불어 심경의 큰 변화를 겪으면서 만들어진 이름이에요.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본명과도 같은 이름이죠. 나의 정체성을 일깨워줘요. 살다보면 가치관을 뒤흔들 만큼 크게 결정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잖아요. 이름이 주는 분명한 의미가 있으니 이름답게 살고자 노력하고 있죠”

에녹이란 이름이 그를 단단하게 만들었던 걸까. 2007년 ‘알타보이즈’로 공연계에 뛰어든 그는 아직까지 특별한 무대 슬럼프가 없다. 즐거운 기억만 있는 첫 작품의 영향력도 컸지만, 애초에 무대에만 서면 행복감을 느끼던 그다.

“아직은 배가 고픈 상태에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죠. 슬럼프를 겪으려면 정점을 찍어봐야 하잖아요. 그래서 한번쯤은 슬럼프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죠. (웃음) 사실 매너리즘이란 측면에서도 별다를 게 없어요. 새 대본을 받을 때마다 설레고 떨리죠. 작품을 만들어가는 게 항상 기다려질 만큼 재밌어요. 공연 자체의 희열이 있죠. 감사함도 있어요. 연습할 때도 힘들기보단 짜릿함이 더 크죠”

그는 연습실을 좋아하는 배우다. 무대에선 큰 그림 안에서 어느 정도 규칙을 갖고 임하지만, 연습실에선 맘껏 연기를 가감하며 만들어나가는 기쁨이 있다.

“물론 한참 후배이던 시절에는 힘들 때도 있었어요. 다만 이걸 바꿔준 게 박건형 선배였죠. 선배가 연습실을 무척 좋아했는데, 지나가듯 ‘연습실이 즐겁다’고 얘기했어요. 그런데 그 말 한 마디가 나를 ‘행복한 거였네’라고 마인드를 바꾸는 계기가 됐죠. 좋은 선배를 만나서 좋은 생각을 품게 된 것 같아요”

에녹은 무대에 서는 행복감이 크다. 배우로서 욕심나는 부분들에 있어서는 스스로 도전하며 기회를 만들어간다. 무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는 앨범 작업도 하며 다방면에서 끼를 펼친다.

“올해 안에 음반이 나올 예정이에요. 곡이랑 가사는 나왔는데 아직 편곡에서 지연되고 있죠.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작업하고 있어요. 이런 경험이 무대에서도 큰 도움이 될 거라 믿죠. 다만 배우는 무대 위에 있을 때 배우잖아요. 다방면에서 내 얘기를 펼치면서도 꾸준하게 작품을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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