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국엔터테이먼트, 935엔터테인먼트,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뷰어스=손예지 기자]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연출 조수원, 극본 조성희, 이하 서른이지만)가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방송 16회만에 10%대 시청률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서른이지만’은 13년간 코마 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난 서른살 여자 우서리(신혜선)와 같은 기간 동안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온 서른살 남자 공우진(양세종)의 이야기를 그린다. 요즘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막장’ 요소 없이도 재미와 감동, 설렘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맹목적으로 주인공의 앞길을 훼방놓는 악역이 없어 이 드라마가 더욱 따뜻하게 느껴진다는 평가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붙잡는 배우들이 있다. 전작과 대비되는 캐릭터로 스스로의 틀을 벗어나며 ‘서른이지만’ 속 신 스틸러로 자리매김한 배우 셋을 꼽아봤다. (사진=SBS 방송화면)   #왕지원 왕지원은 극 중 유명 바이올리니스트 겸 음악감독 김태린 역을 맡았다. ‘금수저’로 태어나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탄탄대로를 거쳤다는 설정이다. 그에게 딱 하나의 걸림돌이 있었다면 고교 시절 자신보다 실력을 높이 평가받았던 서리다. 서리가 돌연 사라지며 태린은 다시 정상을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13년 후 서리가 나타났다. 이제 태린은 서리가 자신의 위치를 빼앗을까봐 두려워한다.  태린은 ‘서른이지만’에서 거의 유일하게 서리와 대립 구도에 놓인 인물이다. 그러나 마냥 악역처럼 묘사되진 않는다.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 이로 인한 열등의식에 시달리는 모습이 오히려 동정과 연민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태린이 입체적인 인물로 느껴지는 데는 왕지원의 공이 크다. 왕지원은 배우가 되기 전 17년간 발레에 몸담았다. 왕지원도 태린처럼 엘리트코스를 밟았다. 선화예술중학교에서 시작해 로열발레단-한국예술종합학교-국립발레단으로 이어지는 그의 경력은 분명 화려하다. 이에 대해 왕지원은 한 인터뷰를 통해 “겉으론 아름다울지 몰라도 연습하는 과정에선 참 힘들고 아픈 시간을 겪어야 한다”고 털어놨었다. 발레를 그만둔 이유도 부상 때문이었다. 화려해보이는 이면에 곪아있는 상처와 고충을 아는 왕지원이기에 그가 표현하는 태린에게서도 진정성이 느껴진다. 실제로 왕지원은 부상 때문에 슬럼프에 빠진 상태에서 연기를 만나 흥미를 느끼고 전향을 결심했다. 배우가 된 지는 올해 7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특유의 우아하고 세련된 이미지가 강조된 캐릭터를 맡아왔다. 왕지원 본인도 이 점이 아쉽다고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지난해 스크린 데뷔작 ‘원라인’을 통해 사기꾼을 연기하며 변신을 꾀했다. 조금씩 자신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왕지원이 ‘서른이지만’을 기점으로 얼마큼 더 다양한 얼굴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사진=SBS 방송화면)   #윤선우 이토록 로맨틱한 순정남이 있을까. ‘서른이지만’에서 윤선우가 연기하는 캐릭터 김형태 얘기다. 형태는 고등학교 때부터 서리를 좋아했다. 그러다 서리가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지자 그를 낫게 해주겠다는 일념으로 의시가 됐다. 서리 곁을 떠난 외삼촌 가족을 대신해 종종 병원을 찾는 등 깨어날 날을 손꼽아 기다린 이도 형태였다. 그러나 드라마에서 형태는 아직 기적적으로 눈을 뜬 서리를 만나지 못한 상태다. 서리가 형태의 존재를 모른 채 퇴원해 버렸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서리와 함께 지내는 유찬(안효섭)이 서리를 찾는 형태의 의도를 오해해 두 사람을 더욱 멀리 떨어뜨려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형태가 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다. 서리와 마주하는 장면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렇기에 혼자서 형태의 감정을 이해하고 소화하는 윤선우가 더욱 대단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윤선우는 서리를 떠올리거나 언급하는 것만으로 애틋한 표정을 지으며 시청자들을 극에 몰입하게 한다.  ‘서른이지만’를 통해 로맨티스트 이미지를 제대로 구축한 윤선우다. 이에 그를 다시 봤다는 시청자들이 많다. 윤선우는 지난해 SBS ‘다시 만난 세계’에서 아픈 가정사를 지닌 성영준으로 열연했다. 거짓말을 반복하다 늪에 빠져버린 인물로, 살인사건 범인으로 추측되는 등 미스터리한 캐릭터였다. 이보다 앞서 2016년 출연한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는 얄미운 9황자 왕원을 연기했다. 모두 ‘서른이지만’ 속 형태와는 정반대의 색깔을 가진 캐릭터들이다. 상반된 인물을 제옷처럼 소화하는 데는 오랜 경력이 밑바탕됐다. 윤선우는 데뷔 16년 차 베테랑이다. 고등학생 때 EBS 어린이 드라마 ‘환경전사 젠타포스’로 처음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연극 무대에서 실력을 다지다가 2010년 OCN 드라마 ‘신의 퀴즈’로 안방극장 문을 두드렸다. 영화로는 ‘7번방의 선물’(2013) 속 모의법정 검사 역으로 관객들에게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진=SBS 방송화면)   #정유진 정유진이 맡은 강희수는 우진이 일하는 무대디자인 회사 대표이자 대학 동기다. 우진에게 아픈 과거가 있음을 짐작만 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티내지 않으면서 우진이 세상에 정붙이고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물이다. 우진이 서리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음을 알게 된 뒤로는 두 사람의 로맨스에도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한다. 특히 지난 18회에서는 정유진의 진심 담긴 연기가 눈길을 끌었다. 당시 서리에게서 ‘멋진 어른’이라는 칭찬을 들은 희수는 “나도 하나도 모른다. 아는 척하며 사는 것”이라며 “마음은 스무살 때랑 똑같은데 세상이 생각하는 서른이라는 나이에 맞게 대충 어른 흉내내면서 사는 거다. 세상 어느 서른 살도 나 어른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특별한 감정 연기를 요하는 장면은 아니었지만 정유진이 담담하고 담백하게 건네는 대사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시청자들의 마음에 울림을 선사했다. 그간의 필모그래피를 고려했을 때 정유진에게 희수는 ‘반전’의 캐릭터다. 전작 JTBC ‘밥 잘 사주는 누나’에서 손예진의 다소 얄미운 회사 동료로 열연한 정유진이다. 그 전에도 정유진에게 주어진 캐릭터는 주로 새침하고 도도했다. 이와 관련해 정유진은 한 인터뷰에서 “비주얼이 부각돼서 그런 것 같다”고 했었다. 정유진은 드라마 데뷔작 SBS ‘풍문으로 들었소’에 출연하기 앞서 모델로 먼저 대중을 만났다. 이 때문에 구축된 도회적인 이미지가 그의 필모그래피에도 영향을 끼친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른이지만’은 정유진에게 또 하나의 벽을 넘게 해준 작품이라고 봐도 좋을 듯하다. 시원시원하고 당당한 성격의 희수야말로 정유진과 꼭 닮아 보인다.

[이 배우 누구?] ‘서른이지만’ 틀을 깬 #왕지원 #윤선우 #정유진?

손예지 기자 승인 2018.08.27 09:52 | 최종 수정 2137.04.22 00:00 의견 0
(사진=국엔터테이먼트, 935엔터테인먼트,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국엔터테이먼트, 935엔터테인먼트,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뷰어스=손예지 기자]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연출 조수원, 극본 조성희, 이하 서른이지만)가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방송 16회만에 10%대 시청률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서른이지만’은 13년간 코마 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난 서른살 여자 우서리(신혜선)와 같은 기간 동안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온 서른살 남자 공우진(양세종)의 이야기를 그린다. 요즘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막장’ 요소 없이도 재미와 감동, 설렘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맹목적으로 주인공의 앞길을 훼방놓는 악역이 없어 이 드라마가 더욱 따뜻하게 느껴진다는 평가다. 그 중에서도 시선을 붙잡는 배우들이 있다. 전작과 대비되는 캐릭터로 스스로의 틀을 벗어나며 ‘서른이지만’ 속 신 스틸러로 자리매김한 배우 셋을 꼽아봤다.

(사진=SBS 방송화면)
(사진=SBS 방송화면)

 

#왕지원
왕지원은 극 중 유명 바이올리니스트 겸 음악감독 김태린 역을 맡았다. ‘금수저’로 태어나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탄탄대로를 거쳤다는 설정이다. 그에게 딱 하나의 걸림돌이 있었다면 고교 시절 자신보다 실력을 높이 평가받았던 서리다. 서리가 돌연 사라지며 태린은 다시 정상을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13년 후 서리가 나타났다. 이제 태린은 서리가 자신의 위치를 빼앗을까봐 두려워한다. 

태린은 ‘서른이지만’에서 거의 유일하게 서리와 대립 구도에 놓인 인물이다. 그러나 마냥 악역처럼 묘사되진 않는다.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 이로 인한 열등의식에 시달리는 모습이 오히려 동정과 연민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태린이 입체적인 인물로 느껴지는 데는 왕지원의 공이 크다. 왕지원은 배우가 되기 전 17년간 발레에 몸담았다. 왕지원도 태린처럼 엘리트코스를 밟았다. 선화예술중학교에서 시작해 로열발레단-한국예술종합학교-국립발레단으로 이어지는 그의 경력은 분명 화려하다. 이에 대해 왕지원은 한 인터뷰를 통해 “겉으론 아름다울지 몰라도 연습하는 과정에선 참 힘들고 아픈 시간을 겪어야 한다”고 털어놨었다. 발레를 그만둔 이유도 부상 때문이었다. 화려해보이는 이면에 곪아있는 상처와 고충을 아는 왕지원이기에 그가 표현하는 태린에게서도 진정성이 느껴진다.

실제로 왕지원은 부상 때문에 슬럼프에 빠진 상태에서 연기를 만나 흥미를 느끼고 전향을 결심했다. 배우가 된 지는 올해 7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특유의 우아하고 세련된 이미지가 강조된 캐릭터를 맡아왔다. 왕지원 본인도 이 점이 아쉽다고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지난해 스크린 데뷔작 ‘원라인’을 통해 사기꾼을 연기하며 변신을 꾀했다. 조금씩 자신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왕지원이 ‘서른이지만’을 기점으로 얼마큼 더 다양한 얼굴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사진=SBS 방송화면)
(사진=SBS 방송화면)

 

#윤선우
이토록 로맨틱한 순정남이 있을까. ‘서른이지만’에서 윤선우가 연기하는 캐릭터 김형태 얘기다. 형태는 고등학교 때부터 서리를 좋아했다. 그러다 서리가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지자 그를 낫게 해주겠다는 일념으로 의시가 됐다. 서리 곁을 떠난 외삼촌 가족을 대신해 종종 병원을 찾는 등 깨어날 날을 손꼽아 기다린 이도 형태였다.

그러나 드라마에서 형태는 아직 기적적으로 눈을 뜬 서리를 만나지 못한 상태다. 서리가 형태의 존재를 모른 채 퇴원해 버렸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서리와 함께 지내는 유찬(안효섭)이 서리를 찾는 형태의 의도를 오해해 두 사람을 더욱 멀리 떨어뜨려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형태가 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다. 서리와 마주하는 장면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렇기에 혼자서 형태의 감정을 이해하고 소화하는 윤선우가 더욱 대단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윤선우는 서리를 떠올리거나 언급하는 것만으로 애틋한 표정을 지으며 시청자들을 극에 몰입하게 한다. 

‘서른이지만’를 통해 로맨티스트 이미지를 제대로 구축한 윤선우다. 이에 그를 다시 봤다는 시청자들이 많다. 윤선우는 지난해 SBS ‘다시 만난 세계’에서 아픈 가정사를 지닌 성영준으로 열연했다. 거짓말을 반복하다 늪에 빠져버린 인물로, 살인사건 범인으로 추측되는 등 미스터리한 캐릭터였다. 이보다 앞서 2016년 출연한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는 얄미운 9황자 왕원을 연기했다. 모두 ‘서른이지만’ 속 형태와는 정반대의 색깔을 가진 캐릭터들이다. 상반된 인물을 제옷처럼 소화하는 데는 오랜 경력이 밑바탕됐다. 윤선우는 데뷔 16년 차 베테랑이다. 고등학생 때 EBS 어린이 드라마 ‘환경전사 젠타포스’로 처음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연극 무대에서 실력을 다지다가 2010년 OCN 드라마 ‘신의 퀴즈’로 안방극장 문을 두드렸다. 영화로는 ‘7번방의 선물’(2013) 속 모의법정 검사 역으로 관객들에게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진=SBS 방송화면)
(사진=SBS 방송화면)

 

#정유진
정유진이 맡은 강희수는 우진이 일하는 무대디자인 회사 대표이자 대학 동기다. 우진에게 아픈 과거가 있음을 짐작만 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티내지 않으면서 우진이 세상에 정붙이고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물이다. 우진이 서리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음을 알게 된 뒤로는 두 사람의 로맨스에도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한다.

특히 지난 18회에서는 정유진의 진심 담긴 연기가 눈길을 끌었다. 당시 서리에게서 ‘멋진 어른’이라는 칭찬을 들은 희수는 “나도 하나도 모른다. 아는 척하며 사는 것”이라며 “마음은 스무살 때랑 똑같은데 세상이 생각하는 서른이라는 나이에 맞게 대충 어른 흉내내면서 사는 거다. 세상 어느 서른 살도 나 어른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특별한 감정 연기를 요하는 장면은 아니었지만 정유진이 담담하고 담백하게 건네는 대사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시청자들의 마음에 울림을 선사했다.

그간의 필모그래피를 고려했을 때 정유진에게 희수는 ‘반전’의 캐릭터다. 전작 JTBC ‘밥 잘 사주는 누나’에서 손예진의 다소 얄미운 회사 동료로 열연한 정유진이다. 그 전에도 정유진에게 주어진 캐릭터는 주로 새침하고 도도했다. 이와 관련해 정유진은 한 인터뷰에서 “비주얼이 부각돼서 그런 것 같다”고 했었다. 정유진은 드라마 데뷔작 SBS ‘풍문으로 들었소’에 출연하기 앞서 모델로 먼저 대중을 만났다. 이 때문에 구축된 도회적인 이미지가 그의 필모그래피에도 영향을 끼친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른이지만’은 정유진에게 또 하나의 벽을 넘게 해준 작품이라고 봐도 좋을 듯하다. 시원시원하고 당당한 성격의 희수야말로 정유진과 꼭 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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